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닭을 누가 먹냐고?…해체쇼 직관하고 먹는 토종닭 오마카세 [푸디人]
그동안 이곳 앞을 수백번 지나면서 ‘믿거(믿고 거르다)’한 것은 상호명이 주는 평범함 때문이다. 밖에서 보기에는 막걸리와 파전쯤을 주는 식당 정도로 치부했다.
그러나 우연히 지인의 소개로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스카치 위스키 중 강한 피트감으로 유명한 ‘라프로익’ 공병이 가득한 것을 보고 털이 곤두섰다. 라프로익은 작년 윤석열 대통령이 찰스 3세 영국 국왕에게 선물로 받은 위스키로 평소 찰스 3세가 가장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제 ‘위린이’ 정도 밖에 안되는 위스키 짬이지만 주인장의 심상찮은 위스키 내공에 일단 압도됐다.
첫 방문에서는 6종의 위스키가 나오는 ‘위스키 샘플러’로 흥을 돋웠다. 수육과 굴전 등 안주도 수준급이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예약하지 않으면 영접하지 못하는 토종닭 오마카세가 궁금해졌다.
폭발하는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그 다음주 바로 토종닭 오마카세를 예약해 현장을 접수했다. 그리고 그동안 기름에 튀긴 ‘치킨’에 만족하고 닭의 진정한 맛을 외면하고 살았던 지난 날들이 아쉬웠다.
공장에서 깨끗하게 손질되어 나온 닭에 익숙한 도시인들에게는 사실 닭고기를 먹으면서 닭알을 접할 기회는 전혀 없다. 난소나 난관 안에 있는 닭알은 달걀의 노른자라고 보면 된다. 굽기 전에는 닭알 내부가 액체 상태여서 소중히 구워야 한다. 익기 전에 터지기라도 하면 맛도 못 보고 숯불에 태워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맛은 살짝 그을린 삶은 달걀 같다고나 할까? 고소하다~
또 하나는 소리레스(そりレース)이다. 이걸 먹기 전에는 이런 부위가 있다는 것을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
프랑스어로 ‘바보는 그것을 남긴다’는 뜻의 소리레스는 닭 허벅지의 바깥 부분에 튀어나온 부분을 말한다. 닭의 몸에서 가장 많이 움직이는 부위여서 뛰어난 탄력과 맛을 자랑한다. 허리뼈의 움푹 들어간 곳에 숨어있어 찾기가 쉽지 않다.
흔히 먹는 치킨의 경우 다리 윗부분인 넓적다리에 붙어 있는 경우가 있을 테지만 이를 알고 먹는 한국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다리가 두 개인 닭 한 마리에서는 2개 밖에 나오지 않으니 희소 부위이다.
이 집의 또 다른 별미는 주인장이 만든 특제 소스이다. 유자향이 풍부한 고추냉이인데 닭구이와 함께 먹으면 느끼함을 잡아주고 감칠맛을 돋운다.
위스키 양은 비커에 정확하게 20mL가 나오는데 취할 목적이 아니고 풍미를 즐길 정도라면 남자 3명이 샘플러 1개만 시켜도 충분할듯하다.
가슴살, 종아리, 허벅지, 윙, 봉으로 크게 나눠 기름에 튀긴 치킨을 주로 즐기는 우리보다는 일본이 닭에 대해 더 진심인 듯하다.
그렇다면 닭의 부산물은 총 몇종류나 될까? 축산물품질평가원에도 물어보고 했지만 딱히 우리나라에서는 그 답을 찾기가 어려웠다. 그러던 중 일본에서 희한한 장난감을 발견해 대략 추정해 볼 수 있다.
닭의 부위를 퍼즐로 만든 장난감(?)인데 이 제품을 보면 닭의 부위를 총 38가지로 나눠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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