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당한다” 6000원 순대 1만원에 사 먹게 되는 광장시장 ‘꼼수’

이가영 기자 2024. 2. 10.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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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시장에서 순대 1인분을 주문하자 식당 사장이 "모둠이랑 섞어주겠다"며 손님에게 가격이 더 높은 '모둠순대'를 팔고 있다. /유튜브 '떡볶퀸'

구독자 51만명을 보유한 음식 리뷰 유튜버가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에서 ‘메뉴 바꿔치기’로 더 비싼 음식을 사 먹게 만드는 ‘꼼수 장사’가 이뤄지는 중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유튜브 채널 ‘떡볶퀸’은 지난 8일 ‘무조건 당하니 조심하세요’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떡볶퀸은 “이 수법 당하고는 눈 뜨고 코 베인 느낌이 들었는데, 다른 분들도 동일한 경험을 겪었다고 얘기해줬다”며 2년 전 겪은 ‘메뉴 바꿔치기’ 방법을 설명했다. 순대만 나오는 ‘찹쌀순대’ 6000원, 고기와 함께 제공되는 ‘순대고기모듬’은 1만원에 판매하는 음식점에서 순대를 시키면 사장은 “모둠으로 섞어줄게요”라고 말한다. 대부분 손님은 6000원짜리 순대에 내장을 섞어준다는 의미로 이해하고 “네”라고 대답하게 되는데, 나중에 결제할 때는 1만원짜리 모둠순대 값을 내게 된다.

가게 사장이 "모둠으로 섞어줄게요"라고 말하면 손님은 6000원짜리 '찹쌀순대'가 아닌 1만원짜리 '순대고기모듬'을 먹게 된다. /유튜브 '떡볶퀸'

떡볶퀸은 “2년이 지난 현재도 동일한 방식으로 순대를 파는지 궁금했다”며 광장시장을 다시 찾았다. 찹쌀순대는 8000원으로 가격이 올랐고, 모둠순대는 1만원으로 가격이 같았다. 떡볶퀸은 “떡볶이 하나랑 순대 하나 주세요”라고 주문했고, 가게 사장은 “순대는 골고루 모둠이랑 섞어드릴게”라고 말했다. 떡볶퀸은 결국 1만원짜리 모둠순대를 먹게 됐다.

떡볶퀸은 “이 집의 순대 판매 수법이 변함없는 걸 확인했더니 다른 매장들도 동일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을지 궁금해졌다”며 광장시장 내 순대와 모둠순대를 파는 다른 매장을 방문했다. 동일하게 “떡볶이 하나, 순대 하나”를 주문하자 이번 가게 사장은 “순대는 섞어서 줄게”라며 모둠순대를 판매했다.

순대를 주문하자 사장은 "섞어서 주겠다"며 1만원짜리 순대고기모듬을 판매했다. /유튜브 '떡볶퀸'

떡볶퀸은 “그나마 앞집은 ‘모둠’이라는 단어로 언질을 주긴 했지만, 이 집은 당연하다는 듯이 ‘섞는다’고 말씀하시며 가격을 올려 판매하시더라”고 했다. 이어 “저는 분명 순대를 주문했다”며 “광장시장 처음 오는 손님 중에 이걸 알아차리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느냐”고 의문을 표했다.

물론, 광장시장 내 모든 식당이 다 이런 식으로 음식을 판매하지는 않았다. 떡볶퀸이 세 번째로 간 식당 사장은 ‘순대 하나’ 주문에 기본 순대 8000원 가격을 알려줬다. 떡볶퀸이 ‘모둠순대’를 물어보자 그제야 “2000원 더 보태서 고기도 있는 모둠을 먹는 게 낫다”고 했다.

세 곳의 모둠순대 맛을 본 떡볶퀸은 마지막 식당의 음식이 가장 맛있었다며 “모둠순대 먹을 거면 이곳을 가라”고 추천했다.

광장시장은 지난해 유튜브 영상으로 홍역을 치렀다. 1만5000원짜리 모둠전을 시켰는데, 양이 지나치게 적은 모습에 ‘바가지요금’ 논란이 일었다. 상인회는 논란이 커지자 해당 노점에 영업정지 10일 처분을 내렸다. 이어 광장시장 상인 전체가 모여 결의대회를 열고 변화를 다짐했다. 이들은 “적정한 가격에 적정한 양을 제공하는 가격 표시제를 철저히 준수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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