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부적 재능, 대성할 것” KIA 좌완 150km 파이어볼러 극찬…ML 10승 투수의 진심, 양현종을 배워라[MD캔버라]
[마이데일리 = 캔버라(호주) 김진성 기자] “천부적 재능을 가졌다. 대성할 것 같다.”
좀 과장하면, KIA 타이거즈의 2024시즌 운명을 짊어진 선수가 외국인 1선발 윌 크로우(30)다. KIA가 2023시즌 직후 외국인 스카우트 파트를 심재학 단장 직속으로 편성한 뒤 처음으로 뽑은 에이스다. 어깨 이슈가 있지만, 크로스체크 결과 이상 없다고 판단했다. 구위형 에이스로 기대를 모은다.
실제 크로우는 호주 캔버라 나라분다볼파크에서 순조롭게 불펜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10일(이하 한국시각)에는 세 번째 불펜 투구를 통해 자신의 구종들을 점검했다. 정재훈 투수코치에겐 웃으며 “실전에선 5마일 정도 더 나온다”라고 했다.
그런 크로우는 최근 이의리(22)의 불펜 투구를 꽤 관심 있게 지켜봤다고 한다. 이의리에게 조언까지 아까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통산 94경기서 10승을 따낸 투수의 얘기에 이의리도 귀를 쫑긋 세웠다는 후문이다.
이의리는 좌완인데 150km를 뿌리는 구위형 투수다. KBO리그에선 유니크한 투수다. 단, 제구와 커맨드에 기복이 있는 편이다. 그렇게 심한 편은 아니었는데 2023시즌은 유독 컸다. 크로우는 이의리의 투구를 보더니 단숨에 남다르다는 걸 느꼈다. 그리고 단점도 곧바로 체크했다.
10일 불펜투구를 마치고 만난 크로우는 “이의리는 포크볼 같은 스플리터를 던진다. 스트라이크를 잡기보다 스윙을 이끌어내는 구종으로 보인다. 그런데 그 공이 스트라이크 존 밖으로 빠지더라. 스트라이크 존 안에서 떨어뜨려 보라고 했다”라고 했다.
유인구라고 해도 스트라이크 존에서 떨어뜨려야 말 그대로 타자를 유인할 확률이 높아진다. 스트라이크 존 밖으로 빠질수록 타자가 속지 않을 가능성이 커진다. 중요한 대목이다. 유리한 볼카운트를 확보하느냐 못 하느냐의 차이이기 때문이다. 이의리의 경우 볼카운트가 불리해지면 볼넷의 확률이 높아지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크로우는 이의리를 극찬했다. “천부적 재능을 가진 투수다. 대성할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음으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하려면 타자를 상대하는 방법을 더 배우길 바란다. 양현종은 패스트볼 다음에 변화구를 던지고 변화구 다음에 패스트볼을 던진다”라고 했다. 경기운영의 요령을 얘기한 듯하다. 실제 양현종은 KBO리그 최고의 경기운영능력을 자랑한다.
크로우와 이의리, 양현종은 올 시즌 KIA 선발진의 핵심이다. 제임스 네일까지 4인방이 올 시즌 KIA의 명운을 쥐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어느덧 4년차를 맞이한 이의리의 몫도 제법 크다. 이의리는 미국 시애틀 드라이브라인에서 훈련하며 체인지업 그립을 바꾸기로 했고, 불펜투구를 통해 연습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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