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감, 압박감 있지만, 즐거움도 있어요"…'구단 최초 비FA 다년 계약' 고영표의 솔직 고백
[마이데일리 = 김건호 기자] "책임감, 부담감, 압박감 느낀다. 하지만 반대로 즐거움도 있고 행복함도 있다."
KT 위즈 구단 최초 비FA 다년 계약을 체결한 고영표가 부산 기장의 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KT는 지난달 25일 "투수 고영표와 5년 총액 107억 원(보장액 95억 원, 옵션 12억 원)에 비FA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KT 구단 최초 비FA 다년 계약이자 첫 100억 이상 규모의 계약 체결이었다.
화순고-동국대를 졸업한 고영표는 2014 KBO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10순위로 KT에 지명받았다. 그가 빛나기 시작한 시기는 2021시즌이다.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문제를 해결한 그는 2021시즌 26경기 11승 6패 166⅔이닝 41사사구 130탈삼진 평균자책점 2.92를 기록했다. 데뷔 첫 두 자릿수 승리였다.
이후 2022시즌 2022시즌에도 28경기 13승 8패 182⅓이닝 39사사구 156탈삼진 평균자책점 3.26, 2023시즌에 28경기(27선발) 12승 7패 174⅔이닝 28사사구 114탈삼진 평균자책점 2.78이라는 성적을 남겼다.
고영표는 2024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갈 수 있었지만, KT와 손을 잡으며 동행을 이어갔다. 기장에서 2024시즌을 준비하는 고영표는 "남다르지 않을 줄 알았는데, 겪어보니까 책임감도 있고, 부담감, 압박감을 느낀다. 반대로 즐거움도 있고 행복함도 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FA 시장에 나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고영표는 KT와 손을 잡으며 사실상 '종신 KT'를 선언했다. 그는 "타 구단이 나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 궁금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원소속팀에서 이렇게 대우를 해줬고 어떻게 보면 아무한테 해주는 것도 아니다"며 "KT에서 생각해 준 계약 조건도 좋았기 때문에 FA 시장에 나가는 것보다는 팀에서 오래오래 뛰면서 좋은 후배들과 야구할 수 있으니까 마무리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번 시즌 KT는 윌리엄 쿠에바스, 웨스 벤자민, 고영표, 엄상백이라는 막강한 선발진을 구축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5선발 역할을 했던 배제성이 입대했다. 재활 중인 소형준이 돌아오기 전까지 5선발 자리를 해결해야 한다.
4명의 선발 중 한 명이 무너지면, 선발 로테이션에 큰 구멍이 생기는 느낌이 들 수 있다. 고영표는 "둑이 무너지면 물이 물밀듯이 들어오는 것이다. 저나 (엄)상백이나 비시즌에 몸도 열심히 만들었고 자신감도 있다. 하지만 갑자기 어디서 큰 통증을 느낄 수도 있고 부상 당할 수도 있다. 시즌 준비 잘해서 부상 없게끔 관리를 잘해야 될 것 같다"고 전했다.
고영표는 2021시즌부터 2023시즌까지 3년 연속 21퀄리티스타트(QS,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하며 KBO리그 최초 3년 연속 20QS를 기록한 선수가 됐다. 이번 시즌 목표에 대해 "QS는 늘 하던 것이기에 목표다. 목표 수치는 크게 정해놓지 않았는데, 평균자책점을 계속 유지하고 싶고 이닝도 계속 160~170이닝 던지고 싶다"며 "승리는 제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이지만 좀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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