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21연패··· 설날 셧아웃 수모 페퍼저축은행, 답이 안보인다
21연패.
페퍼저축은행이 여자 배구 단일 시즌 최다연패의 불명예를 끝내 피하지 못했다. 시종일관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완패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설인 10일 경기 화성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경기에서 IBK기업은행에 세트스코어 0-3(13-25 12-25 19-23)로 셧아웃 패배를 당했다.
1세트부터 맥없이 내줬다. 세트 초반 공방을 주고받았지만, 5-5 동점 이후 점수 차가 죽죽 벌어졌다. 주포 박정아가 이따금씩 점수를 올렸을 뿐 상대 수비에 철저히 막혔다. 리시브가 흔들리면서 질 좋은 토스가 나오지 않았고, 자연히 상대 블로킹에 매번 막혔다. 지난 경기 어깨 통증으로 결장했던 외국인 주포 야스민 베다르트(등록명 야스민)가 선발 복귀했지만 존재감이 없었다.
2세트 양상도 다르지 않았다. 6-6 동점에서 내리 5실점 하며 급속도로 무너졌다. IBK기업은행 좌우쌍포 아베크롬비와 표승주의 공격에 수비진이 뻥뻥 뚫렸다.
페퍼저축은행은 마지막 3세트 들어 기력을 쥐어짰지만, 세트를 가져오지는 못했다. 19-20 막판 접전 상황에서 1점도 따내지 못하고 그대로 세트를 내줬다.
페퍼저축은행은의 이날 리시브 효율은 30%, 공격 성공률은 27.5%에 그쳤다. 블로킹은 3 대 10으로 3배 넘게 차이가 났다. 주포 박정아가 9득점 했지만, 범실 5개를 기록했다. 야스민은 공격 성공률 20%에 6득점 하는데 그쳤다. 몸 상태가 온전치 않은 야스민이 공격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결과적으로 다른 선수들의 수비 부담만 오히려 더 커졌다.
IBK기업은행은 아베크롬비(20득점)가 공격을 주도했고, 황민경(11득점)과 표승주(10득점)가 뒤를 받쳤다. 리그 블로킹 1위 최정민(9득점)도 이날 블로킹으로 4점을 더 올렸다.
지난 GS칼텍스전에서 두 세트를 먼저 따는 등 선전하고도 역전패하며 단일 시즌 최다 연패 타이인 20연패를 했던 페퍼저축은행은 결국 새로운 불명예를 떠안았다.
이날 경기 전 “최다연패를 한국에서 남기고 싶지 않다”고 했던 조 트린지 감독은 고개를 떨궜다.
트린지 감독은 “원하던 플레이가 나오지 않았다”며 “야스민이 100% 몸 상태가 아니었단 걸 감안하더라도, 이런 식으로 경기를 하고 싶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오는 16일 광주 홈에서 정관장과 맞붙는다.
승장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3세트 들어 페퍼저축은행에 추격을 당하면서도 좀처럼 작전 타임을 부르지 않았던 것에 대해 “선수들 스스로 위급한 상황을 이겨내기를 바랐다”면서 “오늘은 어떻게 해도 이길 것 같았다”고 말했다. 페퍼저축은행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한 마디였다.
화성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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