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총선 승부처 ‘한강-낙동강-수원’ 탈환 총력
보수 3연패한 마포갑·영등포을에 조정훈·박민식
낙동강 벨트 탈환에 5선 서병수, 3선 김태호 차출
2연속 5개 지역구 헌납한 수원에 이수정·방문규 등
[서울=뉴시스]김경록 기자 = 4·10 총선을 60여일 앞두고 국민의힘이 영입 인재부터 5선 중진까지 험지로 차출해 더불어민주당이 강세를 보이는 '한강-낙동강-수원' 3개 벨트 탈환에 나서고 있다. 3개 벨트는 총선의 승패를 좌우할 수 있는 핵심 승부처로 꼽힌다. 이에 여당은 중량감 있는 중진 의원과 참신하고 전문성이 높은 영입인재를 3개 벨트에 투입해 진검승부를 벌이겠다는 전략을 펴고 있는 것이다. 여당의 헌신 요청을 받은 중진들이 잇따라 수용 의사를 밝히면서 야당 의원을 겨냥한 '자객 공천'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최근 민주당 현역 의원이 자리잡은 지역구에 잇따라 공격수를 배치하며 '탈환 전략'의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서울 '한강벨트'가 대표적이다. 특히 중·성동의 경우 공천 접수를 받기 전부터 잇따라 중량감 있는 인물을 배치하며 탈환 의지를 일찌감치 피력했다.
하태경 의원은 3선을 지낸 부산을 떠나 서울 중·성동을 출마를 선언했다. 박성준 민주당 의원이 재선을 노리는 지역이다. 그는 출마 선언 보름 전 당으로부터 "한강벨트가 우리 당의 전략지역"이라며 지역구 조정을 요청받았다고 했다.
중·성동갑에는 경제통으로 불리는 윤희숙 전 의원이 배치됐다. 보수 진영이 총선 세 번을 연달아 패한 대표적 험지로, 이번 총선에서는 임종석 전 문재인 정부 청와대 비서실장이 맞상대로 점쳐진다. 여당은 '경제전문가 대 운동권' 구도를 부각하며 윤 전 의원에 힘을 싣고 있다.
윤 전 의원도 "수도권 선거에 역할을 해달라는 당의 요구가 있었다"며 출마 배경을 밝혔다.
또 다른 한강벨트 험지인 마포갑에는 시대전환 이적생인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공격수로 출전한다. 노웅래 민주당 의원이 세 번을 내리 승리해 진보세가 강한 지역이다. 같은 당 이용호·최승재 의원도 이 지역 출마 의사를 밝혔으나, 방향을 틀었다. 조 의원과 신지호 전 의원이 경선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은 영등포을에 몸을 던졌다. 이곳 역시 지난 세 번의 총선에서 보수 진영이 모두 패배한 험지다. 박 전 장관은 앞서 분당을 출마 의사를 밝혔으나, "살신성인하라는 당 지도부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당의 험지 출마 요청은 공천 접수 후에도 이어졌다.
부산·경남 '낙동강 벨트'가 대표적이다. 5선 서병수, 3선 김태호·조해진 의원이 험지 출마 요청을 받았고 지금까지 서병수·김태호 의원이 이를 수락했다. 가장 늦게 요청을 받은 조해진 의원은 숙고 중이다.
부산·경남은 보수 텃밭이란 인식이 있지만 민주당 의원들이 재선 혹은 3선에 성공한 낙동강 벨트는 사정이 다르다.
서병수 의원이 차출된 부산 북·강서갑은 전재수 민주당 의원의 재선 지역구이며, 김태호 의원이 배치된 경남 양산을은 김두관 민주당 의원의 재선 지역구다.
조해진 의원은 경남 김해갑 또는 김해을 출마 요청을 받았는데, 김해갑은 민홍철 민주당 의원이 3선, 김해을은 김정호 민주당 의원이 재선에 성공한 진보 우세 지역구다.
당은 영남 중진 물갈이가 아닌 실제 탈환 가능성을 보고 중진들을 험지에 배치했다는 입장이다.
여당 핵심 공관위원인 장동혁 사무총장은 "우리 당으로서는 꼭 이겨야 하는 전략 지역들이 있다. 정치 신인을 내보내선 이기기 힘들 지역들"이라며 "당의 중진들이 우리가 꼭 이겨야 하지만 경쟁력 있는 후보가 없으면 이기기 힘든 지역으로 가서 희생해주면, 그게 하나의 바람이 될 수 있고 선거 승리에 기여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설명했다.
장 사무총장은 "부산·경남에서 낙동강 벨트가 제일 중요하고, 낙동강 벨트를 사수하고 찾아온다면 이번 총선에서 큰 의미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그게 승리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경기에서 가장 많은 5개 지역구가 몰려있지만 지난 두 번의 총선에서 이들 모두를 빼앗긴 '수원 벨트'도 탈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광교신도시와 삼성전자가 있어 수원의 핵심 지역구인 수원정은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를, 수원병에는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배치했다.
수원갑에는 김현준 전 국세청장, 수원무는 김원재 전 국가안보실 행정관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들은 여의도 국회와 경기도의회 등에서 합동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수원 벨트 탈환'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
공천 접수가 마무리됐지만, 탈환 가치가 높은 전략 지역구로의 '출마지 변경 요청'은 더 이어질 수 있다.
장 사무총장은 지난 6일 "추가로 어떤 분들에게 당을 위해 헌신해달라고 부탁을 드릴지는 고민해보겠다"고 했으며, 8일에는 '다른 탈환 벨트'를 묻자 "추가적으로 어떤 검토가 가능할지는 좀 더 충분히 논의해보겠다"고 답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nockro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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