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 7위' 황희찬이 돌아왔다…브렌트포드전 '선발' 출격 예고 "몸 상태도 좋다"
[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황희찬(울버햄튼)이 돌아왔다. 브렌트포드전에 선발로 출격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울버햄튼은 11일(이하 한국시간) 브렌트포드와 2023-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4라운드 홈경기를 펼친다.
아시안컵 차출로 잠시 자리를 비웠던 황희찬이 돌아왔다. 그의 소속팀에서 마지막 경기는 지난해 12월 31일 에버튼전이었다. 당시 1도움으로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이후 아시안컵을 위해 떠났다. 64년 만에 한국 대표팀에 우승을 이끌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4강에서 요르단에 0-2로 패배하면서 무릎을 꿇었다.
한국은 아쉬움을 남겼지만 울버햄튼은 조기에 복귀한 황희찬이 반갑기만 하다. 영국 매체 '더 스탠다드'는 9일 "울버햄튼의 황희찬이 아시안컵에서 돌아와 선발로 출전할 준비를 마쳤다"라고 보도했다.
게리 오닐 감독도 "황희찬과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돌아온 부바카르 트라오레 모두 건강하다. 선발 출전이 가능하다. 결정해야 할 사항들이 있을 것이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내가 알기론 황희찬이 아시안컵에서 우승을 간절히 바랐다. 그래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라며 "우리는 그가 마지막까지 목표를 이루지 못해서 안타깝다. 이에 반해 우리는 예상보다 한 경기 더 빨리 그와 함께할 수 있어서 기쁘다. 그는 우리에게 훌륭한 옵션을 제공한다. 팀에 황희찬이 돌아온 건 우리 모두에게 힘이 되었다"라고 강조했다.
황희찬의 몸 상태가 좋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그는 이번 아시안컵 대회에서 완전한 몸 상태로 뛰지 못했다. 대회 전부터 허벅지 쪽에 통증이 있었다. 말레이시아와 조별리그 3차전부터 교체 출전으로 감을 잡았다. 이후 녹아웃 스테이지에서 힘을 보탰지만 완벽하지 않았다. 황희찬은 "풀타임 뛰고 싶었지만, 많은 도움이 되지 못했다. 팀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어쨌든 몸 관리를 더 잘해야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더 잘 준비해서 팬들께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정말 컸다"라고 아쉬워했다.
아쉬움을 떨쳐내고 황희찬이 울버햄튼에서 다시 경기력을 끌어올리길 원한다. 이번 시즌 황희찬은 프리미어리그 20경기에 출전해 10골 3도움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손흥민에 이어 프리미어리그에서 두 자릿 수 득점을 달성한 두 번째 아시아 선수가 되는 등 울버햄튼을 넘어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득점 부문 리그 공동 7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울버햄튼은 황희찬의 활약을 인정해 2028년까지 재계약을 안겼다. 황희찬은 이 계약으로 연봉이 팀 내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울버햄튼은 재계약을 발표한 자리에서 "올 시즌 현재까지 울버햄튼 최다 득점자 황희찬이 2028년까지 재계약을 확정했다. 우리 팀에 자신의 미래를 약속했다. 한국 국가대표 선수는 2021년 울버햄튼 임대로 첫 발을 디뎠고, 현재 게리 오닐 감독 아래에서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라고 발표했다.
황희찬은 "여기에서 멈추고 싶지 않다. 가능한 높은 수준으로 올라가고 싶다. 재계약에 너무 행복하다. 나의 팀, 팬, 가족들을 위해 뛸 것이다. 이적 후 좋은 출발에도 부상으로 힘든 시간이 있었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건 내 꿈이었다. 항상 즐기려고 노력했다. 앞으로도 계속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오닐 감독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원정 경기를 앞두고 기자회견에서 "이번 시즌 황희찬이 보여준 활약은 울버햄튼 발전에 정말 큰 도움을 줬다. 앞으로도 활약이 이어지길 바란다. 우리가 황희찬과 재계약을 체결해 기쁘다. 황희찬은 내가 이 팀에 온 이후로 열심히 노력했다. 만약 지금과 같은 경기력이 이어지고 지금처럼 꾸준히 관리한다면 시즌 15골~20골을 기록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치켜세웠다.
재계약 이후 비하인드 스토리도 살짝 꺼냈다. 오닐 감독은 ”황희찬은 재계약 과정 협상에서 도움을 줬던 나와 스태프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겠다고 찾아왔다. 황희찬이 어떤 사람인지, 우리 팀(울버햄튼)에 얼마나 중요한 선수인지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우린 황희찬을 설득하기 위해 팀 노력과 방향성을 말해줬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황희찬이 많은 골을 넣은 이유는 나에게 있지 않다. 모든 건 황희찬의 노력이다. 황희찬은 정말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우리 팀 구조가 황희찬에게 도움이 됐길 바란다. 내 생각엔 황희찬이 필드 위에서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도 큰 이유 중 하나"라고 답했다.
