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크 헝가리대통령 사임…오르반총리 민족주의 정부에 타격(종합)

유세진 기자 2024. 2. 11.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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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성향의 헝가리 대통령 카탈린 노바크(46)가 10일(현지시간) 아동 성폭력 사건의 공범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한 남성을 사면한 것에 대한 국민들의 거센 항의로 결국 사임했다.

노바크 대통령의 사임은 2010년부터 집권해온 민족주의 피데스당에 정치적 혼란을 일으켰다.

안나 부즈나라는 여성은 "노바크 대통령이 사임해 기쁘지만, 이런 식으로는 일이 해결되지 않는다. 그녀는 주범도 아니고 꼭대기까지 철저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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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아동성폭력범 사면 뒤늦게 밝혀져 1주일 넘게 사퇴 요구 시달려
"최초 여성 및 최연소 대통령 "사면 결정, 실수…모든 희생자들에 사과"
[부다페스트=AP/뉴시스] 커털린 노바크 헝가리 대통령이 아동 성범죄자 은폐를 도운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남성을 사면해 대중의 분노를 불러일으킨 뒤 10일(현지시간) 전격 사임했다. 사진은 지난해 4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연설 중인 모습. 2024.02.11.

[부다페스트(헝가리)=AP/뉴시스] 유세진 신정원 기자 = 보수 성향의 헝가리 대통령 카탈린 노바크(46)가 10일(현지시간) 아동 성폭력 사건의 공범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한 남성을 사면한 것에 대한 국민들의 거센 항의로 결국 사임했다. 그녀의 사임은 오랫동안 집권해온 빅토르 오르반 총리의 민족주의 정부에 전례 없는 정치적 스캔들을 촉발시키며 타격을 가했다.

노바크 대통령은 TV 메시지를 통해 2022년부터 자신이 맡아온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그녀의 사임은 2023년 4월 국영 어린이집에 일련의 아동 성학대를 숨긴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엔드레 K 라고만 알려진 남성을 사면한 사실이 지난주 언론의 사면자 명단 공개로 밝혀진 후 분노한 국민들이 1주일 넘게 거센 항의 시위를 벌인 끝에 이뤄졌다.

그녀는 "많은 사람들에게 혼란과 불안을 야기한 사면을 내렸다. 실수였다"고 말했다.

노바크 대통령의 사임은 2010년부터 집권해온 민족주의 피데스당에 정치적 혼란을 일으켰다. 포퓰리스트인 오르반 총리가 이끄는 피데스는 민주주의 제도를 해체하고 선거제도와 언론을 유리하게 조작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오르반의 핵심 우방이자 피데스의 전 부대표였던 노바크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기 전 가족부장관 시절 전통적 가족 가치와 어린이 보호를 적극 옹호했었다.

노바크는 헝가리 역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자 최연소 대통령이었다.

그녀는 "작년 4월 엔드레 K에 대한 사면은 실수였다. 상처를 입은 사람들과 내가 그들의 편이 아니라고 느꼈을지도 모르는 희생자들에게 사과한다. 오늘 국가원수로서 마지막 연설은 한다. 나는 대통령직에서 물러난다"고 말했다.

또 사면 당시 법무장관으로 사면을 승인했던 피데스의 또다른 주요 인물 유디트 바르가도 정치적 책임을 다 하기 위해 모든 공직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10일 저녁 부다페스트 대통령 관저에는 약 200명이 모여 노바크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이들은 노바크 대통령의 사임이 발표되자 "기쁘지만 오르반의 통치 체제를 근본적으로 바꾸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안나 부즈나라는 여성은 "노바크 대통령이 사임해 기쁘지만, 이런 식으로는 일이 해결되지 않는다. 그녀는 주범도 아니고 꼭대기까지 철저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위자 에르제베트 사푼차이는 "노바크가 헝가리를 대표했다는 것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미워하고 격분했다. 사임은 이로부터 자신을 구하려는 시도일 뿐"이라고 말했다.

오르반 총리의 피데스당은 헝가리 정당 중 가장 높은 지지를 받고 있으며, 야당은 분열돼 오르반이 4기 연속 집권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유럽연합(EU) 내에서 러시아에 가장 우호적인 헝가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과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을 보류시켜 EU 내에서 비난을 받아왔다.

[부다페스트(헝가리)=AP/뉴시스]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대통령 집무실 산도르궁 앞에서 10일(현지시간) 카탈린 노바크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노바크 대통령은 이날 아동 성폭력 사건의 공범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한 남성을 사면한 것에 대한 국민들의 거센 항의로 결국 사임했다. 그녀의 사임은 오랫동안 집권해온 빅토르 오르반 총리의 민족주의 정부에 전례 없는 정치적 스캔들을 촉발시키며 타격을 가했다. 2024.02.11.

☞공감언론 뉴시스 dbtpwls@newsis.com, jwsh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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