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김건희 디올백' 野 '이낙연 신당' 설 밥상머리 민심 화두
제3지대 새 변수..."민생 힘든데 이재명, 한동훈 할 때냐"
[더팩트ㅣ국회=설상미 기자] 4·10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이른바 '설 밥상머리 민심'을 잡기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정권 심판론과 거야 심판론이 크게 맞붙은 가운데, 여야 모두 저마다의 리스크를 끊어낼 출구도 함께 모색 중이다. <더팩트>는 설 민심을 알아보기 위해 선거 운동에 나선 여야 인사들이 직접 들은 민심을 물었다.
여권은 '민생'을 강조하면서도 윤석열 대통령의 진영 정치 김건희 명품백 수수 의속 공천 갈등으로 인한 당내 잡음 세 가지를 불안 요인으로 꼽았다. 국민의힘 한 중진의원은 "'대통령께서 왜 분열의 정치를 하느냐'는 말을 많이 듣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민심을 전했다. 윤 대통령은 임기 1년 8개월 만에 법률안에 대해 재의 교구권(거부권)을 9번 행사했다. 87년 헌법 체제 이후 가장 많은 거부권을 행사한 대통령이다. '홍범도 흉상 이전 논란' 등 민생과 떨어진 이념 정치, 故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 등에 휘말리면서 지지율 하락세를 보였다.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대한 대통령실에 대한 대응 역시 여당이 우려하고 있는 큰 이슈 중 하나다. 이와 관련 보수세가 강한 지역의 한 국민의힘 의원은 "우리 지역에서도 함정에 빠진 사람이 왜 사과를 하냐는 입장과 사과해야 한다는 입장이 팽팽하게 맞선다"며 "다른 지역구에서는 해당 의혹과 관련해 사과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더욱이 클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선 후보 당시 김 여사가 내조만 충실히 하겠다고 사과해서 제2부속실도 설치하지 않았다"며 "약속을 안 지키는 부분에 대해선 국민이나 주민들이 걱정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 원외 지역구에서 선거 운동에 나선 한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은 "김 여사 관련해서는 수수 경위에 대한 입장 설명이 필요하지 않겠나"라며 "김 여사 논란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하고 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다들 하고 계신다. 오히려 무슨 말을 하지 않는게 더 문제를 키우는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이외에도 공천 갈등으로 인한 잡음도 리스크다. 수도권의 한 국민의힘 의원은 "총선 승리를 위해선 완전한 정치교체를 해야하는데, 공천 문제도 매끄럽지가 않고 혼선도 있다"며 "수도권 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사람들이 똘똘 뭉치는것은 물론, 중도층도 포용해야 하는데 그 부분에서 더 잘해야 한다"고 했다. 또다른 영남 지역 국민의힘 의원은 "윤-한(윤석열-한동훈) 갈등 상황없이, 화합으로 민주당을 꼭 이겨야 한다고 하신다"고 민심을 전했다.
반면 민주당에서는 이낙연 신당 친문(친문재인)-친명(친이재명) 갈등 이재명 사법리스크 등이 걱정되는 민심 주제로 나왔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창당으로 인한 지역 민심의 분노를 전했다. 이 전 대표의 새로운미래가 여전히 지지율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지만,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과 등과 연대로 인해 제3지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특히 민주당이 강세를 보이는 지역구에서는 이 전 대표를 향한 배신감을 토로하는 민심이 팽배하다는 후문이다.
광주 지역의 한 민주당 의원은 "지역에서는 총리까지 한 양반이 그런 행동(신당 창당)을 한 것에 대해 굉장히 격분해 있는 분위기"라면서도 "수도권에서는 분열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는데, 광주에서는 크게 동요가 없는 분위기"라고 했다. 수도권의 한 민주당 의원은 "이 전 대표를 모두 싫어하는 분위기"라면서도 "이낙연 신당의 파괴력은 별로 없을 것 같고, 이준석 신당이 지역에 나오면 파괴력이 있을 수도 있겠다"고 내다봤다.
고질적인 계파 갈등 논란에 따른 부담도 있다. 임혁백 민주당 공관위원장은 지난 6일 "'윤석열 검찰 정권’ 탄생의 원인을 제공한 분들도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주기 바란다"고 했다. 이 때문에 당은 친문(친문재인)-친이(친이재명)계 등 고질적 계파 갈등 논란이 증폭되는 분위기다. 이에에 서울의 한 민주당 의원은 "이 대표를 지지해 출마했다는 사람은 그 경쟁력을 갖고 가는 것이고, 과거 (친문) 업적을 해왔다고 강조하는 사람은 그걸 가지고 경쟁을 하는 것일뿐"이라고 갈등론을 일축했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역시 설 밥상머리 민심 중 하나다. 총선을 치른 후에도 이 대표를 향한 검찰 수사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면서, 이 대표 리스크가 여전히 당에 부담이 된다는 것. 이 대표는 당 대표 취임 전후부터 제기된 성남FC 후원금·성남 대장동,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등 사법리스크에 시달리고 있다. 이와 관련 한 국민의힘 의원은 "어딜 가나 이 대표를 왜 빨리 감옥에 넣지 않느냐는 말을 많이 해주신다"고 전했다. 반면 민주당 한 의원은 "그렇게 털어도 아무 것도 안 나왔다. 이 대표 사법리스크는 다 끝난 얘기"라며 선을 그었다.
반면 제3지대 세력은 양당으로 인한 국민들의 실망이 크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제3지대 개척은 시대적 소명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보수, 진보 진영의 큰 두개의 축 모두 '대통합을 강조하며 양당 구조에 균열을 내기 위해 '빅텐트'를 꾸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새로운미래 관계자는 "호남 지역에서는 왜 민주당을 나가서 이렇게 분열을 하냐는 비판도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이준석 개혁신당과 대통합된 제3지대가 있다면 기대를 해보고 싶기 때문에 희망을 걸어보겠다는 분위기가 있다"고 밝혔다. 개혁신당 관계자 역시 "제3지대 이야기가 설 밥상에 오른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며 "지역을 돌다 보니 양당이 그들만의 리그에서 싸우고 있는 그런 모습에 진절 머리가 난다고 많이 얘기하신다. 빅텐트를 위해 이런 총선 구조에 균열이라도 내달라는 여론이 강하다"고 했다.
그런 가운데 여야 모두 공통적으로 내놓은 밥상머리 민심이 있다. 먹고 사는 경제 문제다. 한 민주당 초선의원은 "당장 먹고 사는 문제가 너무 어려운데 윤석열, 한동훈, 이재명 얘기를 하겠냐"라며 "여야 공천 두고선 정치권만 시끄럽지, 일반 시민들은 관심도 없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s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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