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아들 죽자 “손자 잘 부탁한다” 했던 ‘日 정계 대모’의 사망…세습·파벌 정치 종말 예고편?

김선영 기자 2024. 2. 11.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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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집권 자민당 불법 정치자금 스캔들로 집권 자민당 최대 파벌이었던 아베파가 해체하자 일본 정치 명문가 아베·기시 가문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 4일 '일본 정치계의 대모'라고 불리던 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의 모친 아베 요코(安倍洋子) 여사마저 별세하자 아베·기시 가문의 영향력이 약화하며 파벌 정치에 이어 세습 정치 관행도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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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가운데) 전 일본 총리가 지난 2022년 6월 14일 어머니 기시 요코(왼쪽) 여사의 94번째 생일을 맞이해 부인 아키에 여사(왼쪽서 세번째), 큰형 아베 히로노부(오른쪽서 세번째), 막내동생 기시 노부오(오른쪽) 방위상 등 가족과 모여 기념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아베 신조 페이스북 캡쳐

일본 집권 자민당 불법 정치자금 스캔들로 집권 자민당 최대 파벌이었던 아베파가 해체하자 일본 정치 명문가 아베·기시 가문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 4일 ‘일본 정치계의 대모’라고 불리던 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의 모친 아베 요코(安倍洋子) 여사마저 별세하자 아베·기시 가문의 영향력이 약화하며 파벌 정치에 이어 세습 정치 관행도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아베·기시 가문은 일본 보수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야마구치(山口)현을 중심으로 세습정치를 하며 세를 불려왔다. 아베·기시 가문은 아베 전 총리를 비롯, 아베 전 총리의 아버지인 아베 신타로(安倍晋太郞) 방위상, 아베 전 총리의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전 총리, 사토 에이사쿠(さとうえいさく) 전 총리 등을 배출했다. 20세기 일본 세습 정치를 이끈 핵심 가문이기도 하다. 그 중심에는 ‘일본 정치계의 대모’라고 불리던 요코 여사가 있었다. 1928년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전 총리의 장녀로 태어난 그는 1951년 당시 마이니치(每日) 신문 정치부 기자였던 아베 신타로(安倍晋太郞) 전 외무상과 결혼했다.

1993년 중의원에 처음 당선된 아베 신조가 모친 요코(오른쪽) 여사의 배웅을 받으며 고향 야마구치현 자택 앞에서 출근하고 있다. 신쵸데일리 캡처

요코 여사는 친정인 기시 가문의 대를 잇기 위해 삼남인 기시 노부오(岸信夫) 전 방위상을 낳자마자 친오빠 집안에 입양 보내는 등 ‘세습 정치’에 대한 강한 집념을 보여왔다. 그 때문에 불임으로 후계자를 낳지 못했던 며느리 아키에(昭惠) 여사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총리의 딸이자 총리의 어머니였던 요코 여사는 자유 분방한 며느리 아키에 여사 대신 실질적인 영부인 역할을 하며 아베파 부인회 리더를 하는 등 세습·파벌 정치를 공고화하는 데에 힘을 보태왔다. 그는 남편 신타로가 췌장암으로 일찍 세상을 떠나자 아들을 총리로 만들기 위해 아베 전 총리에게 직접 연설 기술, 정치 화술 등을 가르쳤다. 지난 2022년 7월 아베 전 총리가 총격 사건으로 사망하자, 요코 여사는 주위 정치인들에게 손자인 기시 노부치요(岸信千世)를 잘 부탁한다고 말하고 다니며 4대 세습을 준비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기시 노부치요. X(구 트위터) 캡처

하지만 최근 아베파가 정치자금 스캔들로 당내에서 영향력을 잃었고, 요코 여사가 차기 총리로 밀던 노부치요 역시 세습 논란에 시달리며 대중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요코 여사의 사망과 함께 일본 정치계가 화려했던 세습·파벌의 시대를 마무리 할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이 우세하다.

김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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