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 못하는 방치형 게임"…韓 장악한 '버섯커 키우기' 해보니

김승한 기자 2024. 2. 1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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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할 수 없는 방치형 게임."

출시 한 달 만에 국내 3대 앱마켓 1위(매출 기준)에 오른 중국 게임 '버섯커 키우기'.

업계 한 관계자는 "리니지M의 일일 매출이 50억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버섯커 키우기가 이를 뛰어넘을 과금 구조도 갖고 있지 않을뿐더러, 실제 유저도 많지 않다"며 "매출을 조작해 앱마켓 1위에 올린 다음 유명세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을 이어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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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3대 앱마켓서 1위 '화제의 신작' 리뷰
과금없이 대부분 콘텐츠 가능...UI는 복잡
중국 게임사 '4399'의 페이퍼 컴퍼니 논란
/사진=버섯커 키우기 캡

"방치할 수 없는 방치형 게임."

출시 한 달 만에 국내 3대 앱마켓 1위(매출 기준)에 오른 중국 게임 '버섯커 키우기'. 일주일 해보고 느낀 점은 딱 이 정도다. '방치형'을 표방하지만 쉼 없는 조작이 필요했다. 바쁜 직장인 혹은 학생들이 부담 없이 즐길 심산이었다면 다른 게임을 찾아보는 게 낫다. 방치하고 즐기기엔 신경 쓸 부분이 너무 많아서다.

이 게임의 핵심은 '램프'다. 램프는 캐릭터 경험치와 아이템을 얻는 데 사용된다. 램프는 보스 몬스터를 물리치거나, 던전을 클리어하면 얻을 수 있다. 게임 화면 하단 중간에 있는 램프 버튼을 누르면 새로운 아이템이 나오는데, 현재 장비보다 스펙이 좋으면 착용하고 그렇지 않으면 판매해 경험치를 얻는 식이다. 사냥으로 경험치를 얻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레벨업을 위해 램프는 필수다.

램프 클릭 후 화면(왼쪽)과 '자동 점등' 기능(오른쪽). /사진=버섯커 키우기 캡처


그러나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면 문제가 발생한다. 보스 몬스터를 잡거나 던전을 깨다보면 많을 땐 렘프가 100개씩 쌓이는데, 손가락으로 일일이 클릭해 소모해야 한다. 피로감이 상당하다. 램프를 쓰지 않고 일단 둘 수도 있지만 캐릭터 레벨업이 불가해 스테이지를 넘어갈 수 없다. 반강제적 조작을 유도하는 셈이다.

물론 16레벨이 되면 '자동 점등'(설정 조건의 아이템이 나올 때까지 램프 자동 소모)이라는 기능이 생겨 일일이 램프를 클릭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사라진다. 하지만 설정 조건의 아이템이 나오면 유저가 이를 직접 판매하거나 착용해야 한다. 주기적으로 게임 화면을 봐야하는 이유다.

버섯커 키우기는 UI(사용자인터페이스)도 조잡하고 직관적이지 못했다. 정확하게는 이벤트 팝업 창이 많아 복잡하다. 특히 보스 전을 할 때 보스 HP(체력)가 이벤트 창에 가려 전투가 불편했다. 이벤트 팝업 창은 효율적이고 가시성 있게 정리할 필요가 있어보였다. 이같은 마케팅은 게임의 신뢰성과 장기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버섯커키우기. /사진=조이 나이스 게임스


장점도 있다. 기존 방치형 게임에 비해 과금 유도가 심하지 않았다. 과금 없이도 대부분의 콘텐츠를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 물론 적정 수준에서 답답함을 느껴 1200원의 유료 아이템을 구매했지만, 막혔던 스테이지가 한 방에 정리되며 '돈값' 한다는 느낌은 있었다. 이밖에 귀여운 캐릭터와 한국말로 더빙된 깨알같은 대사도 즐길 요소 중 하나였다.

버섯커 키우기가 쏠쏠하고 재미있는 건 분명했지만, '단기간에 국내 앱마켓을 장악할 정도였나'에는 회의적인 생각이다. 일각에선 버섯커 키우기 앱마켓 매출 순위가 조작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제작사인 '조이 나이스 게임스'가 중국 대형 게임사 '4399'의 페이퍼 컴퍼니가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를 통해 매출을 의도적으로 높여 순위를 끌어올렸다는 주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리니지M의 일일 매출이 50억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버섯커 키우기가 이를 뛰어넘을 과금 구조도 갖고 있지 않을뿐더러, 실제 유저도 많지 않다"며 "매출을 조작해 앱마켓 1위에 올린 다음 유명세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을 이어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버섯커 키우기 유저들에게 큰 돈을 쓰지 말라고도 권했다. 게임사의 정체가 불분명해서 게임이 갑자기 서비스를 중단하면 이용자는 보상받을 방법이 없어서다. 실제 최근 버섯커 키우기 유저들이 결제 오류를 겪으며 환불을 요구했으나, 운영사 측은 아직까지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한 기자 win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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