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EU, 파키스탄 총선 결과 우려…'공정성 부족' 수사 촉구

박의래 2024. 2. 10.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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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영국, 유럽연합(EU) 등 서방이 지난 8일 치러진 파키스탄 총선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공정성 부족'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파키스탄 정부가 선거를 앞두고 유력 후보였던 임란 칸 전 총리를 수감하고 그가 이끄는 파키스탄정의운동(PTI)의 정당 상징 사용을 금지한데다 각종 정치 집회와 인터넷 사용 을 제한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칸 전 총리는 이번 선거를 앞두고 파키스탄 막후 실세인 군부를 맹비난하며 반정부 집회를 열다 피격되는 일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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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와 협력 약속하면서도 축하는 보내지 않아…칸 전 총리 수감 등 문제 지적
칸 이끄는 PTI 출신 무소속 후보들, 유세 금지에도 SNS 선거운동으로 '최다 당선'
파키스탄 총선 지난 9일 파키스탄 라호르에서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가운데)가 지지자들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EU) 등 서방이 지난 8일 치러진 파키스탄 총선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공정성 부족'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파키스탄 정부가 선거를 앞두고 유력 후보였던 임란 칸 전 총리를 수감하고 그가 이끄는 파키스탄정의운동(PTI)의 정당 상징 사용을 금지한데다 각종 정치 집회와 인터넷 사용 을 제한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이번 파키스탄 총선에서 표현과 집회의 자유에 대한 '부당한 제한'이 있었다는 주장이 있다며 "충분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EU도 성명을 통해 "일부 정치인들이 선거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상황과 집회·표현의 자유, 인터넷 접속 제한으로 인해 경쟁에서 공정성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영국은 데이비드 캐머런 외무장관이 성명을 내고 "선거 공정성과 포용성 부족에 심각한 우려가 제기된다"고 밝혔다.

미국과 영국, EU는 차기 정부와 협력할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선거 결과와 관련해 어떤 후보나 정당도 축하하지 않았다.

이에 앞서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칸 전 총리와 그의 지지자에 대한 괴롭힘, 체포, 장기 구금에 우려를 표한다"고 밝힌 바 있다.

파키스탄 총선 지난 8일(현지시간) 임란 칸 전 총리의 지지자들이 이슬라마바드에 있는 파키스탄정의운동(PTI) 당사에서 개표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칸 전 총리는 이번 선거를 앞두고 파키스탄 막후 실세인 군부를 맹비난하며 반정부 집회를 열다 피격되는 일을 겪었다. 이어 지난해 8월 부패 혐의 등을 선고받고 수감돼 결국 이번 총선에 출마하지 못했다.

또 그가 이끄는 PTI는 정당 상징 사용을 금지당하고 선거기간 유세도 금지됐다. 결국 PTI 소속 후보들은 무소속으로 출마했고, 소셜미디어(SNS)에 의존한 선거운동을 펼쳤다.

그런데도 이들은 지난 8일 진행된 총선에서 가장 많은 의석수를 차지했다.

이날 오전 기준 선거가 치러진 265개 지역구 중 251개에서 개표가 완료된 가운데 PTI 출신의 무소속 후보들은 88곳에서 당선됐다.

반면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가 이끄는 파키스탄무슬림연맹-나와즈(PML-N)는 69석에 그쳤다. 샤리프 전 총리는 군부 지원을 받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PTI 출신들은 정식 정당이 아니어서 지역구에서 5% 이상 득표한 정당들이 득표율에 따라 여성과 종교 소수자 몫으로 할당된 70석을 나눠 갖는 것은 배분받지 못하며 주도적으로 연립 정부도 구성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공식 등록된 정당 가운데 최대 의석을 차지한 PML-N은 총선 승리를 주장하며 정부 출범을 위한 연정 구성에 나서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파키스탄 내무부는 선거 당일 아프가니스탄과 인접한 국경 지역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61건의 테러 공격이 벌어졌으며 보안군 10명을 포함해 최소 16명이 사망하고 54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군대까지 동원된 파키스탄 총선 투표 개시 8일(현지시간) 오전 8시 파키스탄 총선 투표가 시작된 가운데 옛 수도 카라치 가리에서 무장 군인들을 태운 트럭이 순찰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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