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60] '친명' 이어 '찐명' 경쟁…8년 전 '진박 감별' 사태 비화할까

문창석 기자 2024. 2. 11. 07:0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친문 지역에 친명 공천 거론…친명 지역구엔 '찐명' 난립
공천 경쟁 과열에 내홍 격화…"공정한 경쟁 터 마련해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2024.2.7/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공천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의 계파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친명계 후보들이 너도나도 '이재명 측근'임을 자처하면서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 벌어졌던 '진박 감별' 사태가 연상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민주당 내에선 당내 비주류 인사들이 출마 예정 또는 현역인 지역구에 친명계 인사들의 전략공천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친문(친문재인)계인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출사표를 던진 서울 중·성동갑에는 친명계 조상호 민주당 법률위원회 부위원장의 전략공천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 6일 임혁백 공관위원장의 "윤석열 검찰 정권 탄생에 원인을 제공한 분들은 책임있는 결정을 해달라"며 사실상 임 전 실장을 겨냥한 발언 이후 친명 대 친문의 대결 구도가 격화되는 분위기다.

문재인 정부 당시 여당 원내대표였던 홍영표 의원(인천 부평을)에겐 친명인 이동주 의원(비례)이,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지낸 윤영찬 의원(성남 중원)에는 친명인 이수진 의원(비례)이 도전장을 냈다. 문 전 대통령의 측근이자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낸 전해철 의원(안산 상록갑)에는 '수박 깨기' 발언의 양문석 전 통영·고성 지역위원장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도종환 의원(충북 청주흥덕)에겐 이 대표 측근인 이연희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맞서고 있다.

이 밖에도 강병원-김우영(서울 은평을), 양기대-양이원영(경기 광명을), 설훈-김기표(경기 부천을), 신동근-모경종(인천 서을), 서삼석-천경배(전남 영암‧무안‧신안) 등도 모두 현역 비명계 지역구에 친명계 비례 의원 및 원외 인사들이 도전한 사례다. 문재인 정부에서 국무조정실장과 국토교통부 장관을 지낸 노형욱 예비후보는 재심 신청 끝에 이미 컷오프(공천 배제)됐다.

친명계 의원 지역구에 이재명 당대표의 측근인 '찐명'이 도전하는 사례도 있다. 친명계인 이용빈 의원의 지역구인 광주 광산갑에는 지난해 이 대표의 영장실질심사에서 변호를 맡은 박균택 변호사가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역시 친명계인 최기상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금천에는 정진상 전 민주당 정무조정실장의 변호를 맡은 조상호 민주당 법률위원회 부위원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비어있는 지역구에도 '찐명' 원외 인사들이 줄줄이 몰리고 있다. 탈당한 이원욱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화성을에는 예비후보 8명 중 절반이 당대표 특보 등 친명계 경력을 내세워 출마했다. 조응천 의원의 경기 남양주갑에는 이재명 대선캠프 법률특보인 임윤택 변호사가 최민희 전 의원과 맞붙는다.

친명계 인사들의 공습에 친문 등 비명계는 불공정한 공천을 주장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고민정 의원은 최근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친문계의 대표적 인물 중 하나가 저인데 저도 총선에 나오지 말라는 이야기냐"라며 "시너지를 내야 하는데 배제의 정치를 하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공천 경쟁 과열은 지난 2016년 일어났던 '친박-비박' 충돌을 떠오르게 한다는 지적이 많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진실한 사람만이 선택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하자 예비후보마다 "제가 진실한 사람"이라고 자처했다. 당시 '진박 감별사'까지 등장하는 등 분열한 새누리당은 20대 총선에서 1당 지위를 빼앗겼다.

민주당이 이달 말부터 공천 일정을 앞둔 가운데 향후 친문 등 비명계 의원들이 공천에서 대거 탈락할 경우 내홍은 극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한 민주당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선의의 경쟁 대신 비방과 인신공격만 있는 상황"이라며 "당이 공정한 경쟁의 터를 마련하지 않는다면 8년 전 새누리당의 패배를 반복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themoo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