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퍼, 의욕이 떨어져 보였다” 창단 3년 만에 21연패 흑역사라니…어느덧 패배가 익숙해진 처참한 현실, 진짜 25연패까지 가나
창단 3년 만에 21연패 흑역사, 페퍼저축은행은 언제 연패를 끊을 수 있을까.
조 트린지 감독이 이끄는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10일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4 V-리그 여자부 IBK기업은행과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0-3(14-25, 12-25, 19-25)으로 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날 패배로 페퍼저축은행은 창단 3년 만에 여자부 최다연패 기록을 갈아 쓴 팀이 되었다. 21연패. 2012-13시즌 20연패를 기록했던 KGC인삼공사(現 정관장)를 제치고 여자부 최다 연패 1위 팀이 되었다.
이날만큼은 어떻게 해서든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 어깨 통증으로 GS칼텍스전 결장했던 야스민 베다르트(등록명 야스민)이 돌아왔고, 또 트린지 감독도 V-리그 데뷔 시즌에 굴욕적인 기록을 남기고 싶지 않겠다는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강했다.
경기 전 트린지 감독은 “최다 연패 기록을 한국에서 남기고 싶지 않다”라며 “이날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에게 두 가지를 이야기했다. 첫째, 서로를 도와야 한다. 실수가 나오는 상황에서도 서로를 도우며 경기를 해야 한다. 둘째, 두려움 없이 경기를 임하길 바란다. 실수를 하더라도 공격적으로 해야 한다”라고 강조를 했었다.
그러나 트린지 감독과 바람대로 경기는 풀리지 않았다. IBK기업은행이 일방적인 주도권을 잡고 경기를 풀었다. 1세트와 2세트는 세트 득점 15점을 넘기지 못했으며, 3세트에는 한때 17-17 동점을 만들었지만 이후 19-20에서 연속 5실점을 하며 허무하게 경기를 내줬다.
경기 후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사실 이날 경기는 이렇게든 저렇게든 이길 것 같았다. 페퍼저축은행은 의욕이 떨어져 보이더라. 우리가 1, 2세트 완벽하게 하고, 틈을 안 주니 상대 의욕이 떨어지지 않았나”라고 이야기했다.
트린지 감독도 “원하던 플레이가 나오지 않았다. 야스민의 몸 상태를 감안하더라도 이런 경기를 치르고 싶지는 않았다”라며 “한 번의 실수가 2~3개로 이어졌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해 11월 10일 2라운드 GS칼텍스전 3-2 승리 이후 21경기 내리 패했다. 93일째 승리가 없다. 또한 승점 8점 2승 26패로 처참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미 3년 연속 봄배구 탈락은 확정됐고, 여자부 최초 3년 연속 최하위도 유력한 상황.
무엇보다 의아한 점이 있다. 수비 2위-리시브 4위에 올라있는 국가대표 출신 리베로 오지영은 특별한 부상이 아님에도 IBK기업은행전에 나서지 않았다. 트린지 감독은 경기 전에 “오지영은 더 열심히 해줄 필요가 있다. 팀원들을 서포트했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남겼다.
앞으로의 패배, 페퍼저축은행 팬들로서도 용납할 수 없을 터. V-리그 남녀부 역대 최다연패 기록인 25연패 그리고 27연패 기록만큼은 쓰지 않기를 바랄 것이다. 한국전력의 전신인 KEPCO가 2012-13시즌 역대 남자부 단일 시즌 최다 25연패를 기록한 바 있으며, 또 한국전력의 전신인 KEPCO가 2007-08시즌과 2008-09시즌을 걸쳐 27연패를 기록했었다.
그러나 다음 상대가 창단 후 유일하게 승리가 없는 정관장이다. 16일 광주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16전 16패. 컵대회 전적까지 포함하면 18전 18패. 그리고 5라운드 마지막 상대로 20일에 흥국생명을 만난다. 흥국생명은 최근 윌로우 존슨(등록명 윌로우) 영입 후 상승세를 타고 있어 승리를 장담하기 쉽지 않은 상황.
페퍼저축은행은 언제 연패를 끊을까.
화성=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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