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역 군사 행동 나선 美…"전면전 확전 가능성은 낮아"

최성근 전문위원, 김상희 기자 2024. 2. 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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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 모닝 키플랫폼] 글로벌 스캐너 #67_"미국의 친 이란 무장세력 공습"
[편집자주] 머니투데이 지식·학습 콘텐츠 브랜드 키플랫폼(K.E.Y. PLATFORM)이 새로운 한주를 준비하며 깊이 있는 지식과 정보를 찾는 분들을 위해 마련한 일요일 아침의 지식충전소 <선데이 모닝 키플랫폼>

(바그다드 로이터=뉴스1) 박재하 기자 = 7일(현지시간)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미군의 공격을 받아 파괴된 SUV 차량이 옮겨지고 있다. 미국은 이 공습으로 지난달 27일 요르단 미군기지 공격으로 미군 3명을 숨지게 한 카타이브 헤즈볼라의 지휘관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2024.02.07/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최근 미국과 친 이란 무장세력 간 충돌이 격화하면서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후 군사적 개입을 자제했던 미국은 지난달 친 이란 민병대가 요르단 내 미군 기지를 공격해 미군이 사망하자 즉각 보복 공습에 나섰다. 미국은 홍해 일대를 위협하는 예멘의 후티 반군을 향해서도 공습을 이어간다.

<선데이모닝 키플랫폼>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확전 가능성과 협상 시나리오를 살펴봤다.

확전의 키 쥐고 있는 이스라엘
지난달 28일 이라크 친 이란 민병대가 요르단 전초기지 '타워 22'를 공격해 미군 3명이 숨지고 40명이 부상당했다. 미국은 즉각 이라크와 시리아의 친 이란 민병대, 이슬람혁명수비대의 군사 시설에 대한 보복 공습을 단행했다. 전략폭격기 B-1 랜서를 미국 본토에서 출격시켜 125개 이상의 정밀 무기로 85개 이상 목표물을 타격했다. 미군은 다국적군과 함께 홍해를 항해하는 선박들을 공격하는 후티 반군에 대해서도 미사일 시설, 방공망 등에 연일 보복 공격을 가하고 있다.

미국의 군사행동에 대해 이란 정부는 "우리는 이라크, 시리아, 예멘, 팔레스타인의 안보를 이 지역의 안보로 간주한다"며 "이 지역의 분노를 시험하지 말라"고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바그다드 로이터=뉴스1) 박재하 기자 = 2020년 1월4일, 이라크 내 친이란 무장단체 '카타이브 헤즈볼라'가 미군 공습에 숨진 아부 마흐디 알무한디스 카타이브 창설자를 추모하며 행진하고 있다. 2020.01.04/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같은 분위기로 인해 한편에서는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까지 확전을 우려하지만, 다수의 중동 전문가들은 현재까지의 양국의 대응을 볼 때 확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한다. 현재 미국의 공격은 장거리 공습 중심으로 지상군 파병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 또 실제 바이든 대통령도 "중동에서 더 큰 전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란과의 확전에 선을 그었다.

전문가들은 확전의 키를 미국이나 이란이 아닌 이스라엘이 쥐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미국이나 이란은 전면전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거의 없다. 예를 들어 대선을 앞두고 있는 바이든 정부의 경우 확전은 최악의 시나리오다.

반면 이스라엘의 경우 완전한 승리라는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전쟁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는 만큼, 헤즈볼라 등 주변 무장 세력으로 공격을 확대할 경우 미국도 지켜볼 수만은 없어 확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스라엘도 확전의 부담이 커 섣부르게 행동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사법부 무력화 시도 등으로 이스라엘 내에서 정부에 대한 여론이 악화했고, 지금까지의 전쟁으로 많은 예산을 소비한 상황에서 추가적인 전쟁 비용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휴전 거부한 이스라엘…국제사회의 중재·협상 시도도 지속
최근 하마스는 3단계에 걸친 135일간의 휴전과 인질·수감자 교환을 제안하며 가자지구에서 작전 중인 이스라엘 지상군 철수를 요구했지만 이스라엘이 거부했다. 그럼에도 국제사회에서는 중재 시도와 협상에 대한 목소리가 계속 나온다.

백승훈 한국외국어대학교 중동연구소 교수는 최근 영국이 제안한 중재안을 현실적으로 가능한 대안이라고 말한다. 영국의 중재안은 하마스의 현 지도부를 가자지구에서 카타르와 같은 제3국으로 망명시키고 그다음 새로운 팔레스타인 지도부를 세워 종전과 전후 복구 방안을 마련하자는 안이다. 백 교수는 "하마스 입장에선 종전을 도모할 수 있고 이스라엘도 하마스의 최고 지도부를 가자에서 쫓아냈다는 명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절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은 "대선을 앞둔 미국이 조속히 사태를 마무리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있다"며 "종전까지는 아니더라도 2개월 정도의 휴전과 인질의 4~5배수에 해당하는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맞교환하는 방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텔아비브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7일 (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이후 5번째로 중동 순방 중 텔아비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하마스의 역제안에도 불구하고 합의 추구를 지속할 여지를 볼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2024. 2.8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미국과 이란의 물밑 협상 가능성도 제기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선거 이전에 이란과 협상을 타결시켜 외교적 성과로 포장할 필요가 있다. 미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도 높은 상황에서 이란도 바이든 정부를 상대로 불가역적인 조치 또는 협상을 할 필요가 있다.

김동규 시사문예지 파도 편집장은 "과거 국가 간 갈등과 충돌이 고조된 사건 이면에는 늘 물밑에서 협상이 이뤄졌다"며 "미국과 이란이 확전 가능성을 키우는 건 결국 트럼프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주는 격이므로 위기가 고조된 상황에서도 물밑으로 협상을 추진하고 있을 개연성이 크다"고 말했다.

최성근 전문위원 김상희 기자 ksh1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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