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어쩌나…'중국은 답없다' 인도에 올인하는 투자자들

한경제 2024. 2. 10.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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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는 중국의 대안일까
'세계 증시의 코끼리'를 향한 두 시각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사진=AP


청룡의 해를 맞은 올해 주식시장에서는 용(중국)보다 코끼리(인도)가 주목받고 있다. 중국이 경제 성장 둔화, 부동산 시장 침체 등으로 부진한 증시 성적을 거두자 그 대안으로 인도가 떠오르면서다. 인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제조업 육성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점도 투자 매력을 높였다.

이런 추세 속에서 월가는 인도가 머지않아 중국을 대신할 시장이 될 것이란 의견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인도의 밸류에이션이 너무 높고, 내부의 사회·경제적 불평등 문제로 인해 지금의 성장세를 이어가기엔 한계가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중국에서 인도로 이동하는 글로벌 자금

8일(현지시간) 정오 중국 CSI300 지수는 3342.31포인트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글로벌 증시가 최저점을 찍었을 당시(3월 20일·3653.22포인트)보다 낮은 가격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증시 상황을 보고받는다는 소식에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1년 전보다 18.0% 하락한 수치에 머물렀다.

반면 인도 센섹스 지수는 코로나19 이후 상승을 거듭하며 이날 7만2152포인트를 찍었다. 최근 1년간 18.9% 뛰었다. 니프티50 지수도 같은 기간 22.7% 올라 아시아 주식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인도 센섹스 지수(자료=인베스팅닷컴)

글로벌 투자자들이 인도의 유망성에 투자한 결과다. 월가의 주요 금융기관들은 인도를 주요 투자처로 꼽으며 자금을 중국에서 인도로 옮기고 있다.

모건 스탠리는 2030년에 인도 증시가 세계 3대 주식시장이 될 것이라 예상했고, 믹소 다스 JP모건 아시아 주식 전략가는 지난달 미국 경제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인도는 아시아에서 가장 선호하는 시장이자 전 세계에서 가장 선호하는 시장 중 하나”라고 밝혔다. 그는 “인도는 글로벌 투자자와 글로벌 제조업체가 원하는 종류의 용량을 완전히 대체하거나 완전히 보강할 수 있는 충분한 규모를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도 GDP와 시가총액 추이(사진=블룸버그)


620억달러를 운용하는 영국 헤지펀드 마샬 웨이스는 인도를 미국에 이어 순매수 투자 대상 2위로 지정했다. 스위스 자산운용사 본토벨 AG의 한 자회사는 인도를 최고의 신흥시장으로 꼽았다.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일본의 개인투자자들도 중국 대신 인도를 선택했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일본 개인투자자들이 인도 주식시장에 투자한 자금은 지난 1월에만 16억달러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親기업 정책에 해외 기업 몰려

블룸버그 통신은 인도가 글로벌 시장의 ‘잠재적 균형추’가 되어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중국이 서방 세계와 갈등을 빚고 있는 와중에 인도 정부가 고성장·친기업 성향의 경제정책을 꾸준히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사진=AP


2014년 집권 시작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대표적인 정책은 ‘메이크 인 인디아’다. 모디 총리는 인도의 핵심 산업을 서비스업에서 제조업으로 전환하고자 해당 정책을 내세웠다. 제조업 투자를 활성화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제조업 비중을 25%로 확대하고, 1억개의 새로운 제조업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보조금 지급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해외 기업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2019년에는 인도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인도의 인프라 환경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정부 차원의 움직임에 미국 등 세계 주요 국가들은 인도와 강력한 비즈니스 관계를 맺을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작년 3월 말 기준 인도에서 생산되는 아이폰은 전체의 7% 수준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플은 인도 내 투자를 확대해 2~3년 이내에 전 세계 아이폰 생산량의 25%를 인도에서 생산할 전망이다.

테슬라, 현대차, 벤츠 등 글로벌 자동차 기업도 인도 생산 확대를 발표했다.

 ○급상승한 밸류에이션

인도는 성장하는 국가다. 전문가들은 그 이면의 사회적 불평등이 인도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인도에서는 상위 10%가 전체 부의 77%를 차지한다. 세계경제포럼(WEF) 자료에 따르면 인도의 중산층 비율은 2005년 14%에서 2021년 31%로 늘었다. 하지만 1억명의 중산층 인구가 14억 소비 시장을 이끄는 형태로는 국가 소비를 늘릴 수 없다는 지적이다.

종교, 언어, 문화가 다양한 인도의 구성에 ‘위험 프리미엄’이 추가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인도 남서부와 북동부 간 경제력 차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더 벌어질 전망이고 인도의 여성 노동 참여율은 2005년 32%에서 2021년 19%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급상승한 인도 증시 밸류에이션이 단기적인 위험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BSE 센섹스 지수는 2020년 3월 저점 대비 약 세 배 올랐지만, 수익은 두 배 증가하는 것에 그쳤다. 주가수익비율(PER)이 20배 이상에 거래되고 있는데 이는 2010년부터 2020년까지의 평균보다 27% 더 비싼 가격이다.

마크 윌리엄스 서머셋 캐피털 매니지먼트 펀드매니저는 “막대한 성공 기대가 주가에 반영돼있지만, 문제는 얼마나 많은 부분이 가격에 반영되지 않았느냐는 것”이라며 “인도 시장이 몇 년 동안 횡보할 수 있는 위험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한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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