"안 받아들이면 도태"…'칠순' 거장 이현세가 AI에 뛰어든 이유
[편집자주]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는 K-웹툰이 AI(인공지능)라는 새로운 전환점을 만났다. 일부 반복작업을 AI가 대체하는 것은 물론이고 기존 작가의 화풍을 AI에 학습시키는 실험도 진행 중이다. AI는 보조수단을 넘어 K-웹툰의 미래를 새로 그리는 창조의 도구가 될 수 있을까.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가 자세히 짚어본다.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칠순을 바라보는 만화계 거장이 AI(인공지능)의 바다에 직접 뛰어들어 화제다. '공포의 외인구단' '아마게돈' 등 수많은 히트 만화를 그린 이현세 작가(69)다.
이 작가는 웹툰 기업들과 손잡고 자신의 기존 작품을 AI에 학습시키고 있다. 그는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의 화실 겸 집무실에서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와 인터뷰를 갖고 지난해부터 야심차게 진행중인 '이현세 프로젝트'를 설명했다.
그는 AI의 비약적 발전에 대해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며 "AI 이전의 세계로 절대 못 돌아간다"고 말했다. AI를 웹툰 제작에 적용하겠다며 속속 등장하는 국내 스타트업에겐 두 팔을 벌려 "대환영"이라고 했다.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과 후배 작가들에게는 애정어린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웹툰 기업들과 AI프로젝트 실험
까치의 굵은 머리칼, 엄지의 미소, 안경너머 눈동자를 숨겨 생각을 알 수 없는 마동탁. 이 캐릭터들이 '영원한 생명'을 얻어 미래에도 활동한다면 어떤 모습일까. 누구보다 작가 자신이 궁금했던 모양이다.
이 작가는 재담미디어, 라이언로켓과 손잡고 '이현세 AI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작업은 투 트랙이다. 이현세의 과거·현재·미래의 화풍을 AI에 학습시키는 것, 또 AI를 통해 '고교 외인부대'(1984) '카론의 새벽'(1994)을 리메이크(리부트)하는 것이다.
이 작가가 AI와 손잡은 이유는 한마디로 '까치의 영생' 때문이다. 자신은 사라져도 AI에 그의 손끝에서 만들어낸 캐릭터들이 영원히 남고, 앞으로도 새로운 이야기를 써내려갈 수 있다는 사실에 매료된 것이다.
이 작가는 "리메이크 작업은 잘 되고 있다. 언제든 발표해도 괜찮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단 "학습은 아무래도 아직은 힘드니까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재담미디어에 따르면 우선 기존 작품을 이미지로 입력한다. AI가 이를 바탕으로 '까치'를 그리면 이 작가가 수정보완해서 다시 모델링한다. AI는 다시 이전 작품들과 현재 모델링한 부분을 학습, 더 나은 캐릭터 모습을 도출해 낸다. 이 작가는 이런 과정을 거쳐 자식과도 같은 캐릭터들을 웹툰 시대에 걸맞게 재창조하는데 열정을 쏟고 있었다.
그는 "AI가 이현세 작품을 계속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통쾌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현세의 생각과 화풍과 작품 세계관이 그대로 이어져서 (미래에도) 사람들하고 같이 소통한다는 것이 매력 있다"고 덧붙였다.
수많은 작품을 냈는데 왜 두 작품을 골랐을까. 그는 슬쩍 미소를 지으며 "짧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공포의 외인구단'은 단행본 서른권이 넘는다"며 "이런 프로젝트는 빨리 가시적 효과를 보여주는 게 중요하지 않느냐. 일단 중단편을 가지고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AI, 피할 수 없어…완성도는 시간문제"
AI의 전방위 확산은 웹툰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콘텐츠 제작에 기술이 급속히 침투하고 있다. 이를 두고 기존 작가들은 호기심, 거부감 등 복잡한 감정을 드러내며 갈등 양상도 있다.
이 작가는 AI의 비약적 발전을 판도라의 상자에 비유했다. 이 작가는 AI가 만화, 웹툰 등 온갖 분야에 활용되는 것을 "피할 수 없는 미래"라며 "선택의 문제가 아니고 쓰나미처럼 이미 와 있다"고 말했다.
지금의 갈등에 대해 "인터넷 만화가 등장했을 때 출판만화 작가들이 출판만화에 남을 것이냐 인터넷을 수용할 것이냐를 두고 갈등이 있었다. 지금과 똑같다"고 말했다.
