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 40년 무명·암 투병 고백→정동원과 '보릿고개' 듀엣…꽉 찬 단독쇼 [RE:TV]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가수 진성이 '진성빅쇼'를 통해 다채로운 무대를 꾸미는 것은 물론, 본인의 속 깊은 이야기도 전했다.
10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설 특집 '진성빅쇼 BOK, 대한민국'(이하 '진성빅쇼')에서는 40년의 긴 무명과 혈액암을 극복하고 정상에 우뚝 선 진성이 다채로운 무대와 자신의 서사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괜찮아, 다 잘 될 거야'라는 긍정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와 함께 시청자들의 새해 복(bok)도 기원했다.
이날 진성은 무용수들의 화려한 퍼포먼스와 함께 무대에 등장했다. '님의 등불'을 부르며 힘차게 오프닝을 연 그는 관객들 앞에 섰다. 진성은 "지난 40년 간 긴 무명의 터널 속에서 어떻게든 기회 한 번 잡아보려고 KBS를 뻔질나게 드나들었다"라며 "그땐 이렇게 큰 무대는 감히 넘보지도 못했는데… 진성이 많이 컸죠? 박수 한 번 허벌나게 쳐달라"라고 했다. 관객들은 KBS에서 처음 단독쇼를 진행하게 된 진성에게 박수로 축하를 건넸다.
진성은 "KBS는 나한테 진짜 첫사랑 같은 곳이다, 참 애달프고 또 두근거린다"라고 애정을 표했다. 이어 '첫사랑'을 부르며 분위기를 무르익게 했다. 이때 MC 장윤정이 무대에 등장했고, 진성이 반갑게 맞았다. 노래를 마친 뒤 진성은 장윤정에게 "나를 빛나게 해 주기 위해 와 줘서 너무 고맙다"라 했고, 장윤정은 "진성 선배님이 농담으로 나에게 어머니라고 부른다, 재밌으시니 예능에 몇 번 추천을 드렸는데 이후 '어머니'라고 부르신다"라며 "징그럽다"라고 장난스럽게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에 진성은 "윤정씨한테 엄마라고 한다, 난 귀여운 막내아들"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장윤정은 "든든하게 옆에서 힘이 돼 드리겠다"라며 MC로서 믿음직한 모습을 보였다.
이후 진성은 '동전인생', '그깟팔자' 등 히트곡 메들리를 들려줬다. 이어 '보릿고개' 무대를 할 때 깜짝 게스트 정동원이 등장했다. 정동원은 "내가 '전국노래자랑'에도 나가기 전에, 나를 아무도 모를 때 행사장에 할아버지와 같이 갔었다, 그곳에 항상 진성 선배님이 계셨다'라며 진성과 무명의 한 시절을 함께 하고, 이를 할아버지가 지켜봤던 남다른 인연을 밝혔다. 이어 "진성 선배님의 프로그램에 내가 같이 나와 노래부른 걸 알면 할아버지도 뿌듯해하실 것 같다"라고 해 보는 이들을 뭉클하게 했다. 또한 정동원은 자신의 흑역사로 '전국노래자랑' 출연 영상을 꼽으며 "그때 헤어스타일이 시골에서 3만원을 주고 한 파마머리였다"라며 "그땐 만족했는데 영상으로 남으니까…"라고 했다. 이어 해당 영상이 공개되자 정동원은 당황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정동원은 자신의 곡 '여백'을 들려줬다.
히트곡 '태클을 걸지 마'로 새로운 막을 연 진성은 '소금꽃'과 '못난놈' 등 페이소스 짙은 노래들로 듣는 이들의 감성을 자극했다. 이어 김호중이 '고향의 봄'과 '백화'를 부르며 등장했다. 진성은 "김호중은 나처럼 면이 넓어서 좋다"라며 "호중이는 미남이면서 넓고, 나는 거시기하면서 넓다"라고 '셀프 디스'를 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호중이는 사나이 중 사나이"라며 "엊그제 만날 때도 굴비를 챙겨 왔더라"라고 고마워했다. 이에 김호중은 "선배님과 연락을 자주 하는데, 만나면 항상 용돈을 주신다"라며 감사함을 표현했다. 두 사람은 진성의 곡 '내가 바보야'를 부르며 훈훈한 '선후배 케미'를 완성했다.
진성은 배우 김성환, 백일섭과 두터운 우정도 자랑했다. 백일섭은 "시청률 25%가 나왔으면 한다"라며 '진성빅쇼'의 성공을 기원했다. 김성환은 "우리 동생이 2시간짜리 단독쇼라니"라며 감탄했고, 진성은 "사실 내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벅찬다"라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김성환은 진성이 모진 세월을 묵묵히 견뎌왔다며 "예전에는 밤무대 오르는 것도 쉽지 않아서 기약 없이 기다리다가 안 오는 가수가 있으면 땜빵을 하곤 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고, 진성은 "한 달에 27~28만원 벌었던 시절"이라고 했다. 또 김성환은 "이 친구가 암에 걸려서 수술을 해야 하는데 심장에 이상이 있어 마취 자체가 안 되는 심각한 상황이었다"라며 "밖으로 바르는 마취 크림을 견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사람은 늦게 꽃 피운 진성을 응원했다.
'안동역에서'로 또 한 번 관객들의 무대 몰입도를 높인 진성은 가수 김유하를 맞이했다. 김유하는 김현식의 '사랑 사랑 사랑' 당차게 부르며 관객들에게 박수를 받았다. 분위기를 이어받은 진성은 조용필의 '단발머리'를 자신만의 느낌으로 편곡해 불러 현장을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이번 방송에서는 진성과 아내 용미숙씨의 이야기도 공개됐다. 부부의 집을 방문한 한영은 진성과 용미숙씨에게 '두 분은 첫 눈에 반하셨냐'라 물었다. 진성은 "첫눈에 그런 것보다는 실물 경제, 경제적 기반이 잘 돼 있었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모두를 웃게 했다. 용미숙씨는 "20년 전에 음반 가게에서 노래를 듣고 있는데 칼날 같은 목소리가 꽂혀서 어떤 곡이냐고 물으니 '태클을 걸지 마'였다"라며 "이후 친구네 추어탕 가게에 놀러 갔는데 진성이 단골이라더라, 그 친구가 소개해줘서 49세에 만났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두 사람은 "결혼까지는 생각을 못했다"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인연이 돼 결혼 후 16년째 함께 하고 있다고. 이후 진성은 "결혼 2년 만에 암을 선고받았는데, 심장판막증까지 같이 와서 (아내에게) 미안했다"라며 "그때 절대적으로 힘이 된 게 아내의 헌신적인 사랑이었다, 내 인생에 큰 좌표를 만들어줬다"라고 아름다운 러브스토리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찬원이 진성의 곡 '가지마'를 부르며 힘차게 등장했다. 이어진 토크에서 이찬원은 "동원이가 나왔을 땐 동원이에게, 호중이형이 나왔을 땐 호중이형에게 '넌 내가 제일 아끼는 후배'라고 하시지 않았냐, 내게도 그러셨다, 누굴 제일 아끼냐"라 물었고, 진성은 정동원과 김호중이 퇴근한 걸 확인한 뒤 "이찬원을 조금 더 아낀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에 이찬원 역시 "다음 추석 때 또 단독쇼를 하시면 호중이형이 준비한 선물의 두 배를 준비하겠다"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두 사람은 '둥지', '진또배기', '기도합니다' 등 곡으로 트로트 메들리 무대를 꾸미며 단독쇼의 대미를 장식했다. 덕분에 꽉 찬 단독쇼가 완성됐다.
breeze5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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