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두 '전설'의 만남…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배우 신구·박근형

강지영 2024. 2. 10.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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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 "회가 거듭될수록 매진…신기한 경험"
박근형 "전석 매진…기분 좋아 자다가도 벌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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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뉴스룸 / 진행 : 강지영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정확한 내용은 영상을 통해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요즘 공연계에선 이 작품의 인기가 뜨겁습니다.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의 배우 신구 선생님, 박근형 선생님을 <뉴스룸>에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오늘 사실 시청하고 계신 분들이 깜짝 놀라실 것 같아요. 제가 분명히 신구, 박근형 선생님 모셨다고 했는데 이분들은 누구신가. 의상이 너무… 이렇게 하고 인터뷰하신 적이 처음이시라면서요?

[신구/배우 : 처음이죠. (웃음) 내 기억으론 그래요. 근데 처음에는 좀 어색할 것 같다 생각했는데, 막상 입고 여기 있으니까 편해요. 마음이.]

[박근형/배우 : 이런 건 아마 젊은 사람들만 했을 것 같아요. 만약에 하라 그러면. 근데 우리 쪽에 '꼭 한번 해보자' 이렇게 해서. 이제 형님한테 살짝 말씀을 드렸더니, 형님이 '오케이'.]

[앵커]

근데 너무 멋지세요. 지금 어쨌든 이 의상 그대로 연극을 하시는 거죠?

[신구/배우 : 물론이에요. 조금도 가감된 게 없습니다.]

[앵커]

여기에 이제 분장만 조금 더 하는 정도로만, 그렇죠. 두 분이 이제 함께 호흡을 맞추고 계신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가 정말 연일 전석 매진을 기록하면서 많은 사랑 받고 있습니다. 좀 그 인기를, 사랑을 실감하세요? 어떠세요?

[신구/배우 : 실감하죠. 처음 몇 번은 뭐 그럴 수도 있겠다 싶은데, 회가 거듭될수록 매진이 된다니까. 신기하기도 하고, 저도 처음 경험해 보는.]

[박근형/배우 : 그게 그냥 하루 사이에 그냥 확 달라지면서 이렇게 되니까,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요. (아, 너무 기분 좋으셔서.) 처음이에요. 배우 한 지 한 65년 차 되지만 이런 경험은 처음이고, 우리 연극사에도 이렇게 50회가 전회가 매진되는 것도 이건 아마 처음일 것 같아요. 형님하고 저는 역사의 한가운데 서 있습니다.]

[앵커]

두 분이 만나셨기 때문에 그 역사가 만들어졌다고 생각을 합니다.

[박근형/배우 : 그랬을까요?]

[신구/배우 : 그런 결과겠죠. (웃음)]

[앵커]

두 분께서 오래전부터 꼭 해보고 싶었던 작품이라는 건 제가 인터뷰를 통해서 봤는데 총 50회, 주 6회 공연의 원캐스트. 극도 사실 난해하고 어려운데 이렇게 일정까지 이러니까, 정말 이걸 하겠다라는 게 마음먹기가 정말 쉽지 않으셨을 것 같아서요.

[신구/배우 : 처음에 그렇게 생각했죠. 또 이제 나이 들다 보니까, 뭐 여건이 신체적으로나 또 정신적 기억력이거나. 이런 데 여러 가지 장애들이 있잖아요. 그래서 선택하는 데 좀 망설였죠. 근데 지금 말씀하시다시피 이거 해보고 싶은 작품이었는데 이 기회 놓치면 기회가 없을 것 같고, 그래서 좀 무리를 했다 싶게 결정을 했습니다.]

[박근형/배우 : 아, 이 형님은 가끔가다가 그 말씀을 하는데 겁이 덜컥 나요. 마지막일지도 모른다고 자꾸 얘기를 하니까 겁이 나요. 마지막일 수가 없어.]

[신구/배우 : 난 그런 의미죠. 어지간히 살았으니까…]

[박근형/배우 : 그래도 그렇지, 희망을 줘야지. 젊은이들한테.]

[앵커]

아이고, 네네 맞습니다.

[박근형/배우 : 저는 이제 이 작품을 보면서 너무 하고 싶으니까. 더더군다나 형님이 해. 그래 나는 얼마나 좋아요. 나는 편하죠.]

[앵커]

형님이 함께하기에 더 하고 싶으셨다. 그러셨군요. 이번이 첫 호흡이시라면서요? (네, 맞습니다.) 어떠세요?

[박근형/배우 : 연극은 이번에 처음이니까. 워낙에 베테랑이시고, 워낙에 또… (아유, 과찬.) 그러니까 걱정할 게 하나도 없어요. 눈빛만 봐도 알죠. 그리고 어떤 움직임을 요구하시는지도 알고. 눈빛을 금방 보면 아니까, 금방금방 고쳐가서 할 수 있죠. 그러니까 걱정할 게 하나도 없었어요.]

[앵커]

그 파트너 얘기를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신구 선생님은 어떠십니까?

[신구/배우 : 같습니다. 내가 그러잖아요. 과찬이라고, 저한테.]

[앵커]

마사지기로 마사지도 해주신다면서요. 인터미션 때 그 사이에 또.

[신구/배우 : 손수 가져와서 그 아픈 부위를 이렇게 마사지 해줘요. 너무 고맙죠.]