이 작가에 따르면 현재 웹툰으로 유명한 후배작가 또한 당시엔 출판만화계 입장에 서 있었으나 이내 인터넷시대에 적응했고, 그의 작품은 드라마로 만들어지는 등 IP 경쟁력까지 확보했다. 이 작가는 이 일화를 들며 "작가들이 AI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한순간에 도태돼버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웹툰 작가들이 AI를 활용하기 시작했지만 결과물은 기대에 못 미친다는 의견도 적잖다. 완성도는 물론이고, 인간의 미세한 창의적 감각을 과연 따라갈 수 있느냐는 질문이다. 이 작가는 이에 대해서도 "시간문제"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혁명의 목적은 완성도에 있는 게 아니고 혁명 그 자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세계 가장 뛰어난 두뇌들이 거기에 다 매달리고 있지 않느냐"며 "지금 낙담하는 수준보다 (AI가) 훨씬 빨리 점프할 거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인간의 몫인 철학, 미학, 감각은 AI가 안 가져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대환영…플랫폼, 작가들 더 지원해야
이 작가는 웹툰 스타트업에 대해 "스타트업이 여기에 뛰어드는 건 너무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콘텐츠를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세상이 됐다"며 "문화예술인이 아닌 엔지니어 입장이라든지 전혀 다른 분야에서 보는 새로운 눈이 들어오면 우리나라 웹툰 콘텐츠에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돈만 보고 들어오는 게 아니라 인간의 행복을 위해서 콘텐츠를 만들겠다고 한다면 대환영"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웹툰이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속앓이도 있다. 플랫폼 기업에 대한 과도한 의존, 작가 혹사와 처우 개선 문제 등이다. 이 작가는 그 점에서도 거침없었다.
그는 "문화 '산업'이란 측면으로 보면 어쩔 수 없는 면이 있다. 글로벌 시장이 열리는 순간 산업으로서 그 폭주를 막을 수가 없다"며 "카카오와 네이버에 사람들이 매달리는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해서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플랫폼이 혹사를 방조할 수는 있어도 혹사를 조장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플랫폼이 작가주의 작가나 중고신인(데뷔 후 작품 하나만 발표한 경우)들 작품은 조회수나 이런 거하고 관계없이 지원을 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 이유로 "결국 캄캄한 밤에 길을 제공해 주는 건 작가주의 성향의 작가들이고 그들이 다른 작가들에게 엄청난 영감을 주기 때문"이라며 "전세계 시장을 앞으로도 계속 우리 웹툰이 장악하려면 더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45년 경력 거장 "삶은 찰나, 껄껄 웃으면서 살길"
이처럼 AI를 적극 받아들인 이 작가이지만 자신의 작품방식을 고수한다. 1978년 데뷔, 만 45년째 활동중인 그는 네이버웹툰에 연재하는 작품을 지금도 연필과 붓으로 스케치한다. 그 후에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다. 디지털펜과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다 해내는 젊은 작가들과는 사뭇 다르다. 이 작가는 "그리는 게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다"며 "연필을 들 힘만 있으면 그릴 것"이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이 작가에게 만화가이기 이전에 인생 선배로서 독자들에게 덕담을 부탁했다. 그는 "우리가 맞이해야 될 세상이 만만치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삶은 번갯불처럼 빨리 지나가는 찰나와 같다. 하루하루 즐겁게, '툭툭' 치고 '껄껄껄' 웃으면서 즐겁게 살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현세 작가와 일문일답.
-AI의 발전이 놀랍습니다.
▶인공지능은 어떻게 보면 판도라의 상자 같은 거죠. 인간은 오래전부터 진짜 이 인간의 몸 중에서 뇌를 가장 궁금해 했어요. 결국은 그 노력이 인공지능을 만들어내버린 거잖아요. 그러니까 판도라의 상자가 열려버렸다고 보는 거죠. 이제는 인공지능에 대한 선택권은 인간에게 이미 없는 거죠. 신의 영역으로 발을 들여놓은 것이고 그 세상의 결과에 대해서는 인간이 이제 책임져야하겠죠.
-거부하거나 되돌아갈 수 없다는 말씀 같네요.
▶절대 못 돌아가요. 나는 거기서 살아남는 전쟁, 내 방식으로 전쟁을 치르는 중이에요. 지금 시점에선 내 방식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봐요.
-젊은 작가들보다 더 적극적으로 AI를 받아들인 걸 보면 '이현세를 그릴 수 있는 건 이현세뿐'이라는 생각이 아닌 것 같은데요.
▶저는 비교적 그런 쪽으로는 자유로운 사람이죠. 리메이크를 한다든지 영화, 드라마 판권을 주면 저는 전혀 거기에 관여하지 않습니다.
