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 장면 생중계하는 직장인들, 무슨 이득 있길래?"
작년, 테크 기업 직원 24만 여명 해고 당해
재택근무 하며 온라인으로 해고 통보 받아
영상 올리며 위로, 공감 받는 분위기 형성
위기가 기회? 해고 알려 이직 제안 받기도
■ 방송 : CBS 라디오 <오뜨밀 라이브> FM 98.1 (20:05~21:00)
■ 진행 : 채선아 아나운서
■ 대담 : 박수정 PD, 조석영 PD
◇ 채선아> 지금 이 순간 핫한 해외 뉴스, 중간 유통 과정 싹 빼고 산지 직송으로 전해드립니다. 여행은 걸어서, 외신은 앉아서. '앉아서 세계 속으로' 시간입니다. 박수정 PD, 조석영 PD, 나와 계세요.
◆ 박수정, 조석영> 안녕하세요.
◇ 채선아> 요즘 미국에서 SNS에 독특한 트렌드가 뜨고 있다면서요?
◆ 박수정> 보통 SNS에는 인생의 가장 하이라이트, 가장 좋은 소식만 올린다는 게 우리가 가지고 있는 통념이잖아요. 그런데 미국에서는 인생에서 가장 괴롭고 비참할 수도 있는 순간, 바로 직장에서 해고당하는 순간을 촬영해서 자신의 SNS에 공유하는 이른바 해고 브이로그가 유행이라고 합니다.
◇ 채선아> 이걸 왜 찍는 건지도 궁금하고, 어떻게 찍는지도 궁금한 게, 해고를 당할 때 내가 시계에다 몰래카메라를 숨길 수도 없고, 셀카봉을 가지고 갈 수도 없잖아요.
◆ 박수정> 미국이 코로나 이후로 재택근무를 많이 도입했는데요. 특히 최근 해고가 많이 이뤄지고 있는 테크 기업들은 재택근무 하는 비중이 높아서 해고 통보도 온라인상으로, 화상 미팅을 통해 받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그렇게 온라인상으로 해고를 당하는 순간을 집에서 직접 촬영을 하는 건데요. 뉴욕타임스는 이런 현상에 대해 '제가 해고되는 순간을 틱톡에 와서 구경하세요'라는 제목을 달아 보도했습니다.
◆ 조석영> 작년부터 구글, 메타를 비롯해 테크 기업들이 어마어마하게 직원을 해고하고 있는 상황이잖아요.
◆ 박수정> 아예 그런 해고 현황을 정리해주는 홈페이지까지 생겼을 정도인데요. 2023년 작년 기준으로 미국 테크 기업에서 24만 명이 해고가 됐대요. 코로나 때 대량 고용했던 사람들을 정리하거나, 인공지능 기술 발전으로 인해 인력 수요가 줄어들거나, 금리를 비롯한 경제적 환경 때문이라거나 등등 여러 이유들이 겹쳤다고 합니다.
◇ 채선아> 이렇게 해고가 많이 이뤄지면, 서로 공감하고 위로하려고 굳이 이런 장면을 올리는 건가 싶기도 해요.
◆ 박수정> 뉴욕타임스에서는 이렇게 자신의 수치스러운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게 한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또 기업이 어떤 식으로 해고를 하는지 다 공개되는 거다 보니까 해고 과정을 좀 투명하게, 공정하게 만드는 효과도 있다고 해요. 회사에서 직원을 해고하는 순간에 부당한 말을 하거나 조치를 취할 수 없도록 영상 촬영을 통해서 일종의 방어장치를 만드는 거죠.
월스트리트 저널에서는 해고당했다는 사실을 알리면 안 된다는, 일종의 낙인이 이제 사라지고 있다는 식으로 분석하는데요. 재택 근무하는 직원들은 집에 혼자 있잖아요. 회사에 출근한 상황에서 해고를 당하면 동료들에게 위로라도 받을 수 있는데, 재택근무를 하면서 집에 혼자 있는 사람은 그런 모든 충격을 혼자서 감당을 해야 한다는 거죠. 그런데 이렇게 영상을 올리다 보면 실직했다는 사실을 알리면서 사람들에게 공감도 이뤄지고, 분노하는 댓글이 달리면 위로도 받으면서 해고라는 비참한 상황이라는 것을 잊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해요.
또 하나,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의 커리어를 공개하는 거잖아요. 자기가 어떤 회사에서 어떤 직책으로 일했다는 게 이 영상을 통해 공개가 되니까 오히려 이걸 보고 새로운 직장에서 스카웃 제의가 오는 경우도 있대요.
◆ 조석영> 발상의 전환이네요.
◆ 박수정> 특별히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회사 상황 때문에 정리해고를 당하는 경우에는 새로운 직장을 구하기 위해서라도 이걸 공개하는 게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내가 실직한 지 오늘이 며칠 째다, 이런 영상을 올리기도 하면서 해고당하고 백수가 된 게 더 이상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는 걸 공유하는 문화가 생겼다는 거죠.
◇ 채선아> 네. 여기까지 미국에서 유행 중인 '해고 브이로그'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박수정 PD, 조석영 PD, 수고하셨습니다.
◆ 박수정, 조석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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