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볼 열기 못잖아요"…심판·해설진 "있을 건 다 있는" 퍼피볼
미국 프로풋볼(NFL) 슈퍼볼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미국 내 최대 스포츠 축제를 앞두고 선수들은 몸풀기와 컨디션 조절에 최선을 다하고 있고, 경기 결과를 맞추는 도박 판돈만 30조원이 넘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슈퍼볼은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 1억1000만명의 미식축구 팬들이 고대하는 행사이기도 하다.
그런데 슈퍼볼 선수들 못지 않게 1년간 준비해온 대형 경기를 앞두고 몸풀기와 컨디션 조절에 힘쓰는 선수들이 있다. 바로 슈퍼볼 기간에 나란히 열리는 강아지들의 미식축구 경기 '퍼피볼' 참가 견들이다.
AP통신에 따르면 올해 20회를 맞은 퍼피볼(Puppy Bowl)이 11일(현지시간) 애니멀 플래닛, 디스커버리, TBS, 트루TV, 맥스, 디스커버리에서 동시 방송될 예정이다. 첫회 대회는 600만명, 지난해 대회는 1320만명이 대회를 시청했는데, 이는 올해 폭스에서 방영한 에미상 시상식 시청자가 430만명에 비해 훨씬 많은 규모다.
퍼피볼은 슈퍼볼 시즌에 맞춰 미국 동물 전문 채널인 애니멀 플래닛이 주최하는 대회다. 대회 규칙은 간단하다. 20마리의 강아지들이 플러프, 러프 두 팀으로 나눠서 강아지 먹이가 들어있는 장난감을 엔드존까지 물고 가거나 던지면 점수를 획득한다. 언뜻 보기엔 아무 규칙 없이 강아지들이 뛰어노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심판과 해설진, 관중까지 대회에서 갖춰야 할 요소는 다 갖춰져 있다. 동물 애호가, 애견인들은 슈퍼볼 못지 않은 열기로 대회를 시청하며 열렬히 응원한다.
사실 이 대회에는 사연이 있다. 유기견 입양을 장려하는 대회로, 경기에 참가하는 강아지들은 모두 보호소에서 지내고 있는 유기견들이다.
또한 대회에서는 다양성을 위해 가능한 많은 종이 참가하도록 노력한다. 인기가 많은 종은 입양이 잘 되지만 상대적으로 인기가 덜한 종은 입양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신경 쓰는 것이다. 강아지 입양을 원하는 이들은 경기 중 전화나 온라인으로 입양을 신청할 수도 있다. 그 결과 현재 퍼피볼에 참가한 유기견의 입양률은 100%에 달한다. 이런 취지를 높이 산 디스커버리, TBS 등 주요 채널이 대회를 앞장서서 중계하며 인기 있는 대회로 자리 잡았다.
AP통신은 "퍼피볼은 2005년 슈퍼볼의 카운터 프로그래밍으로 시작됐다. 개들은 장난감을 가지고 모든 골 라인을 넘으면 득점하지만, 실제로는 귀여운 옷을 입은 사랑스럽고 서투른 강아지들이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꼬리를 격렬하게 흔들고, 카메라를 핥는 것을 보는 것을 즐기는 시간"이라면서 "대회의 취지는 동물 입양을 장려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대회의 심판인 댄 섀크너씨는 "우리는 항상 매년 같은 메시지를 전한다. 사지 말고 입양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매년 약 39만마리의 개가 보호소에서 안락사되고 200만 마리가 보호소에서 입양된다. 섀크너씨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보호소를 찾는 개가 줄었지만 이후 다시 심각하게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기견 보호단체 중 플로리다 리틀 도그 레스큐(Florida Little Dog Rescue)는 올해 마리의 애견 선수와 2명의 명예의 전당 입성자를 배출했다.
개들은 팀 플러프(솜털팀)와 팀 러프(주름팀)로 나뉘고 각 개들은 슬릭 릭(Slick Rick), 제이포(J-Paw) 같은 별명과 '에픽 엔드 존 댄스(Epic end zone dance)' 같은 특기가 주어진다. 개들은 자유롭게 장난을 칠 수 있지만, '스포츠 정신에 어긋나는 행동'과 '과도하게 짖는 행동' 같은 것을 하면 제재를 받을 수 있다. 올해는 가장 내성적인 강아지에게 주어지는 '언더독 어워드'가 새로 생겼다.
대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올해 방송에는 수십 명의 자원봉사자와 600개의 배변패드, 200개의 배변 주머니, 10봉지의 간식, 30개의 물그릇, 18대의 카메라가 동원된다. 슈퍼볼의 하프타임 쇼에 비견할 만한 고양이 하프타임 쇼도 열린다.
올해는 131마리의 개가 등장하는데 13년 전의 59마리에서 2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73개 보호소 및 구조단체 출신으로, 참가 요건은 생후 3~6개월 사이면서 친구들과 함께 경기장에 있을 수 있을 만큼 건강하고 튼튼하면 된다. 또 미리 훈련받지 않은 개여야 한다.
섀크너씨는 "우리는 조련사와 함께 앉아있는 쇼 독 같은 개를 원하지 않는다. 천진난만한 강아지들의 생생한 실제 모습을 보여주길 원한다"면서 "그들은 장난기 많고 호기심 넘치면서 말썽을 피우지만 때때로 터치다운을 해서 우리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욱기자 wook9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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