넘어가는 순간 그것은 그 사람들 작업이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이에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영화 '아바타'의 모든 컴퓨터그래픽을 만든 게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바타를 카메론의 영화가 아니라고 말하지 않잖아요.
-AI를 활용한 웹툰 작가가 거센 비판을 받기도 했는데요.
▶낯서니까, 낯선 걸 지금 얘기하고 있을 뿐이지 그 혁명을 거부하는 건 아니라고 봐요. 이건 잠시 과정이에요. 인공지능이 그렸는지 사람이 그렸는지 10명이 그렸는지 금방 아무도 문제삼지 않을 겁니다. 독자는 재미만 즐길 것이고 그게 독자의 권리죠.
-AI 웹툰 스타트업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대박이라든지 혁명이라는 건 완성도에서만 오는 게 아니예요. 그런 면에서 보면 스타트업 기업들이 콘텐츠 제작의 기획이든, 완성된 결과물이든 뛰어드는 건 저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찬성합니다. 단지 돈만이 목적이 아니라면 말이죠.
-작가 혹사라든가, 플랫폼 의존 문제는 어떻게 보세요.
▶'산업'으로 보면 어쩔 수 없어요. 글로벌시장이 열리는 순간 이미 그 전쟁은, 폭주를 막을 수 없는 것이고요. 다만 플랫폼에게 그건 요구할 수 있죠. 작가주의라든지 또 중고 신인에게 수익의 일부를 투자를 해야 될 이유는 충분히 있죠. 중고신인이란 한 번 작품을 연재하고 두 번째 작품이 없는 경우를 말해요. 카카오에서만 그런 작가가 1년에 100명이 나와요. 플랫폼이 그런 작가들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줄 수 있는 시스템은 필요해요.
-만화 웹툰을 떠나서 자기 분야를 수십 년간 해온 선배로서 청년들에게 한 말씀 하신다면.
▶앞으로 세상이 어떻게 될지는 몰라요. 우리가 맞이해야 될 세상이 만만치는 않을 거예요. AI가 본격적으로 보편화되면 아마 우울한 세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미 판도라 상자를 열어버렸기 때문에 이제는 어떤 나라도 어떤 사람도 AI의 진격을 막을 수는 없잖아요. 어차피 그런 세상을 우리가 살아가야 되니까 껄껄껄 웃으면서 하루를 즐겁게 사는 거 외에는 방법이 없죠. 삶이라는 건 찰나니까, 번갯불처럼 빨리 지나가니까 껄껄껄 웃고 즐겁게 살지 않으면 정말 바보죠. '내일이 또 올 거야' 하고 툭툭 치고 가버리면 좋겠어요. 새해도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이 작가는 자타공인 우리나라 대표 만화가. 1970년대까지 어린이·청소년 대상 명랑만화 위주이던 국내 만화계는 1980년대 들어 만화방(대본소)이 퍼지며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성인들도 볼 수 있는, 극적인 전개를 갖춘 만화가 등장한 게 결정적 요인이다.
그 기폭제가 '공포의 외인구단' 등을 앞세운 이현세의 등장이다. 그런 이 작가가 화가에겐 치명적일 수 있는 '색약'이란 점은 꽤 알려진 사실이다. 분단시대 아픈 가족사를 지닌 점도 그의 가치관과 작품세계에 영향을 미쳤다.
◇불멸의 캐릭터 창조…표현의 자유 소송 등 부침 겪어
이현세 작가는 1954년 경북 울진에서 태어났다. 일찍 돌아가신 줄 알았던 아버지가 사실 큰아버지였단 사실을 어른이 돼서야 알았다. 아버지 삼형제 중 둘째는 일제강점기 때 만주에 갔는데 한국전쟁때 홀연히 나타났다. 북한 인민군 장교가 돼 있었다. 이 일로 큰아버지가 국군 헌병대에 끌려간 후 행방불명이 됐다고 이 작가는 설명했다.
어른들은 집안의 대를 이어야 한다며 어린 현세를 큰어머니의 양자로 입적시켰다. 늘 자신이 원하는 건 뭐든지 들어주던 작은아버지와 작은 숙모가 자신의 친부모란 사실은 큰 충격이었다. 1970년대만 해도 연좌제로 인해 이현세는 공무원이나 군인 등 사회진출이 어려웠다. 그림을 좋아한 그는 경주고에 다니며 미대 진학을 준비했다.
