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명의 스타 떠났다..짧았지만 누구보다 밝게 빛난 코리 클루버[슬로우볼]

안형준 2024. 2. 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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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또 한 명의 스타가 그라운드를 떠났다. 사이영상 2회 수상에 빛나는 클루버가 유니폼을 벗었다.

코리 클루버는 2월 10일(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현역 은퇴를 발표했다. 클루버는 메이저리그 13년 커리어를 마치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클루버는 "13년의 여정을 마치고 은퇴한다. 나를 지지해주고 이 길에 영향을 준 모두에게 깊이 감사한다"며 "유니폼을 입고 팀의 일부가 되게 해준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텍사스 레인저스, 뉴욕 양키스, 탬파베이 레이스, 보스턴 레드삭스 구단에도 감사한다. 그 모든 장이 값을 매길 수 없는 경험들과 놀라운 동료들, 헌신적인 팬들로 가득찼고 내가 늘 최선을 다하는 원동력이 됐다"고 마운드를 떠나는 소감을 밝혔다.

클루버는 "비록 이제 마운드에서는 내려오지만 야구에 대한 내 열정은 흔들림이 없을 것이다. 다른 방법으로 야구에 공헌할 기회를 찾을 것이다. 내 야구 인생의 다음 장은 내가 배운 것들을 다음 세대에게 전해주는 일을 하고 싶다. 잊을 수 없는 여정을 마칠 수 있도록 해준 모두에게 감사한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1986년생 우완 클루버는 그리 길지는 않지만 강렬한 커리어를 보낸 투수다. 빅리그 13년 커리어는 특급 선수로는 짧은 편이고 그마저도 전성기는 더욱 짧았다. 하지만 누구보다 화려했다.

앨러바마 주 출신으로 텍사스에서 고등학교, 플로리다에서 대학 생활을 한 클루버는 2007년 신인드래프트 4라운드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에 지명됐다. 높은 순번에서 지명을 받았지만 'TOP 100' 급의 특급 유망주 평가는 받지 못했다. 지명 첫 3시즌을 싱글A와 더블A에서 보냈고 성장도 더뎠다.

더블A에 머물던 클루버는 2010년 여름 샌디에이고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현 가디언스)가 단행한 삼각 트레이드에 포함돼 클리블랜드로 이적했다. 클리블랜드의 스타 투수 중 한 명이었던 제이크 웨스트브룩이 세인트루이스로 이적한 트레이드였다.

클리블랜드로 이적한 클루버는 그 해 트리플A에 올랐고 이듬해 메이저리그 데뷔도 이뤘다. 하지만 인상적이지 않았고 2012시즌에도 트리플A에서 더 긴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2013년 빅리그에서 26경기 147.1이닝을 투구하며 11승 5패, 평균자책점 3.85를 기록해 3년만에 메이저리거로 적응에 성공했다.

적응을 마친 클루버는 무서운 투수가 됐다. 처음으로 개막 로스터에 이름을 올린 2014년 34경기 235.2이닝을 투구하며 18승 9패, 평균자책점 2.44, 269탈삼진을 기록했고 다승왕과 함께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거머쥐었다. 전성기의 시작이었다.

클루버는 2015시즌 32경기에서 9승 16패를 기록해 아메리칸리그 최다패 투수가 됐지만 222이닝을 투구하며 3.49의 안정적인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최다패 투수였음에도 사이영상 투표 9위에 이름을 올렸다. 2016시즌에는 32경기 215이닝, 18승 9패,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해 통산 두 번째 18승과 함께 첫 올스타에 선정됐고 사이영상 3위에 올랐다.

2017년에는 다시 한 번 정상에 올랐다. 29경기 203.2이닝을 투구하며 18승 4패,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했다. 통산 세 번째 18승을 거둔 클루버는 메이저리그 전체 다승,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르며 통산 두 번째 사이영상을 거머쥐었다. 2018시즌에도 33경기 215이닝을 투구한 클루버는 통산 첫 20승 고지를 밟았고 평균자책점 2.89를 기록해 사이영상 3위를 차지했다.

그게 마지막이었다. 2019시즌 우측 팔뚝 골절 부상을 당하며 7경기 등판에 그친 클루버는 2019시즌이 끝난 뒤 텍사스로 트레이드 됐다. 2020년 단축시즌에도 건강 문제로 단 1경기, 1이닝을 소화하는데 그쳤다. 2021년 양키스와 계약한 클루버는 16경기 80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3.83의 나쁘지 않은 성적을 냈지만 2022년 탬파베이에서 31경기 164이닝, 10승 10패, 평균자책점 4.34의 평범한 성적을 썼고 지난해에는 보스턴에서 15경기 55이닝, 3승 6패, 평균자책점 7.04의 최악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커리어 13시즌 통산 성적은 271경기 1,641.2이닝, 116승 77패, 평균자책점 3.44, 1,725탈삼진. 통산 100승 고지는 밟았지만 뛰어난 누적 기록을 쌓지는 못했다.

하지만 전성기는 누구보다 빛났다. 클루버는 2014-2018시즌 5년 동안 160경기 1,091.1이닝을 투구했고 83승 45패, 평균자책점 2.85, 1,228탈삼진을 기록했다. 5년 동안 두 차례 사이영상을 수상했고 두 차례 사이영상 투표 3위에 올랐으며 5년 연속 사이영상 투표 득표에 성공했다. 2016-2018시즌 3년 연속 올스타에도 선정됐다.

해당 5년 동안 클루버가 쌓은 f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는 30.3으로 전체 투수 중 3위다. 해당기간 30 이상의 fWAR를 쌓은 투수는 클루버를 비롯해 단 3명 뿐이었다. 해당 기간 클루버보다 뛰어난 성적을 거둔 투수는 맥스 슈어저(fWAR 31.6), 클레이튼 커쇼(30.5) 단 두 명 밖에 없었다. 해당 기간 메이저리그 전체 다승 2위(1위 슈어저), 이닝 2위(1위 슈어저), 탈삼진 3위(1위 슈어저, 2위 크리스 세일)를 기록했다.

짧은 전성기와 부족한 누적 기록 탓에 명예의 전당으로 향하기는 쉽지 않지만 클루버는 2010년대 메이저리그 마운드에서 가장 밝게 빛난 별 중 하나였다. 성공적인 커리어를 마친 클루버의 제 2의 야구 인생이 주목된다.(자료사진=코리 클루버)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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