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미분양 무풍지대’ 광주서 올해 첫 대규모 분양… “입지 미흡, 분양가로 극복할 듯” [첨단제일풍경채 파크원]
평당 분양가, 광주 평균보다 200만원 낮아
“중심 상권과 확실히 거리가 있는 편이죠. 하지만 첨단지구가 주거지로 인기가 많고, 인근에서는 오랜만에 나오는 신축이라 분양을 기다린 사람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어요.” (광주시 광산구 산월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
지난 7일 오후, 광주송정역에서 버스를 타고 이동해 첨단지구에서 내리자 ‘첨단제일풍경채 파크원’ 공사 현장이 눈에 들어왔다. 2대의 대형 포크레인이 월봉산 주변을 깎느라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이곳은 봉산근린공원 특례사업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땅을 다지는 ‘평탄화 작업’이 필수다.
단지 앞에는 약 18만여㎡에 달하는 대규모 공원이 들어설 예정이다. 민간공원특례사업의 아파트 부지면적은 전체 사업 면적의 30%까지로 제한되는데, 이 단지의 부지 면적 비율은 약 22.6%다. 아파트 부지면적을 낮춰 보다 쾌적한 자연환경을 갖춘 것이 강점이다.
이날 만난 인근의 또 다른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광주 지역은 공원을 끼고 있는 아파트 인기가 높은 편”이라고 했다. 실제 지난해 공급된 위파크 마륵공원, 위파크 더 센트럴이 각각 평균 8.8대 1, 평균 4.4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했다.
학군도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이날 공사현장에서 봉산초등학교와 봉산중학교까지 걸었더니(30대 성인 남자 걸음) 10분이 걸렸다. 첨단중·첨단고등학교까지는 도보로 15분 정도 걸렸다. 첨단중학교 앞에서 만난 인근 주민 B씨는 “주변에 학교가 많아서 학부모나 아이들이 많은 편이다. 상대적으로 노인보다는 젊은 사람들이 많은 편”이라고 했다.
하지만 중심 상권과 거리가 있고 비역세권 입지라는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실제로 상가, 병원 등이 몰려있는 중심가까지 걸어서 이동하니 20분이 넘게 걸렸다.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은 광주1호선 운천역인데, 8㎞가량 떨어져 있다. 오는 2026년 하반기 개통 예정인 광주2호선도 도보로 30분 이상 걸린다.
다만 자차 이동은 편리한 편이다. 산월IC가 단지 바로 앞에 있어 호남고속도로를 이용할 수 있고, 상무지구와 첨단지구를 잇는 신설도로도 2026년 개통 예정이다. 또 인근 첨단과학국가산업단지를 비롯해 하남·진곡일반산업단지 등 광주 및 인근 지역 산업단지로의 출퇴근도 용이하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민간공원특례사업으로 진행되다 보니 숲세권과 조망 등은 강점이지만 입지는 안 좋다”며 “역세권으로 보기 어렵고 상권과 거리가 있는 애매한 입지”라고 했다. 이어 “소비자들이 이런 입지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첨단제일풍경채 파크원의 분양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업계에서는 평당 1600만원 선으로 보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광주 지역 민간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평당 1811만원이다. 특히 지난해 분양한 광산센트럴파크, 힐스테이트 신용 더리버의 전용 84㎡ 기준 평당 분양가가 각각 1700만원, 2300만원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분양가 측면에선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지방 지하철은 이용률이나 파급력이 서울지하철만큼 크지 않다. 또 출퇴근을 자차로 하는 경우가 많아 비역세권이라는 점이 큰 단점은 되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지방광역시 신도시에서 전용 면적 84㎡ 기준 5억원 대에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는 분양가가 경쟁력이 있어 완판에 무리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최근 광주의 청약 인기가 커진 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광주 청약자 수는 2만4563명으로 2022년(4682명) 대비 청약자가 약 5.24배 늘었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광주는 신축 아파트가 부족한 상황이라 미분양 우려가 낮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6만2489호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5만7925가구) 대비 7.9% 증가한 수치다. 반면, 광주의 12월 미분양 주택은 596가구로 전월 604가구보다 1.3%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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