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라에도 '한국 치킨집' 간판…매장 빠르게 늘어나는 이유

이재윤 기자 2024. 2. 11.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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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진출에 발목을 잡았던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이 끝나면서 치킨 브랜드들이 공격적으로 해외 매장을 늘리고 있다. 국가별 문화 차이를 고려해 매장 운영방식(컨셉)과 메뉴에 차별화를 두는 이른바 '맞춤형 전략'을 구사하면서 현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해외 매장 800여곳…코로나19에 발목잡혔던 치킨의 부활
11일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 따르면 BBQ와 bhc, 교촌 등이 해외에 출점한 매장은 800여개에 달한다. BBQ가 57개국 700여 곳으로 가장 많고 교촌이 7개국 70여 곳, 굽네치킨이 10개국 40여 곳으로 뒤를 잇는다. bhc는 5개국 10여 곳에 매장을 두고 있다. 국내에선 bhc가 매출액 5000억원(2022년 기준)으로 1위지만, 해외에선 BBQ가 1위다.

BBQ는 2003년 처음 해외 진출을 시작해 올해로 21년째 글로벌 사업을 벌이고 있다. 중국에 첫 해외 매장을 냈고, 이후에는 주로 미국·캐나다 등 미주 시장에 공을 들였다. 국내 시장에선 bhc와 교촌에 밀리고 있지만 해외 시장에선 단연 1위다.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올해는 미국 50개주 전 지역을 넘어 남미, 동남아 지역으로 확장해 전세계에 BBQ를 알리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BBQ는 해외 매장을 빠르게 확대했다. 전년대비 200개 가량 매장이 늘었다. 해외 매장 700여곳을 국가별로 살펴보면 미국이 250곳으로 가장 많고 △캐나다 100여곳 △일본 25곳 △대만 19곳 △말레이시아 18곳 등이다. 미국에선 50개 주 중 절반이 넘는 26개 주에 매장을 만들었다. 해외 매출액은 2020년 580억원에서 2021년 1178억원으로 2배 가량 뛰었다.

다른 치킨프랜차이즈들은 상대적으로 해외 진출이 늦어 규모가 크지 않다. 교촌은 현재 미국, 중국, 인도네시아 등 7개국에 7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bhc는 2018년 홍콩 직영점을 오픈하며 현재 5개국에 10개 매장을 출점했다. 굽네 치킨은 10개 국에서 40여개 매장을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주춤했던 해외 시장 진출이 앞으로 가속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BBQ가 미국 테네시주에 오픈한 BBQ 클락스빌점에서 고객들이 치킨과 메뉴를 즐기고 있다. /사진제공=제너시스BBQ
7.5조 치킨시장 포화…해외로 눈 돌리는 기업들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신시장 개척에 주력하고 있는 이유는 원가 상승 압력과 과도한 경쟁으로 국내에서 더 이상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치킨 한 마리 가격이 2만~3만원에 달하고 인건비도 계속 오르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7조5000억원 규모의 현재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이 포화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기업들은 현지 업체와 MF(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의 계약을 맺거나 직영점을 내는 방식으로 해외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주로 MF로 현지화를 시작해 점차 직영점을 늘려가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 같은 방식으로 BBQ는 2030년까지 해외 매장 5만개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교촌은 5년 내 500곳, bhc와 굽네치킨도 해외 점포 확대 계획을 갖고 있다.

치킨 3사는 진출 국가별로 현지화 전략에 따라 매장의 분위기와 메뉴에 차별화를 두고 있다. BBQ는 미국 뉴욕주 맨해튼은 주로 직장인들이 많은 상권이라 포장 수요가 많아 '그랩 앤 고(Grab and go)'에 특화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한편 베트남 등 동남아는 치킨과 함께 파티를 즐기는 고객들이 많아 메뉴 가운데 드라이아이스를 배치해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또 다른 현지화 전략은 치킨과 함께 다른 한국식 음식을 판매하는 것이다. BBQ는 대만에서 볶음밥, 떡볶이 등을 함께 판매한다. bhc도 치킨과 함께 김치볶음밥, 김치찌개, 삼계탕, 오뎅탕 등 한식을 함께 선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지 고객들의 수요에 맞춰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윤 기자 mt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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