이번엔 '색약'이 발목을 잡는다. 자신이 색약이란 사실을 고3때 비로소 알게됐다. 색약은 완전한 색맹과 달라 그때까지 일상생활에서 느끼지 못했던 것이다. 낙담하고 좌절한 그는 매일 술에 취하는 등 방황했지만 "흑백으로 그리는 만화는 가능하지 않을까"하는 데 생각이 이르렀다. 이현세 인생의 대전환, 경제용어로 '피봇'(사업전환)을 한 것이다.
고교를 졸업한 그는 서울로 상경, 만화가들의 작업실을 찾아다니며 문하생 생활을 시작한다. 1978년 데뷔한 그는 '공포의 외인구단'(1982) '떠돌이 까치'(1987) 등 큰 성공을 거둔다. "1980년대 만화 르네상스의 주역"(박인하)이라는 평가다.
만화 평론가이자 '이현세 AI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박석환 재담미디어 이사는 "한국 만화 역사에 미키마우스, 슈퍼맨과 같은 '100년 캐릭터'를 꼽는다면 까치가 빠질 수 없다는 업계 의견이 있다"고 전했다.
◇색약, 미대진학 좌절…방황 후 만화로 '피봇'
이 작가는 회화 기본기에 기존 만화를 습작하며 자신의 스타일을 구축했다. 불우한 주인공이 역경을 딛고 도전한다는 세계관은 자신의 어린시절을 투영한 걸로 분석된다. 반면 남성중심 가치관, 민족주의가 지나치다는 비판을 받고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1990년대는 성공과 좌절이 교차했다. '블루엔젤', '남벌' 등 화제작을 냈지만 '천국의 신화' 논란과 법적분쟁으로 수년간 작품활동을 못했다. 그는 1998년 성인 독자를 타깃으로 '천국의 신화'를 내놓았지만 성적 묘사, 표현 수위를 두고 선정성 논란이 일었다. 이 작가는 벌금형을 받고 항소했다.
2003년 대법원에 가서야 해당 법 조항의 위헌판결에 따라 승소한다. 하지만 이 작가 스스로 "한창 일할 40대를 소송으로 보냈다"며 안타까워 했다. 또 SF만화 '아마게돈'은 성공했지만 애니메니션화에 나섰다가 실패했다. 제작에도 참여했던 그는 큰 돈을 날렸다. 애니메이션은 만화와 다르단 점도 뼈저리게 느꼈다.
그가 펜을 놓은 사이 시대는 이미 디지털만화, 웹툰으로 넘어왔다. 연재를 중단했던 '천국의 신화' 다음 부분을 웹툰으로 만들었는데 평가는 엇갈렸다. 무엇보다 스크롤해서 내려보는 웹툰의 연출 문법은 책을 펼쳐보는 출판 방식과 너무 달랐다. 이 작가는 "천국의 신화를 (웹툰으로) 연재할 때 출판 만화의 연출 방법을 그대로 썼다"고 털어놨다.
그는 마치 작품속 오혜성처럼 멈추지 않았다. 웹툰에 맞게 연출기법을 확 뜯어고쳤고, 디지털장비를 활용했으며, 결국 AI를 가장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단계까지 이른다. 역사만화도 그렸다. △한국사 △세계사 △그리스로마신화 △삼국지 등 이른바 역사 4부작이다.
◇'기안84'보다 먼저 대중적 스타 만화가...광고모델까지
이 작가는 '올빼미 워커홀릭' 스타일로 일한다. 몰입해서 밤새워 그림을 그리고 새벽에 잠들곤 했다. 지금은 그렇게까지 과로하지 않지만 세상에 대한 호기심은 여전하다. 신문, 잡지를 탐독하고 밤늦게까지 영화와 OTT도 즐겨본다.
이 작가는 "요즘 최고 관심은 영국 드라마 블랙미러"라며 "어딘가 어둡고, 찝찝한 디스토피아라고 할까. 그런데 그게 내가 보는 미래의 모습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현세 만화는 영화, 드라마로 변신했다. '원 소스 멀티 유즈' IP(지식재산) 산업을 개척한 셈이다. '공포의 외인구단'은 영화 '이장호의 외인구단'(1986)으로 만들어졌다. 당시 22세이던 배우 최재성이 오혜성을 연기했다. AI로 리부트 작업중인 '카론의 새벽'은 영화 '테러리스트'(1995)의 원작이다.
이 작가는 만화에 자신을 가두지 않았다. 맥주 광고모델 등 대중문화 스타로 활동했다. 제품 디자인 등 산업계와 다양한 컬래버레이션도 진행했다. 작품의 인기는 물론이고 만화가 자신이 스타가 된 첫 사례였던 셈이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김성휘 기자 sunny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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