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테마주' 꾸러미"…쏟아지는 이색 ETF에 투자주의보

성진우, 신민경 2024. 2. 11.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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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이색 테마 상장지수펀드(ETF)들이 줄줄이 출시되고 있다.

박승진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색 테마주 중에는 추상적인 상황이나 분위기를 따라가는 경우가 많아 대응하기 정말 어렵다"며 "테마 ETF는 수익률보다는 리스크를 더 주요하게 생각해서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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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 하나는 맞겠지"…이색 ETF들 줄줄이 등장
테마 ETF 출시, 고점 신호일 수 있어 신중해야
"고가에 ETF 매수하는 것은 권하지 않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이색 테마 상장지수펀드(ETF)들이 줄줄이 출시되고 있다. 비만 산업을 이끄는 양대 글로벌 기업에 투자하는가 하면 케이팝(K-POP) 산업에만 집중 투자하기도 한다. 다만 당장 유행인 테마들 위주로 상품화되고 있는 만큼 개인들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온다. 인기 테마가 ETF로 만들어질 시기에는 이미 기대치가 관련주 주가에 상당부분 반영된 상태여서, 단기 고점일 수 있기 때문이다.

8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은 조만간 노보 노르디스크, 일라이 릴리 등 두 종목을 중심으로 한 비만·당뇨 치료 상장 기업에 투자하는 ETF를 내놓을 예정이다. 바이오·헬스케어 관련 ETF들은 있었지만 영역을 세분화해 비만 분야 상품이 나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하이브,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4대 연예기획사에 투자 자금 대부분을 투자하는 ETF를 내놨다. 미디어·콘텐츠주와 한 묶음으로 엮인 상품들은 많았어도 기획사로만 포트폴리오 95%의 비중을 채운 것은 이 상품이 처음이었다.

또 KB자산운용은 버크셔해셔웨이 투자 기업을 묶은 이른바 '워런 버핏' ETF를 준비 중이다. 이 ETF는 분기별 공시되는 버크셔해서웨이 상위 보유 종목들의 비중을 기준으로 삼는다. 버크셔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들의 지분 변화를 추적하기 때문에 투자 구루의 현황을 쉽게 본뜰 수 있을 전망이다.

이 같은 테마형 ETF는 트렌드에 따라 유연한 매매 대응이 가능하지만 출시 이후 급등세가 크게 꺾이는 경우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 특정 테마가 ETF로 만들어지기까지는 최소 3개월, 최장 6개월간의 시간이 걸린다. 때문에 '뒷북 상장'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 예로 지난해 7월 상장한 'KODEX 2차전지핵심소재10 Fn'와 'TIGER 2차전지소재Fn'는 2차전지 소재주 약세로 인해 그달 말 고점을 찍은 뒤 현재까지 가파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현재 두 종목 모두 고점 대비 반값 수준에 머물러있다.

그런가 하면 테마 붐의 영향으로 거래량과 수익률이 최근 갑자기 개선된 사례도 있다. 최근 정부가 지난달 중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구상한 뒤 주가가 저평가된 국내 종목을 담은 'ACE 주주환원가치주액티브' ETF의 거래량이 확 커졌다. 발표 전까지만 하더라도 100주 미만으로 거래되던 이 ETF는 직전 거래일 1만6586주 거래됐다.

박승진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색 테마주 중에는 추상적인 상황이나 분위기를 따라가는 경우가 많아 대응하기 정말 어렵다"며 "테마 ETF는 수익률보다는 리스크를 더 주요하게 생각해서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투자자가 분위기나 당장의 모멘텀을 보고 테마 ETF에 편승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주식보다 더 위험할 수도 있다"며 "테마라는 것은 항상 변동성을 수반하는 만큼 점을 고가에 따라가는 건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민경 ·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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