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40인데 캡틴에 주전, 은퇴에 관한 그의 솔직 고백 "이게 맞나 고민도 했다" [스캠 스토리]

김용 2024. 2. 11.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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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연장, 이게 맞는 건가 고민도 했다."

박경수는 이어 "내가 복이 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감사하게 현역 연장을 제안해주셨다. 무작정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았다. 이게 맞는 건가 고민이 되더라. 내가 더 뛴다고 했을 때, 거절을 했을 때의 상황을 여러가지로 생각해봤다. 그 결과 KT라는 팀과 감독님께 감사한 마음이 먼저였다. 중요한 주장 역할까지 맡겨주셨다. 그래서 더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선택의 과정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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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현역 연장, 이게 맞는 건가 고민도 했다."

KBO리그 막내팀 KT 위즈가 강팀으로 거듭나며, 여러 포지션에 많은 얼굴들이 거쳐가기를 반복했다. 야구에서 영원한 주전은 없는 법. 나이, 실력, 포지션 이동, 부상 등 많은 이유로 늘 새로운 선수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KT 2루 자리 주인은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 박경수. 2015년 KT가 1군에 처음 진입할 때 야심차게 FA로 뽑은 선수였다. 장타력을 갖춘 2루수로 기대를 모았지만, LG 트윈스에서는 잠재력을 폭발시키지 못했는데 KT는 그의 가능성에 베팅을 했다. 4년 18억2000만원의 투자, 대성공이었다. 프로 데뷔 후 한 시즌 8홈런이 최다였던 박경수는 2015년 이적 첫 시즌 22홈런을 때려냈다. 2016 시즌 20홈런으로 2년 연속 20홈런을 달성했고, 2018 시즌에는 커리어 최다 28홈런을 기록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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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세월의 흐름을 막을 수는 없었는지, 장타력은 떨어졌지만 계속해서 풀타임 시즌을 치렀다. 베테랑으로서의 리더십도 중요했지만, 그것보다 더 현실적인 이유가 있었다. 수비를 중시하는 이강철 감독은 2019 시즌 부임 후 박경수의 타격 사이클이 떨어지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그를 중용했다. 박경수를 뛰어넘을 후배가 튀어나와 주는 게 베스트 시나리오였지만, 이 감독의 눈에 박경수만큼 안정감 있는 수비를 하는 선수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박경수는 환상적인 수비로 2021 시즌 팀과 이 감독에게 통합 우승을 안겼다. 한국시리즈 MVP라는 영예까지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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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박경수에게 큰 고비가 찾아왔다. 2022, 2023 시즌 커리어 최악의 기록을 남기고 말았다. 올해 40줄에 접어들었다. 누가 봐도 은퇴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 된 것이다. 하지만 결론은 현역 연장. 이 감독과 KT가 박경수를 붙잡았다. 그리고 주장까지 다시 시켰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치르며 바뀔 수 있겠지만, 현 상황 주전 2루수는 박경수다. 타격 능력이 좋은 유망주들은 많지만, 여전히 수비 안정감에서는 박경수가 가장 앞서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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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수가 좋다고, 신나게 구단의 제안을 받아들인 건 아니다. 부산 기장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박경수는 "사실 짐이 되고 싶지 않았다. 감독님, 코치님들, 후배들, 구단에 짐이 되는 건 싫었다. 현실을 인정해야 했다. 명분이 있어야 선수로 더 뛸 수 있는 것이다. 그런 명분을 만들지 못한 것 같아 (은퇴를) 준비하고 있었다"고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재계약까지 자신도 많은 고민을 했고, 최근 부진에 대해 프로 선수로서 당연히 신경쓰고 있었다는 사실을 밝혔다.

박경수는 이어 "내가 복이 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감사하게 현역 연장을 제안해주셨다. 무작정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았다. 이게 맞는 건가 고민이 되더라. 내가 더 뛴다고 했을 때, 거절을 했을 때의 상황을 여러가지로 생각해봤다. 그 결과 KT라는 팀과 감독님께 감사한 마음이 먼저였다. 중요한 주장 역할까지 맡겨주셨다. 그래서 더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선택의 과정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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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수는 은퇴에 대해 "프로 선수가 능력이 안되면 유니폼을 벗는 게 당연한 거다. 상황에 맞게 결정을 할 것"이라고 담담히 말했다.

박경수는 자신의 자리 지키기에 급급하지 않다. KT 미래를 먼저 생각한다. 그는 2루 경쟁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천성호가 상무에서 잘하고 왔다고 얘기를 들었다. 오윤석도 있고, 심우준도 돌아온다. 우리 내야가 더 좋아질 수 있는 상황이다. 미래가 밝다. 지금 주전 내야수들의 나이가 많다. 장기적 관점에서 미래를 준비하는 게 맞다. 젊은 선수들이 올라와주는 게 베스트"라고 단호히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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