[박근형/배우 : 형님이 고통스러워하시는데, 우리 지금 잘하고 있는데 이거 진짜 찬 물 끼얹는 거죠. 어디 불편하시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그런 거지, 내가 무슨 꼭 형님을 사랑해서 그런 건 아니죠. (웃음)]

[앵커]

사랑하시는 것 같은데요. 에이, 사랑하시면서 왜 말씀은 또 그렇게…

[박근형/배우 : 아프시면 안 되죠, 절대.]

[앵커]

그런데 순간적으로 대사가 기억이 안 나시거나 그럴 때, 애드리브 어떻게 대처하실까도… 관록의 배우들은 어떻게 대처하실까 궁금해서.

[신구/배우 : 그 임기응변이라 그럴까. 가까운 대사 단어를 잘 찾아내요. 그래서 넘깁니다.]

[앵커]

그냥 비슷한 대사를 이렇게 쓱 넘기시는.

[박근형/배우 : 형님, 이거 영업 비밀인데… (웃음)]

[신구/배우 : 그렇다고… 근데 전 그런 게 좀 부족해요. 그래서 막히면 그냥 막히는 대로 또 찾으려고 애쓰는데, 우리 박근형씨는 가장 근접한 단어를 찾아내서.]

[앵커]

딱 이렇게, 싹 스무스하게 이렇게 넘기시는군요. 그게 또 영업비밀이었다. 오늘 새로운 걸 저희가 알게 됐습니다. (웃음) 신구 선생님께선 좋아하시는 대사로 "우린 전부 미쳐서 태어나 죽을 때까지 미쳐 있는 놈도 있지"라고 꼽으셨습니다. 이걸 꼽으신 이유가 '꼭 내 얘기 같아서'라고 말씀하셨어요.

[신구/배우 : 글쎄요. 이 연극을 선택하고 나서 평생 다른 직업 하나도 가져본 적 없고, 오로지 하늘에서 내려온 동아줄만 생명의 줄처럼 이것만 붙들고 있으니, 내가 날 보면 좀 미친놈 같아요. 이렇게 살지 말고 좀 편하게 뭐 다른 것도 선택하면서 다양하게 살 수도 있었을 텐데, 왜 이것만 붙들고 이렇게… 내일모레 이제 해가 질 텐데, 그러니까 내가 '아 이 말이 나를 두고 한 말 같다' 이런 말씀을 드린 거지.]

[앵커]

박근형 선생님께서는 "이제 밤이 됐구나" 이 대사를 가장 좋아한다고 꼽으셨어요.

[박근형/배우 : 열정적으로 살다가 그냥 지치고 뭐 하는데도, 계속 우리가 삶이 그렇잖아요. 뭐 있는 사람이나 없는 사람이나 자기가 소망하는 걸 위해서 열심히 살다가, 지치고 지쳤을 때 해가 딱 지고 밤이 오면 쉬는 시간이잖아요. 그 잠시나마 그 휴식. '이제 밤이 됐구나' 여러 가지 마음이 있죠. '이제 우리도 끝이로구나'하는 의미도 있고, 내일에 대한 희망도 있고. 그런 여러 가지 의미가 있어서 좋더라고요.

[앵커]

하루의 끝이자 내일을 위해서 쉴 수 있는 시간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좋아하신다. 그렇군요. 사실 누구에게나 고도가 가진 의미가 다르겠지만, 신구 선생님은 어떠실까요?

[신구/배우 : 평생 연극을 하면서 살았는데, 지금 오늘과 같은 우리 그 반응. 관객이 그렇게 모여주신 거. 그리고 서로 그 순간순간마다 같은 대사를 놓고 즐기잖아요. 느끼고, 울고… 그게 감동이죠. 같이 호흡한다는 게. 그게 나는 내가 살아왔던 그 기다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요.]

[박근형/배우 : 저는 이제 평생을 한 가지 일을 쭉 해오면서도, 제가 가질 수 있는 거는 희망은 명예롭게 제 일을 해내는 거죠. 그래서 어느 작품이든지 와닿으면 최선을 다해서 그 작품을 표현하는데 애를 쓰는 것을 일상으로 삼아야죠, 이제.]

[앵커]

설을 맞아서 시청자분들께 덕담 한 말씀, 인생 선배로서 뭔가 얘기해 주고 싶은 게 있으시다면 부탁드리겠습니다.

[신구/배우 : 안녕하세요. 신구입니다. 요즘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하느라고 의상을 입은 채 이렇게 나와서 인사드리게 됐습니다. 이제 입춘도 지나고 환절기가 돼서 여러분들 감기에 특히 조심하고, 내내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박근형/배우 : 안녕하세요. 박근형입니다. 이제 좋은 음식 자시고, 깨끗하게 해서 손주들 재롱도 보고, 가족끼리 다 즐거우신데 이런 모습으로 나와서 죄송합니다. 다음에는 아주 멋지게 나와서 좀 인사드리겠습니다. 새해에는 모두 그저 가정이 다 편안하시고 하시는 일마다 다 잘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앵커]

감사합니다. 사실 두 분이 평소에 굉장히 멋쟁이로 소문나 계셔서, 다음에 멋진 모습으로 다시 한번 또 뵐 수 있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오래오래, 또 연극에서도 멋진 모습 보여주세요. 인터뷰 마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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