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억 원대 횡령 혐의' 유병언 차남 유혁기, 보석 석방

지난해 8월 강제송환 당시 유혁기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250억 원대 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故) 유병언 세모그룹 회장의 차남 유혁기(51) 씨가 구속된 지 6개월 만에 보석으로 풀려났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14부(부장판사 류경진)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구속 기소된 유 씨의 구속 기한 만료를 앞두고 최근 보석을 허가했다. 이는 세월호 참사 9년 만인 지난해 8월 미국에서 국내로 강제 송환된 후 구속된 지 6개월 만이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1심의 구속 기한은 기소한 날로부터 최장 6개월이다.

재판부는 보석 조건으로 유 씨의 거주지를 자택으로 제한,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도 부착하도록 했다.

유 씨는 지난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아버지 측근인 계열사 대표들과 짜고 사진값과 상표권 사용료 등 명목으로 254억 9300만 원을 개인 계좌나 해외 법인으로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유 씨가 계열사들과 허위의 컨설팅 계약을 체결하거나, 허위 상표권 사용료 명목 등으로 금원을 수수했다고 보고 있다.

유 씨는 빼돌린 돈으로 해외 부동산을 사거나 아버지 사진전을 연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당초 유 씨의 범죄수익을 559억 원으로 특정했다. 하지만 한국과 미국이 맺은 범죄인 인도 조약에 따라 기소할 수 있는 유씨의 횡령·배임액은 절반 수준인 290억 원에 그쳤다. 추가 범죄로 기소하려면 미국 당국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에 검찰은 유 씨의 추가 범죄사실을 기소하기 위해 미국 측에 동의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