맷 홉스 단장도 "황희찬은 구단을 위해 항상 모든 것을 바쳤다. 이제 팬들은 황희찬이 오닐 감독의 팀에서 중요한 부분을 맡고 있다는 것에 대해 감사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황희찬이 단숨에 울버햄튼에서 자리를 잡는 건 아니다. 이적 초기에 적응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2021년 울버햄튼에 임대된 이후 6개월 만에 완전 영입을 이끌어 냈다. 울버햄튼 데뷔전에서 골망을 흔들며 자신감을 얻었고 측면에서 활발한 공격으로 팀 승리에 날개를 달았다.
그러나 잠재력은 컸지만 잦은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고질적인 근육 부상으로 온전한 시즌을 치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울버햄튼 현지 팬들은 너무 빨리 완전 영입을 한 건 아니냐는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울버햄튼의 재정적페어플레이(FFP) 규정과 얽혀 방출설이 돌기도 했지만, 황희찬은 경쟁을 선택했다.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포르투갈 골망을 열어 젖히며 자신감을 회복한 이후 부상 방지에도 전념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어느 때보다 철저하게 시즌 준비에 나섰다. 훈련법과 식단을 수정해 근육 부상 방지에 애를 썼다. 황희찬을 중용했던 훌렌 로페테기 감독이 떠나고 게리 오닐 감독 체제에선 초반에 조커로 활약했는데 황희찬이 뛰면 공격 포인트를 올리며 존재감을 보였다.
오닐 감독 체제에서 초반에는 벤치 출격이 많았다. 그때 황희찬은 득점을 통해 눈도장을 찍었다. 브라이튼과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홈경기에서 벤치에서 출격해 골을 터뜨렸다. 이후 크리스탈 팰리스와 리버풀전에 연속 골을 넣었다. 시즌 초반에는 벤치 출전 횟수가 많았던 황희찬이 리버풀전을 기점으로 선발 기회를 얻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황희찬의 잠재력이 폭발하기 시작했다. 특히 맨체스터 시티와 프리미어리그 7라운드 경기를 통해 이름을 확실하게 알렸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경기 전 황희찬을 두고 '코리안 가이'라고 언급하면서 황희찬의 별명이 생겼다. 황희찬이 골과 함께 승리를 이끌면서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이러한 활약으로 구단의 역사까지 새로 갈아치웠다. 황희찬은 울버햄튼 역사상 10골 이상 넣은 세 번째 선수가 됐다. 이전에는 스티븐 플레처와 라울 히메네즈가 각각 두 시즌 동안 기록을 올린 바 있다.
또한 구단 역사상 가장 빠르게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게 됐다. 그는 올 시즌 19경기에 나서 10골을 넣었다. 이전에 가장 빠른 페이스는 2010-11시즌 플레처가 20경기를 뛰면서 10골을 넣은 바 있다.
활약이 계속되자 황희찬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재계약 이후 오히려 이적설이 더 돌았다. 영국 매체 ’풋볼 인사이더‘는 2024년 1월 새해를 맞아 “리버풀과 토트넘이 황희찬을 주목하고 있다. 두 팀은 올해 여름 이적 시장에서 황희찬 영입을 고려하고 있다. 황희찬은 왼쪽과 오른쪽 측면 공격 뿐만 아니라 9번 자리에서도 활약할 수 있다. 최전방 공격수로 활약했을 때 상당히 인상적이다. 직접적이고 빠르고 강한 플레이로 뛰어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울버햄튼 핵심 공격수로 활약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리버풀과 토트넘 스카우트들이 황희찬 경기력에 만족했다는 후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두 팀은 최근 몇 달 동안 황희찬 활약을 지켜봤고 크게 감명 받았다. 리버풀엔 다르윈 누녜스, 토트넘엔 히샤를리송이 있지만 확실하게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했기에 황희찬 영입으로 득점력을 보완하려는 계획이다.
물론 울버햄튼이 황희찬을 쉽게 내주지 않을 전망이다. 울버햄튼이 빅 클럽에 황희찬을 내준다면 최소 이적료 5000만 파운드(약 828억 원)를 책정할 거라고 알렸다. 재계약 이후 반 년 만에 팀을 떠난 사례는 있지만 황희찬도 울버햄튼 생활에 만족하고 있어 현실이 될 진 미지수다.
한편 울버햄튼은 프리미어리그서 9승 5무 9패로 승점 32를 기록하며 리그 10위를 달리고 있다. 리그와 컵 대회를 포함해 지난 9경기서 단 1번 밖에 패배하지 않았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4승 1무 1패로 순항 중이다. 좋은 분위기 속에 황희찬이 돌아온 만큼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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