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경기, 마지막 타석에서” KIA 김도영은 34세 유격수에게 감사 또 감사…방망이 은인 ‘폭풍 감동’[MD캔버라]

캔버라(호주)=김진성 기자 2024. 2. 11.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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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영/KIA 타이거즈

[마이데일리 = 캔버라(호주) 김진성 기자] “시즌 마지막 경기, 마지막 타석에서…”

KIA 내야수 김도영(20)에겐 이른바 ‘방망이 은인’이 있다. KIA 선배가 아니다. KT 위즈 유격수 김상수(34)다. 이범호 타격코치로부터 김상수의 모 업체 방망이를 선물 받아서 썼는데 타격이 잘 됐고, 이후 직접 다시 선물 받기도 했다. 올 시즌에도 해당 방망이의 샘플을 전달받아 주문 제작한 상태다.

김도영/KIA 타이거즈

누구에게나 자신에게 잘 맞는 방망이가 있다. 김도영은 중족골 부상 이후 재활을 마치고 6월 말에 돌아와 김상수의 방망이를 쓰기 시작하면서 상승세를 탔다. 10일(이하 한국시각) 호주 캔버라 나라분다볼파크에서 만난 김도영은 “한, 두 번 쳐보니 결과가 좋았다. ‘아, 이게 나에게 딱 맞는 방망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만 계속 써야겠다 싶었다”라고 했다.

그런데 해당 방망이가 부러졌다. 김도영의 안타까운(?) 사연이 김상수에게 전해졌던 모양이다. 여기서 김도영은 ‘폭풍 감동’을 했다. 김상수가 두 팀의 광주 맞대결에 김도영을 직접 찾아가 같은 방망이를 다시 선물했다.

김도영은 “그때 상수 선배님에게 너무 감사했다. 받고 나서 나중에 전화로 또 감사하다고 했다”라고 했다. 그러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2023년 10월17일 광주 NC 다이노스전. 그날 5타수 4안타로 맹활약했지만, 마지막 타석에서 또 방망이가 부러졌다.

김도영은 시즌 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에 출전했다. 당연히 해당 배트를 가져가고 싶었으나 김상수에게 또 부탁하긴 미안했을 것이다. 할 수 없이 다른 방망이를 들고 나갔다. 김도영은 자신에게 맞는 방망이가 아니어서 다소 불편했다고 이범호 타격코치에게 털어놨다.

이범호 타격코치와 김도영은 10일 나라분다볼파크 3루 덕아웃에서 관련 얘기를 나눴다. 이범호 코치는 김도영의 사연을 듣더니 웃으면서 “그러니까 어릴 때는 이것도 써보고 저것도 써보고 해야 돼. 그러면서 자기한테 맞는 방망이를 찾아가야지”라고 했다. 저연차의 김도영이 벌써 방망이를 가리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얘기였다. 어느 방망이를 써도 좋은 타격을 하는 타자가 대타자라는 얘기다.

그런데 여기서 사연이 끝난 게 아니다. 김상수는 김도영의 이 사연조차 또 접했다고 한다. 이번엔 샘플 배트를 김도영에게 전달해 주문, 제작하게 도와줬다. 김도영은 “상수 선배님도 그 배트는 한 자루 남아있었다”라고 했다.

김도영은 11월19일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일본과의 결승 연장서 타격 후 1루 헤드퍼스트슬라이딩을 하다 왼쪽 중수지절관절 측부인대 파열 및 견열골절로 4개월 진단을 받았다. 캔버라에선 아예 배트를 잡지 못한다.

오키나와 캠프부터 타격훈련에 들어가는데, 김상수의 도움으로 주문제작한 그 배트를 사용하면 능률이 오를 것이다. 단, 이범호 코치의 조언도 새겨 들어야 한다. 김도영에 따르면 이범호 코치는 평소 다른 선수들에게 선물 받은 방망이를 KIA 젊은 타자들에게 잘 나눠준다고 한다. 다양한 방망이를 접해보라는 배려로 풀이된다.

김도영/KIA 타이거즈 

김도영에게 김상수는 방망이 은인이자 평생 감사해야 할 선배다. 김상수의 ‘선배미’가 대단하다. 아울러 김도영은 “그동안 이범호 코치님을 통해 장성우(KT) 선배님, 김현수(LG) 선배님에게도 방망이를 받았다. 정말 감사합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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