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국회 보좌진들은 '빨간날'도 선거 대비 총력

송다영 2024. 2. 11. 00: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총선 2달 여 앞두고 지역구로 출근하는 보좌진들
치열 경선 지역·군소정당 보좌진 등 '빨간날 반납'

오는 9일부터 설 연휴가 시작된다. 국회 여야 보좌진들은 설 연휴에도 국회의원 선거를 2달여 남은 상황 탓에 소속 의원의 지역구로 출근하는 경우가 많았다. 사진은 국회 본청 전경. /더팩트 DB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민족 대명절 설날 연휴를 맞아 주말을 포함해 9일부터 12일(대체 공휴일 포함)까지는 '빨간날'이다. 국회 여야 보좌진들은 오는 4월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의원실 인원 총 9명 중 대부분이 지역구 사무실로 출퇴근하며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보좌진들은 모처럼의 연휴인 만큼, 4일을 온전히 쉬지는 못하더라도 가족과의 시간을 보낼 거라는 반응이 다수였다. 반면 '의원님의 눈치 주기' 탓에 연휴를 반 강제로 반납한 보좌진도 있었다.

여야는 총선 레이스를 위한 '컷오프' 절차 등 공천 일정이 한창 진행 중이다. 국민의힘은 설 연휴 이후인 13일부터 후보자 면접을 시작한다. 오는 19일부터 23일까지 공천 1차 발표와 경선 대상지역을 발표하고 2월 말까지 후보자 공천을 완료하는 것이 국민의힘의 목표다. 더불어민주당도 지난 6일 1차 경선 지역 후보자를 발표한 데 이어, 설 연휴 이후 2차 경선 지역 및 단수공천 등의 심사 결과를 순차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는 심사 결과 발표 전 임혁백 공관위원장이 의원 개별 전화 통보를 할 계획이다.

여야가 설 연휴 이후로 공천 절차에 속도를 낼 예정인 만큼, 설 연휴에는 숨고르기에 들어간 의원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야당 보좌진 A 씨는 설 연휴 중 주말에는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됐다. 아직 발표는 안 됐지만, A 씨가 모시는 의원이 당내 단수공천 될 예정이어서 비교적 여유롭다는 설명이다. A 씨는 "연휴가 지나고 (공천 결과가 발표되고 나면) 또 열심히 선거를 위해 뛰어야 하지 않겠나"라며 도약을 위한 숨고르기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설 당일을 제외한 연휴 기간에는 비상 상황이 생길지 모르니 출근해야 한다는 의원실도 있었다.

야당 보좌진 B 씨는 "설 연휴 절반은 쉬고 나머지 절반은 다음 주에 할 업무들을 정리하며 (선거)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라며 "보좌진이 총 9명이기 때문에 업무가 많은 곳 빼고 전원 출근하는 곳은 많이 없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설날을 앞두고 당내 경쟁이 쟁쟁한 영·호남 지역의 긴장감도 팽팽해지는 분위기로 보좌진들도 돌발 상황을 대비해 대기 중이다. 사진은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배정한 기자

정당 지지도가 강해 당내 경선에서 승리하면 사실상 당선이 확실시 되는 호남(민주당)이나 영남(국민의힘) 지역의 경우, 설날에도 소속 보좌진들은 긴장을 늦출 수 없다.

호남 지역 의원실 소속 보좌진 C 씨는 "지역은 (여야의 접전이 치열한) 수도권과는 분위기가 다소 다르다. (당내 후보들끼리) 가짜뉴스를 유포하기도 하고 흑색선전도 불사해 법적인 강력 대응에 나서기도 한다"라며 선거를 앞두고 바짝 긴장한 지역 정가 분위기를 전했다.

지역에 상주하는 보좌진의 경우, 의원이 설 전 장보기와 지역민 대상 설 인사 등의 행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수행 업무 등을 위해 근무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여당 보좌진 D 씨는 "설날 당일에는 지역을 돌아다녀도 (지역민들을 만나는 경우가 많이 없기 때문에) 마이너스가 될 수 있어 다 같이 쉰다"라며 "지역 보좌진들은 명절에도 못 쉴 것 같다"고 말했다.

총선을 앞두고 '개혁신당', '개혁미래당', '새진보연합' 등 제3지대의 물결도 활발해진 만큼, 군소정당 의원실 소속 보좌진들은 휴식 대신 수고의 땀방울을 흘리기도 한다.

총선을 2달 여 앞두고 신당 움직임이 요동치는 만큼, 군소정당 소속 의원실 보좌진들의 발걸음도 바쁘다. 사진은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와 이관승 민생당 공동대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왼쪽부터). /남용희 기자

신당 소속 보좌진 G 씨는 "설 연휴에는 새 정당의 이름으로 지역민들을 찾아뵙고 인사를 드릴 예정이다"라며 "열심히 해야 할 시기"라고 연휴 근무 계획을 밝혔다.

두 달여 남은 선거를 위해 휴일을 반납한 이들도 있다. 의원실의 분위기를 살폈을 때 쉴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된다는 것이다. 아예 의원이 '설에는 출근하라'고 못 박은 경우도 있었다.

여당 보좌진 E 씨는 최근 소속 의원의 지역구로 원룸 월세를 계약했다. 4월 총선 전까지는 평일엔 지역구에서 출퇴근하며 선거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다. 설 연휴가 시작되는 날부터 출근을 시작하는 그는 "설 지내고 나서 지역으로 출근하는 게 더 좋을 것 같긴 하지만 열심히 일해야지 어쩌겠나"라며 남들 쉬는데 일하는 것이 조금 서럽기도 하다고 했다.

야당 보좌진 F 씨도 설 연휴 간 출근한다며 상당히 부당한 처우라고 하소연했다. 의원이 '공천 결과가 확실하지 않으니 설 연휴에도 출근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이 "어쩔 수 없다. 의원이 보좌진들의 임면권을 가지고 있으니 생기는 구조적인 문제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다만 F 씨는 "보좌진 사이에는 '의원은 낙선해도 보좌진은 영원하다'는 말이 있다. 보좌진들 사이 의원 평판이 안 좋으면 보좌진들도 그 의원실은 안 들어간다. 의원이 공천심사위원들만 무서워할 게 아니라 자기 방 식구들부터 잘 챙겨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manyzero@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Copyright © 더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