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매입도 안 통하네…박진영 양현석 투자 손실액 보니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cay@mk.co.kr) 2024. 2. 10.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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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석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왼쪽),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창의성총괄책임자(CCO). [사진 = 각사]
지난해 잘나가던 엔터주가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이면서 지난달 자사주 매입에 나섰던 엔터테인먼트 수장들이 수억원대 평가손실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들은 주가 추락을 방어하기 위해 대규모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한 모습이다.
자사주 매입효과 끝?…수익률 마이너스 전환
10일 증권가에 따르면 JYP Ent. 주가는 최대주주인 박진영 창의성총괄책임자(CCO)가 자사주를 사들인 지난달 17일부터 지난 8일까지 8.20% 하락했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도 최대주주인 양현석 총괄 프로듀서가 자사주를 매입한 지난달 18일부터 지난 8일까지 1.86% 떨어졌다.

이들 종목의 주가 수익률은 지난달 17일부터 이날까지 코스닥시장 수익률(-0.77%)보다 낮은 것은 물론 코스피 상승률(7.57%)에는 훨씬 못 미쳤다.

박진영 CCO와 양현석 총괄은 자사주 매입 후에도 주가가 연일 하락한 탓에 평가손실을 보는 상황이다. 이들의 자사주 평균 취득 단가는 현 주가보다 높은 수준으로, 올해 매수분의 수익률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주가 하락 여파로 수장들의 손실금액도 커지고 있다. 박진영 CCO는 해당 기간 자사주 투자로 약 4억원(-8.31%)의 평가손실을 기록 중이다. 양현석 총괄의 이번 투자 성과도 약 5억원(-2.55%) 손실이다.

만약 지난달 17일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 주식을 200억원어치 샀다면 약 9억원(4.37%)의 수익을 냈을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자사주 매입 금액이 가장 컸던 수장은 양현석 총괄이다. 그는 지난달 18일부터 사흘간 자사 주식 46만1940주(평균가 4만3305원)를 장내 매수했다. 총 매수 금액은 200억원이다. 양 총괄의 지분율은 기존 16.8%에서 19.3%로 높아졌다.

앞서 박진영 CCO 역시 지난달 17~18일 이틀간 50억원어치의 자사 주식 6만200주(평균가 8만3000원)를 장내 매수했다. 그의 지분율은 기존 15.22%에서 15.37%로 상승했다.

주가 부양 효과 ‘글쎄’…국민연금도 지분 축소
두 종목은 자사주 매입 효과로 ‘반짝’ 상승한 뒤 다시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통상 자사주 매입은 주가가 ‘바닥’이라는 신호로 받아들여져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지만, 상승세는 오래 가지 못했다.

JYP Ent. 주가는 자사주 매입 사실을 공시한 다음날 주가가 2% 가까이 상승했으나 이내 하락 전환했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도 공시가 나왔던 지난달 23일부터 4거래일 연속 소폭 상승한 뒤 다시 내리막길을 걸었다.

국내 증시의 ‘큰손’ 국민연금은 곧바로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섰다. 국민연금은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지분 1.49%를 처분해 지분율이 4.29%라고 지난 1일 공시했다.

두 종목의 주가 부진은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전망되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JYP Ent. 488억원,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80억원이다.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는 수준이다.

JYP Ent.는 걸그룹 있지(ITZY)의 앨범 판매량이 저조한 점도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경우 블랙핑크 멤버들의 개인 전속계약이 무산된 뒤로 하락세를 탔다.

증권가들도 이들 종목에 대한 눈높이를 잇따라 낮추고 있다. 올 들어 JYP Ent.의 목표가를 내린 증권사 10곳의 목표주가 평균은 11만6000원대다. 같은 기간 와이지엔터테인먼트 목표가를 하향한 증권사는 6곳으로, 평균 목표주가는 6만3000원대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JYP Ent.는 연이은 앨범 판매량 역성장으로 투자심리가 극도로 악화됐다“면서도 ”다만 판매량 역성장이 아티스트 피크아웃을 의미하지는 않아 오히려 차기작 판매량 반등과 공연 규모 확대를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김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올 1분기부터 베이비몬스터 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때문에 흥행이 가시화될 경우 신규 지식재산권(IP)의 매출 기여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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