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웃고 우리는 ‘울상’… 4대 금융지주 2023년 실적 희비 엇갈려

이병훈 2024. 2. 10.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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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KB국민·신한·하나·우리) 금융지주의 지난해 실적에 희비가 엇갈렸다. KB금융그룹은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리며 ‘리딩금융’ 지위를 탈환한 반면, 우리금융그룹은 당기순이익이 20% 가까이 감소하면서 역성장했다. 하나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은 실적이 소폭 하락했다. 4대 금융지주 전체적으로 부실대출 등에 대비한 대손충당금을 대폭 늘리면서 전체 이익은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다.

사진=연합뉴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지분 순이익 기준)이 4조631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4조1530억원) 대비 11.5% 늘어난 것으로, 기존 최대였던 2021년(4조4095억원)보다도 5% 많은 기록이다.

지난해 KB금융의 순이자이익(12조1417억원)은 전년보다 5.4% 늘었다. 그룹과 은행의 2023년 연간 순이자마진(NIM)은 각 2.08%, 1.83%로 1년 사이 각각 0.12%포인트, 0.1%포인트 높아졌는데, KB금융은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순수수료이익(3조6735억원)도 4.5% 불었다. 카드이용금액은 전년 수준에 머물렀지만, 주식 약정금액 증가로 증권수탁수수료가 늘었기 때문이다.

KB금융지주 측은 “지난해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도 그룹의 주요 부문이 고른 수익 창출력을 이어간 결과 영업이익 증가율이 역대 최고 수준인 17.8%를 기록했다”며 “반대로 전사적 비용 효율성 개선 노력의 결실로 영업이익경비율(CIR)은 역대 최저인 41%로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반면 우리금융은 실적이 대폭 감소했다. 우리금융은 지난 한 해 2조516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2년(3조1416억원) 대비 19.9% 감소한 수치다. 그룹영업이익은 전년 수준을 유지했으나, 충당금과 민생금융지원을 대폭 늘리면서 전체 순이익이 감소했다.

그룹 전체 순영업수익은 9조8374억원으로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이자이익은 8조7430억원으로 전년 대비 0.5% 증가했다. 비이자이익은 1조948억원으로 전년 대비 4.7% 줄었다. 민생금융지원 수치가 반영된 것으로 이를 제외시 전년 대비 약 10% 증가한 실적을 달성했다는 설명이다. 

서울 시내에 설치되어 있는 주요 은행들의 현금인출기. 연합뉴스
대손비용은 1조880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12.4% 늘어난 규모다. 지난 상반기에 미래 경기전망 조정 등을 반영해 2630억원의 선제적 충당금을 적립했고, 4분기에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금융시장 불확실성에 대비한 선제적 충당금으로 약 5250억원을 추가 인식했다.

우리금융 측은 “민생금융지원 등 일회성 비용과 금융시장 불확실성에 따른 선제적 비용을 반영하며 위기대응력을 강화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하나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은 소폭 감소한 순이익을 기록했다. 하나금융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조4516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5706억원) 대비 3.3% 감소했다. 그룹의 연간 핵심이익은 이자이익(8조9532억원)과 수수료이익(1조7961억원)을 합한 10조74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36%(387억원) 증가했다. 다만 경기 불확실성에 대비해 충당금 등 전입액은 전년 말 대비 41.1%(4998억원) 증가한 총 1조7148억원을 적립하면서 순이익이 감소했다는 분서기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 우량자산 중심으로 대출이 늘어난 가운데 비이자이익도 확대됐으나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하고 투자은행(IB) 자산 관련 평가손실 등 비경상적 비용을 인식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은 8일 공시를 통해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4조3680억원으로 집계돼 역대 최대 기록인 2022년(4조6656억원)보다 6.4% 줄었다. 다만 당시 일회성 이익(증권 사옥 매각 이익 세후 3220억원)을 고려하면 비슷한 실적이다.

지난해 신한금융의 이자이익(10조8179억원)은 전년보다 2.1% 늘었다. 비이자이익(3조4295억원)은 51%나 불었다. 수수료 이익이 개선된 데다 2022년 급격한 금리 상승에 따른 유가증권 부문 손실이 사라졌기 때문이라는 게 신한 측의 설명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실수요 중심의 기업 대출 성장을 통해 이자 이익을 방어했고, 유가증권 포트폴리오 관리를 통해 비이자이익이 증가하는 등 견조한 이익 창출력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KB금융그룹은 2년 만에 ‘리딩금융’ 지위를 재탈환하게 됐다. 2021년에는 KB금융이 연간 4조4010억원 순이익을 내 신한금융(4조193억원)을 앞섰으나, 2022년에는 신한금융이 KB금융을 앞지른 바 있다.

4대 금융지주 전체의 지난해 순이익은 14조9682억원을 기록해 전년(15조5075억원) 대비 소폭 감소했다. 손실에 대비해 충당금을 늘리면서 전년 대비 순이익 규모가 소폭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이병훈 기자 bh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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