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토크<상>] 이재용 회장 '1심 무죄'…향후 행보에 쏠리는 눈

이중삼 2024. 2. 1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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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기이사 복귀' 여부 관심
새로운 성장 전략 찾아 해외 현장 경영 떠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 관련 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서예원 기자

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박은평·장병문·허주열·황원영·이성락·김태환·윤정원·이한림·정소양·이중삼·송주원·최문정·최의종·최지혜·이선영·우지수·서다빈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정리=이중삼 기자] 본격 시작되는 설 명절을 앞두고 경제계는 시끄러운 한 주를 보냈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가장 큰 화제가 된 뉴스는 바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 대한 '1심 무죄' 판결이었습니다. 이제 경재계의 관심은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 여부로 쏠리고 있습니다. 다만 검찰이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면서 공은 2심으로 넘어가게 됐습니다.

건설업계에서는 부영그룹이 조금 남다른 시무식을 진행한 일이 주목을 받았습니다. 경영 전략 관련 내용보다는 파격적인 '출산지원책'을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최근 저출산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정부에 보조를 맞춘 결정으로 분석됩니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가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의지 소식에 들썩였습니다. 2월 첫 주 코스피가 모처럼 2600선에 복귀하는 등 강세 중심의 장이 이어졌는데요. 특히 코스피 향방을 좌우한 업종이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가장 먼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1심 무죄 선고 소식부터 들어보겠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6일 아랍에미리트(UAE)로 출국하기 전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 도착해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뉴시스

◆ 이재용 회장 무죄…'등기이사 복귀·빅딜 추진'에 쏠리는 관심

-지난 한주, 국내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한 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 대한 법원의 '무죄' 선고였죠.

-맞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는 지난 5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회장, 전·현직 삼성 임직원 등의 1심 선고를 했는데요. 결과는 모두 무죄였습니다. 앞서 이재용 회장은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고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승계하려는 목적으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위법하게 관여한 혐의 등으로 지난 2020년 9월 기소됐는데요. 법원은 두 회사 합병이 이재용 회장의 승계나 지배력 강화가 유일한 목적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부당하다고 볼 수 없고, 비율이 불공정해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쳤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 역시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렇군요. 삼성은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겠네요.

-공식적인 입장을 내진 않았습니다. 다만 2016년 국정농단 사태부터 햇수로 9년째 사법리스크에 시달리고 있었는데, 이 부담을 상당 부분 떨쳐낼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번 재판만 놓고 봐도 약 3년 5개월 동안 해외 출장에 제약을 받는 등 정상적인 경영을 펼치지 못했다는 점에서, 법원의 무죄 선고는 이재용 회장 주도 아래 경영을 정상화시킬 수 있는 재시작점으로 여겨질 수 있는 것입니다. 재계에서도 사법리스크 부담을 던 이재용 회장이 경영 보폭을 넓히며 '뉴삼성' 구축에 속도를 낼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데요. 대한상의를 비롯한 경제단체는 "이번 판결은 우리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불확실성에서 벗어난 삼성이 투자와 일자리 창출 등 국가 경제 발전에 더욱 매진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검찰은 이에 불복해 지난 8일 항소했습니다.

-이재용 회장은 향후 어떠한 행보에 나설 예정인가요.

-정해진 건 없습니다. 재계는 등기이사 복귀, 대형 인수합병(M&A) 추진 등을 거론하고 있는데요. 먼저 이재용 회장이 오는 3월 주총에서 등기이사로 복귀한다면 지난 2019년 이후 5년 만으로, 이달 중순쯤 공개되는 주총 소집 안건을 통해 그 가능성을 엿볼 수 있을 전망입니다. 현재 국내 4대 그룹 총수 가운데 미등기이사는 이재용 회장뿐인데요. 이재용 회장이 등기이사로 복귀해도 역할에는 큰 변화가 없어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주장과 책임경영 차원에서 복귀를 검토할 수 있다는 의견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습니다. 다만 모든 사안에 대해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M&A의 경우에는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죠.

-그간 삼성은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M&A를 지속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왔는데요. 아직 뚜렷한 결과물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이제 이재용 회장이 주도해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대형 M&A를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란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삼성의 M&A 시계는 2016년 하만 인수 이후 사실상 멈춰진 상태인데요. 증권가에서는 "이재용 회장의 9년간 재판이 마무리 단계에 진입함에 따라 M&A, 신규 투자 확대 등의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여 향후 삼성의 기업 가치 제고에 긍정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재용 회장과 관련한 소식이 앞으로도 꾸준히 나올 것 같네요. 지금 이재용 회장은 해외 출장 중이라고요.

-무죄를 선고받은 다음 날 바로 글로벌 현장 경영에 시동을 걸었는데요. 이재용 회장은 설 명절 연휴 동안 UAE 등 중동 국가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를 찾아 주요 사업을 점검할 예정입니다. 이재용 회장은 경영 전면에 나선 2014년부터 명절 연휴를 활용해 해외 사업장을 방문하고, 글로벌 기업인들과의 비즈니스 미팅 일정 등을 소화했는데요. 가족들을 만나지 못하고 타국에서 일하는 임직원을 격려하기 위한 목적도 있습니다. 이번 출장도 글로벌 현장에서 주요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 임직원을 직접 만나기 위한 성격이 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네요.

<하>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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