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 찾으려고 가볍게” KIA 168승 대투수가 이렇게 빨리…‘가을의 운명’ 가를 원투쓰리펀치 ‘총출동’[MD캔버라]
[마이데일리 = 캔버라(호주) 김진성 기자] “첫 피칭이라 감을 찾으려고 가볍게 던졌다.”
10일(이하 한국시각) 호주 캔버라 나라분다볼파크. 불펜에 올 시즌 KIA 타이거즈의 ‘가을의 운명’을 가를 원투쓰리펀치가 총출동했다. 윌 크로우, 제임스 네일, 양현종은 이날 나란히 불펜투구로 컨디션을 점검했다.
크로우와 네일은 세 번째 불펜투구였지만, 양현종은 첫 불펜투구였다. 사실 이 시기에 보기 힘든 진풍경이다. 양현종이 전통적으로 공을 늦게 잡고 천천히 페이스를 올리는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KIA 관계자에 따르면 양현종은 보통 3일 훈련과 1일 휴식으로 진행하는 스프링캠프의 네 번째 혹은 다섯 번째 라운드에 첫 불펜 투구를 해왔다.
그러나 올해는 스프링캠프 세 번째 턴에 첫 불펜투구를 했다. 예년보다 실전 투구가 며칠 빠른 것이다. 2023년의 경우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준비 때문에 불펜 투구 시점이 다소 빨랐다. 그러나 올해는 시즌 전에 잡힌 국제대회가 없다.
역시 양현종 특유의 노련함이 엿보인다. 구단을 통해 “올해는 개막이 빨라 다른 때보다 불펜 투구에 일찍 들어갔다”라고 했다. 올해 정규시즌은 3월23일에 개막한다. KBO는 시즌 후 치를 프리미어12와 우천 취소경기 발생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19년 이후 5년만에 3월 개막을 결정했다.
대신 30개의 공만 던졌다. 패스트볼,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고루 점검했다. 양현종은 구단을 통해 “첫 피칭이라 감을 찾으려고 가볍게 던졌다. 컨디션 체크에 중점을 뒀다”라고 했다. 대신 투구 후 정재훈 투수코치 및 불펜 포수와 길게 피드백을 주고받았다.
흥미로운 건 이날 크로우와 네일이 불펜투구에 나서면서 올 시즌 1~3선발이 한꺼번에 컨디션 빌드업에 나섰다는 점이다. 양현종이 전통적으로 늦게 공을 잡기 때문에, KIA 스프링캠프에서 이 시기에 외국인투수들과 양현종이 동시에 공을 던지는 모습은 거의 볼 수 없었다.
크로우는 포심 최고 143km으로 역시 가볍게 컨디션을 점검했다. 투심,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 스위퍼를 고루 구사했다. 38개의 공을 던졌다. 네일은 51개의 공을 던졌다. 투심, 체인지업, 커터, 스위퍼를 섞었다. 특히 그동안 잘 구사하지 않던 체인지업을 집중적으로 점검해 눈길을 모았다.
조금 과장하면, 이 3인방이 올 시즌 KIA의 운명을 결정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양현종은 지난해 후반기에 맹활약했지만 전반기에 승운이 따르지 않으면서 9승에 만족해야 했다. 또한, 외국인투수들의 활약은 거의 없었다.
KIA는 토종 3~5선발, 불펜, 타선, 뎁스 등은 리그 최고 수준으로 꼽힌다. 결국 외국인투수들의 생산력, 주축 멤버들의 부상 이슈가 순위를 가를 결정적 요인이라는 시선이 많다. 그만큼 크로우와 네일의 컨디션 관리가 중요하다. 지금까지는 순조롭다. 여기에 양현종도 3월 개막에 맞춰 알아서 움직이니 기대감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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