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기준금리 인하? AI가 말했다 "1년은 물가 목표 밖"
美 2분기 인하 예상 '100%'…한은 "서두르지 않아"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올해 1월 물가 상승률이 6개월 만에 2%대를 찍었으나 한국은행의 상반기 기준금리 인하는 사실상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목표를 넘는 물가 상승세가 1년 이상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한은 내부에서 나온다.
11일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기준금리 결정 회의에서 한 금통위원은 "물가가 앞으로도 1년 이상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공급 측면의 상방리스크도 상존하고 있는 만큼 상당 기간 현재의 통화 긴축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물가 상승률은 2.8%로 전월(3.2%)보다 0.4%포인트(p) 하락하면서 반년 만에 2%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한은이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시범적으로 전망해 본 결과, 지금으로부터 1년 후인 내년 1월의 물가 상승률은 2%대 초반에 불과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과 겨우 0.5%p 안쪽의 차이가 난다.
이 같은 분석은 한은이 지난 6일 펴낸 '빅데이터와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활용한 실시간 인플레이션 전망' 보고서에 담겼다. 이 보고서를 보면 한은 디지털신기술팀이 빅데이터·기계학습을 기반으로 만들어낸 전망모델은 오는 4월 물가 상승률로 2.7%를, 내년 1월은 2.3%를 예상했다.
지금으로부터 3개월 뒤 물가 상승률은 거의 변함이 없고 1년 뒤에도 소폭 하락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은의 물가 안정 목표가 2%라는 점을 고려하면 1년 넘게 목표를 웃도는 물가 오름세가 이어진다는 분석에 힘을 싣는 셈이다.
실제로 최근 한은에서는 물가가 1년 이상 목표를 상회하는 과정에서 유가 상승, 농산물 가격 상승 등의 새로운 공급 충격을 겪지 않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경계감이 감지된다. 물가 안정을 향해 가는 소위 '라스트 마일(마지막 단계)'에서 깜짝 반등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태도로 평가된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지난 2일 물가 상황 점검 회의에서 "향후 물가 흐름은 당분간 둔화 흐름이 주춤해지면서 일시적으로 다소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향후 물가 흐름을 좀 더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해당 전망모델은 아직 공식 활용 단계까지 완성된 것은 아니다. 또 당월에 대한 물가 예측이 훨씬 정확하며, 3개월 후나 1년 후 시점에 대한 예측은 오차가 비교적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물가 하락·상승 등 미래 물가의 '방향성'에 대한 예측은 긴 시계에서도 정확성이 높았기에 금통위는 이 전망을 완전히 무시할 수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창훈 한은 디지털신기술팀 과장은 "3개월과 12개월 전망에서 전망 오차는 0.5~0.8%p로 당월 전망(0.2%p)에 비해서는 크게 나타났지만 물가가 상승할지 하락할지의 방향은 잘 맞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대외적으로도 한은은 한국이 미국보다 금리를 덜 올린 만큼 인하 또한 미국을 따라 서두를 필요성 없다는 입장이다.
미국과 유럽은 재작년 금리를 매우 가파른 속도로 올렸는데 한국은 그보다 한 해 앞서 (2021년) 한 차례 금리 인상을 해둔 덕분에 가급적 천천히 금리를 올릴 수 있었다. 이에 앞으로 금리를 내릴 때도 한국은 미국처럼 빠르긴 힘들며, 그럴 필요성도 적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일 포럼 연설에서 "미국·유럽은 금리를 빨리 올렸기 때문에 빨리 내리는 것이지, 우리는 천천히 금리를 올렸으니 천천히 내릴 것"이라며 "경기가 크게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금리를 내리면 돈이 부동산에 쏠릴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시장이 예상하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은 1분기가 전멸하고 2분기가 100%에 달했다. 한은 뉴욕사무소가 지난 6일 발간한 보고서에는 5일 기준 주요 투자은행(IB) 10곳 모두가 미국의 2분기 금리 인하를 전망했다는 사무소 자체 조사 결과가 담겼다.
기존에는 주요 IB 10곳 중 7곳만 2분기 인하를 전망했다. 나머지 2곳은 1분기, 1곳은 3분기 인하를 내다봤다. 보고서는 "(미국은) 물가 상승률이 재급등 또는 2% 목표 수준 이상에서 고착화될 위험이 있기에 여러 선택지를 열어두고 서두르지 않으려 한다"고 평가했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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