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진년 분양보따리]②지방 대단지에도 훈풍 불까
광주·부산 대단지 분양사업 많아 '경기 가늠자'
새해 들어 서울 등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에서 대규모 신규 분양 소식이 움트면서 시장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특히 부산, 광주 등 광역시를 중심으로 지방에 대단지 아파트 공급이 예고되며 얼어붙은 지방 주택시장을 녹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올해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서 나올 시공능력평가 순위 10위 내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 대단지 아파트(1000가구 이상) 분양 물량은 총 4만1512가구(예정)다. 이중 일반분양 물량은 2만8994가구다.
지역별로 많게는 1만가구 넘는 물량이 공급되는 지역도 있다. 분양 가능성과 신규 주택 수요에 기반해 계획이 잡힌 사업들이지만 흥행에 실패해 미분양이 남게 되면 해당 지역 주택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지방 경기 가늠자 될 '대단지 분양'
분양경기 개선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이달 아파트 분양 전망지수는 전월(69.9) 대비 16.3포인트 상승한 86.2로 조사됐다. 이는 작년 2월과 비교해도 15.1포인트 높다. 아파트분양전망지수는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로 100(0~200)을 넘어서면 시장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사업자가 더 많다는 의미다.
아직 100을 넘어서진 못했지만 지난해 8월(100.8) 이후 이어지던 하락세가 올해 1월부터 2개월 연속 상승하면서 분위기가 반전하고 있다. 서울·경기 등 수도권 지수가 1월 73.4에서 74.8로 1.4포인트 개선된 데 반해 지방은 69.1에서 86.6으로 19.5포인트나 껑충 뛰었다. 상승폭은 경북 30.1포인트(63.2→93.3), 충북 20.8포인트(62.5→83.3), 부산 19.4포인트(73.9→93.3) 등이다.
계절적 비수기를 지나는 데다, 총선을 앞두고 정부가 각종 규제완화 정책을 내놓은 것이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브랜드·대단지 분양의 성패가 주변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지방에서 더 크다. 수도권만큼 신규주택 선택지가 다양하거나 많지 않고 시장의 범위도 좁기 때문이다. 대단지 사업 자체가 주변 생활 인프라 형성의 촉매가 되기도 하고, 지역 경제에 활기를 주는 요인도 된다.
반대로 미분양이 쌓이면 지역경기에 직접적인 타격이 될 수 있다. 주택거래가 얼어붙고 집값이 떨어지면 지역 소비도 위축된다. 정부가 최근 1·10대책에서 지방의 준공후 미분양 아파트 매매시 주택수에서 제외해 주는 정책을 내놓은 점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워메 겁나 많아부르다' 광주 분양
올해 비수도권 가운데 대형 건설사가 짓는 1000가구 이상 대단지 공급 물량이 가장 많은 곳은 광주광역시다. 총 1만552가구로 1만가구가 넘는다. 이어 △부산(4966가구) △전북 전주(4140가구) △대전(3525가구) △전남 여수(2637가구) 등 광역시와 주요 거점도시에 대단지 공급이 많다.
광주에서는 이달 청약을 마친 △힐스테이트 중외공원 2·3블록(총 1445가구)에 이어 1575가구를 모집하는 광주송암공원 중흥S-클래스SK뷰가 분양 일정을 앞두고 있다. 롯데건설이 시공을 맡은 중앙공원1지구롯데캐슬시그니처는 2779가구, 광주신가 재개발은 4732가구 분양이 대기 중이다.
중흥토건과 SK에코플랜트가 공동 시공하는 '송암공원중흥S-클래스SK뷰'는 광주시 남구 송하동 177-1번지 일원에 지하 3층~지상 27층 17개 동으로 지어진다. 전용 △84㎡A 591가구 △84㎡B 419세대 △84㎡C 196세대 △108㎡ 369세대로 총 1575가구 규모다.
부산에서는 1305가구 규모 엄궁더샵에코리버가 3월 분양을 앞두고 있다. 이어 광안SK뷰드파인(1233가구), 부산 에코델타시티11블록 공동주택(1370가구), 사직1-6지구 재건축(1058가구) 등이 상·하반기 분양을 계획 중이다. 부산에 사업이 많은 포스코이앤씨는 엄궁더샵에코리버로 사상구에 처음 더샵 브랜드 분양을 한다.
대전에서는 문화자이SK뷰(1746가구), 힐스테이트 가장더퍼스트(1779가구)가 상반기에 선보일 대단지 아파트다. 충북 청주에는 총 2330가구 규모의 힐스테이트 어울림 청주사직이 이달 분양을 앞두고 있다. 청주시 서원구 사직동 일원에서 현대건설과 금호건설이 시공한다. 최고 35층, 26개동 대단지로 1675가구가 일반 분양 예정이다.
전북 전주에는 상반기 완산구 서신동 '서신 더샵 비발디(전주 감나무골 재개발)'가, 하반기엔 기자촌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이 각각 1914가구, 2226가구 공급될 예정이다. 두 사업 일반분양 물량은 2651가구다. 여수에는 3월 여수 죽림1지구 A2·A4 공동주택(1272가구)이 분양을 앞뒀다.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미분양 관리지역'에도 대단지 분양이?
주의할 점은 올해 계획된 대단지 분양 가운데 일부가 미분양 관리지역에서 나온다는 점이다. 미분양 관리지역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매월 미분양 증가, 미분양 해소 저조, 미분양 우려 등을 기준으로 선정한다.
현재 △대구 중구 △대구 남구 △울산 울주군 △충북 음성군 △충남 아산 △전남 광양 △경북 포항 △경북 경주 등 총 8곳이 지정돼 있다. 이 지역들은 최근 3개월간 전월 대비 미분양가구수가 50% 이상 증가한 달이 있거나, 해당월 미분양가구수가 연간 월평균 미분양가구수 2배 이상인 지역 등이다.
지난해말 기준 미분양 가구수는 전국 6만2489가구인데 이 가운데 비수도권이 5만2458가구로 84%를 차지한다.
김미리내 (pannil@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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