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 日과 맞섰던 레전드 "MLB와 대결, 선수들 성장에 무조건 도움... 리그 발전 기대"

양정웅 기자 2024. 2. 10.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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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지난해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의 코칭스태프였던 장종훈-류지현 코치(왼쪽부터). /사진=OSEN
2024 MLB 서울 시리즈의 홍보 포스터. /사진=쿠팡플레이 제공
메이저리그(MLB)의 슈퍼스타들이 대거 내한해 경기를 펼치게 될 '2024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30년 전 이미 해외팀과 맞붙었던 대선배들도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KBO 레전드' 출신인 장종훈 전 한화 이글스 코치과 류지현 KBSN 스포츠 해설위원은 최근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MLB 서울 시리즈'에 대해 "선수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며 한목소리로 말했다. 두 사람은 자신들의 과거 경험을 통해 이같은 말을 남겼다.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오는 3월 20일과 21일 오후 7시 5분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시즌 첫 경기를 치른다. 이 경기는 ESPN을 통해 미국 전역으로 생중계된다. 두 팀은 맞대결뿐만 아니라 한국 팀과도 연습경기를 펼친다. 3월 17일에는 오후 12시 다저스가 키움 히어로즈와, 오후 7시에는 국가대표인 '팀 코리아'와 샌디에이고가 맞붙는다. 이어 18일 오후 12시에는 샌디에이고와 LG 트윈스의 경기, 오후 7시에는 팀 코리아와 다저스의 경기가 열린다.

이번 팀 코리아에는 팀 코리아는 김혜성(키움 히어로즈), 노시환(한화 이글스), 문동주(한화 이글스), 원태인(삼성 라이온즈), 윤동희(롯데 자이언츠) 등의 선수들이 출전한다. 대부분 20대 초중반의 젊은 선수들이다. 조계현(60) 한국야구위원회(KBO) 전력강화위원장은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이번 '팀 코리아' 선수단 구성은 2026년 WBC, 2028년 LA 올림픽까지 바라보고 나이를 계산해서 짰다"고 밝혔다.

2024 메이저리그 서울 시리즈 스페셜 게임에 출전할 '팀 코리아' 35인 예상 명단. /사진=KBO
장 전 코치와 류 위원도 해외 선수들과 경기를 했던 기억이 있다. 둘은 1990년대 열렸던 '한일 슈퍼게임'에 나갔던 경험이 있다. 한일 슈퍼게임은 KBO와 일본프로야구(NPB) 스타 선수들이 맞붙은 올스타전 형식의 대회로 1991년과 1995년, 1999년 세 차례 개최됐다. 장 전 코치는 1991년과 1995년, 류 위원은 1995년과 1999년 일본으로 건너가 경기를 펼쳤다.

활약상 역시 뛰어났다. 장 전 코치는 1991년 1회 대회에서 5차전 장외홈런을 터트리며 '한국 홈런왕'의 파워를 증명했다. 류 위원 역시 1995년 대회에서 11타수 4안타(타율 0.364)로 맹타를 휘두르며 타선에서 힘을 보탰다.

1990년대만 해도 KBO와 NPB 사이에는 지금보다 더 큰 격차가 있었다. 여기에 당시 NPB 투수들은 한국 선수들이 잘 던지지 않던 포크볼을 던져 타자들을 놀라게 했다. 구와타 마스미나 이라부 히데키등의 투수들이 던지는 공은 새로운 세계였다. 타선에서도 3번의 대회 동안 오치아이 히로미츠, 스즈키 이치로, 고쿠보 히로키 등 일본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들이 나왔다.

구와타 마스미. /AFPBBNews=뉴스1
당시를 떠올린 장 전 코치는 "그때도 김용수 선배나 정명원 투수가 포크볼을 던지긴 했는데, 일본은 달랐다. 패스트볼도 찍히는 구속에 비해 체감 속도가 달랐다"고 설명했다. 한화에서 선수생활을 하던 시절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와도 연습경기를 했던 그는 "켄 그리피 주니어나 알렉스 로드리게스, 제이 뷰너 등이 있었다. 거기는 투수들이 커브가 한국과 달리 훅 가라앉았다. 그걸 보면서 '야, 이걸 어떻게 치나. 우물 안 개구리다'는 생각을 했다"고 이야기했다.

류 위원 역시 "20대 중후반에 두 번 갔다왔는데, 그때만 해도 수준 차이가 있다고 인정해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그는 "일본 투수들은 제구력이나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가 좋았다.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공이었다"고 기억을 끄집어냈다.

