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부상' 후 울먹였던 이주연, 1년 만에 트라우마 탈출 "대단하다, 보통 2년 걸리는데" 감독도 놀랐다

양정웅 기자 2024. 2. 10.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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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삼성생명 이주연. /사진=WKBL
선수로서는 치명적인 부상을 입고도 마치 다친 적이 없는 듯 맹렬히 플레이하고 있다. WKBL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의 이주연(26)이 성공적인 귀환을 알리고 있다.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은 9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BNK 썸과 원정경기를 앞두고 "이주연이 (수비에서)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다. 대단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삼성생명은 10일 기준 시즌 25경기에서 13승 12패(승률 0.520)를 기록 중이다. 잇단 부상자 속출로 인해 어려운 출발이 예상됐지만 이해란, 신이슬 등 젊은 선수들이 초반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쳐줬다. 여기에 시즌을 치르면서 배혜윤이나 키아나 스미스 등도 몸 상태를 점차 회복하며 살아나고 있다.

이주연 역시 부상에서 돌아온 선수다. 그는 지난 2022년 12월 26일 우리은행과 홈 경기에서 1쿼터 리바운드 경합 도중 착지 과정에서 왼쪽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큰 부상을 당했다. 고통 속에 울먹이는 소리가 중계에 잡히며 팬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주연은 지난 3월 구단 유튜브와 인터뷰에서 "어쩌다가 다쳤는지 궁금해서 다시 보다가, 울진 않았는데 눈물이 흘렀다"고 말했다.

삼성생명 이주연(맨 아래)이 지난 2022년 12월 26일 우리은행전에서 착지 도중 무릎을 다쳐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WKBL
불행 중 다행으로 이주연은 십자인대 이외에는 부상을 입지 않았다. 임 감독은 "연골 쪽은 이상이 없었다. 연골은 십자인대보다 더 힘들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십자인대 파열 자체가 대형 악재였다. 임 감독은 "여자 선수들은 보통 (복귀까지) 2년 정도 걸린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이주연은 꾸준히 재활에 매달렸고, 예상 외로 빠른 회복 속도를 보였다. 시즌을 앞두고는 본격적으로 훈련을 소화할 정도로 상태가 나아졌다. 결국 그는 지난해 11월 6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렸던 하나원큐와 2023~24시즌 홈 개막전에서 선발로 나섰다. 무려 315일 만의 코트 복귀였다. 이날 32분 55초를 소화한 이주연은 9득점 8리바운드를 기록했고, 저돌적인 플레이를 선보이며 부상 후유증을 날려버렸다.

이후 이주연은 선수 보호 차 결장한 경기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게임을 정상 소화하고 있다. 신이슬과 조수아, 키아나 스미스 등 가드 자원이 많은 팀 상황상 플레이 타임을 많이 가져가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호재였다. 그는 9일 게임까지 올 시즌 23경기에 출전, 평균 26분 41초를 소화하며 7.7득점 5.2리바운드 3.4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공격에서는 3점슛 성공률이 다소 아쉬운 모습이지만(21.3%), 시즌을 치를수록 득점력이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수비에서는 과감하게 상대를 끊는 모습을 보이며 임 감독이 주문한 공격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어떨 때는 컨트롤이 잘 되지 않으면서 파울 트러블에 걸릴 때도 있지만, 이런 모습으로도 상대를 주춤하게 만들 수 있다.

이주연(왼쪽)이 경기 중 볼 경합을 펼치고 있다. /사진=WKBL
임 감독은 "십자인대가 끊어지고 복귀해서 이렇게 뛴다는 건 굉장히 몸이 좋은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주연이) 처음엔 트라우마가 있었다"고 말하며 "무릎 상태가 괜찮고, 허리 등이 안 좋긴 한데 상태 괜찮으니까 극복이 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런 활약 속에 이주연은 올스타 팬 투표에서 1만 4734표를 회득, 지난달 7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WKBL 올스타전에 핑크스타(주장 박지현) 소속으로 출전했다. 지금까지 이주연은 올스타전 출전과는 인연이 없었다. 두 차례 올스타전에서 특별공연을 했던 그는 2021~22시즌 처음으로 선발됐으나 코로나19로 행사가 취소됐다. 이어 지난 시즌에도 올스타에 뽑혔지만 부상으로 인해 나오지 못했다.

인성여고를 졸업하고 2016~17시즌 삼성생명에 입단한 이주연은 2017~18시즌 신인왕 수상을 시작으로 매년 출전시간을 늘려가며 기회를 얻었다. 특히 2021~22시즌에는 28경기에서 평균 32분 36초를 뛰며 10.7득점 4.8리바운드 3.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런 활약 속에 이주연은 2022년 구단과 계약기간 5년, 연봉 총액 2억 1000만 원의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을 맺었다. 구단의 기대만큼 이주연은 점점 본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이제 이주연에게 남은 건 플레이오프 우승이다. 그는 2020~21시즌 팀의 챔피언결정전 우승 당시에는 발목 부상으로 플레이오프 2경기 출전에 머물렀고, 지난해 BNK와 플레이오프 때는 아예 나오지 못했다. 그는 3년 만에 플레이오프 출전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생명 이주연(왼쪽)과 임근배 감독. /사진=WKBL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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