1995년 한일 슈퍼게임 1차전 한국 라인업. 장종훈 전 코치가 4번 타자, 류지현 위원이 9번 타자로 출전했다. /사진=중계화면 갈무리
장 전 코치와 류 위원은 모두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과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 류중일 감독을 보좌하는 코칭스태프로 나섰다. 당연히 이번 팀 코리아와 메이저리그 팀의 대결에 대해 기대를 할 수밖에 없다. 장 전 코치는 "무조건 찬성이고, 선수들에게 플러스가 된다. 승패를 떠나 '내 능력이 어떤가'를 생각해보면 재밌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이 메이저리거와 비교해 자신이 어느 수준인지를 겨뤄볼 수 있는 시합이 될 것이다"며 기대했다.
류 위원은 "비록 많은 경기는 아니지만, 선수들이 어느 부분에서 느끼는 포인트가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경험을 쌓으면서 리그의 발전을 불러올 수 있고,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는 데 있어서도 좋은 요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2024 메이저리그 서울 시리즈 홍보 포스터. /사진=쿠팡플레이 제공
이번 메이저리그 개막 2연전은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메이저리그 정규 게임이다. 그동안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1958년)나 디트로이트 타이거스(1959년) 등이 한국을 방문해 경기를 치른 바 있고, 특히 세인트루이스의 경우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전설적인 타자 스탠 뮤지얼도 내한했다. 하지만 이는 친선경기였을 뿐이었다.

이번 서울 시리즈는 시리즈는 미국 50개 주와 캐나다 이외 지역에서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9번째로 열리는 오프닝 시리즈이며,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에서는 일본과 호주에 이어 세 번째다. 앞서 1999년 멕시코 몬테레이, 2000년 일본 도쿄, 2001년 푸에르토리코 산후안에 이어 2004년, 2008년, 2012년 일본 도쿄, 2014년 호주 시드니, 2019년 일본 도쿄에서 개막 시리즈(미국·캐나다 이외 지역)가 차례로 열렸다. 아울러 아시아 지역에서는 일본과 호주에 이어 한국에서 세 번째 메이저리그 개막 시리즈가 열리게 됐다.

서울 시리즈에는 스타플레이어들이 대거 내한한다. LA 다저스는 북미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고 계약인 10년 7억 달러(약 9331억원) 계약을 맺고 입단한 오타니 쇼헤이(30)가 있다. 아메리칸리그 만장일치 MVP 2회(2021, 2023년)와 신인왕(2018년)을 수상한 그는 투타겸업으로 빅리그에서 새로운 역사를 썼다. 또한 다저스는 일본프로야구(NPB) 최고의 투수인 야마모토 요시노부(26)를 12년 3억 2500만 달러(약 4332억 원)라는 역대 메이저리그 투수 최고액 계약에 잡았다. 야마모토는 NPB 통산 172경기에 등판한 그는 70승 29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1.82를 기록하며 3년 연속 사와무라상(2021~2023년)을 수상했다.

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기존의 스타플레이어들도 화려하다. 타선의 핵심 무키 베츠(32)는 통산 10시즌 동안 타율 0.294 252홈런 756타점 996득점 172도루 OPS 0.900의 기록을 올렸다. 2018년 보스턴 시절에는 아메리칸리그 MVP에 올랐다. 지난해에도 타율 0.307 39홈런 107타점 OPS 0.987로 선봉장 역할을 했다. 2020년 내셔널리그 MVP인 프레디 프리먼(35)도 지난해에도 0.331의 타율과 29홈런 102타점, OPS 0.976을 기록하며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 베츠에 이어 MVP 3위에 등극했다. 여기에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나 윌 스미스, 맥스 먼시 등도 올스타급 선수들이다.

이에 맞서는 샌디에이고에는 김하성(29)이 버티고 있다. 지난해 152경기에서 타율 0.260(538타수 140안타) 17홈런 60타점 84득점 140안타 38도루 OPS 0.749를 기록한 그는 한국인 최초로 골드글러브를 수상하는 영광을 누렸다. 현재 트레이드설이 돌고 있지만 미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적어도 서울 시리즈 전에는 트레이드가 없을 것이라고 한다. 특히 경기가 열리는 고척 스카이돔은 김하성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키움 히어로즈 소속으로 뛰었던 곳이어서 의미가 깊다.

또한 빅리그에서만 103승을 거두며 아시아 출신으로는 3번째 100승을 달성한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38)도 한국 팬들에게 잘 알려졌다. 여기에 2021년 내셔널리그 홈런왕(42홈런) 출신인 우익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5)도 버티고 있고, 빅리그 통산 12시즌 동안 313홈런을 터트리며 공수겸장 3루수로 이름을 알린 매니 마차도(32)도 있다. 마차도는 지난 시즌 종료 후 팔꿈치 수술을 받았지만, 적어도 지명타자로라도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

김하성. /AFPBBNews=뉴스1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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