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 교사에서 보디빌더로… “근육 키우고 가꾸는 재미 너무 좋아요”[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교육 무용을 전공한 뒤 30년 가까이 중고교에서 무용 교사로 일했다. 나이 쉰 살이 가까워지자 갱년기 등으로 생활의 패턴이 바뀌어 무기력해졌다. 그래서 여러 방법을 찾다가 웨이트트레이닝을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명예퇴직하고 전문 보디빌더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뒤늦게 근육을 키우고 가꾸는 재미에 빠진 김종년 씨(57) 얘기다.
2016년 5월부터 본격 근육 만들기에 들어갔다. 하루 1시간 30분씩 웨이트트레이닝을 했다. 김 씨는 “1년이 돼 갈 때쯤 2월 방학을 마치고 학교에 복귀했을 때 헬스클럽 관장이 대회에 출전할 것을 권유했다”고 했다. 경북 안동의 학교에서 근무하는 그는 주말과 방학 땐 대구 집에서 지냈다. 약 2개월 하루 3시간 이상씩 훈련해 출전했다.
“자신감이 생겼어요. 주위에서 계속 대회에 출전해보라고 했죠. 그런데 집에서 반대했어요. 사실 저도 처음에는 비키니만 입고 무대에 서는 게 쉽지 않았어요. 집에서 반대하는 이유도 그것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취미생활이라고 생각하고 계속 몸 만들어 지역 대회에 출전했어요.”
바짝 마른 몸이라 체중 변화는 거의 없었지만 평소엔 52kg을 유지했고 대회에 출전할 땐 50kg까지 빠졌다. 몸이 바뀌자 콜레스테롤 수치가 떨어지는 등 전반적으로 건강도 좋아졌다. 몸이 한결 가벼워졌다. 지역 대회에서 비키니 피트니스 부문에서 1위를 하는 등 입상은 계속했다.
이후 거칠 것이 없었다. 김 씨는 2022년 보디빌딩 국가대표 승인선수로 선발됐고, 그해 10월 경북 영주에서 열린 국제보디빌딩피트니스연맹(IFBB) 세계피트니스여자선수권 마스터스 비키니 피트니스 45세 이상부에서 2위를 했다. 1년 뒤 스페인 산타수사나에서 열린 IFBB 세계피트니스선수권대회 및 세계남자보디빌딩선수권대회에 출전해 마스터스 비키니 피트니스 45세 이상부에서 2위, 오픈부에서 8위를 했다.
무용을 한 게 도움이 됐을까. 한국 무용을 한 그는 “운동으로 보면 완전히 다르다. 무용은 몸의 힘을 풀고 시작하는데 보디빌딩은 온몸에 힘을 주고 시작해야 한다. 다만 무용을 하면서 익힌 호흡법이 보디빌딩할 때 힘을 주고 빼고 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피트니스센터에서 제가 운동하는 것을 보고 ‘저도 가르쳐주세요’라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만 정중히 사양합니다. 보디빌딩은 그냥 겉으로 보는 것과 달리 몸의 어떤 부위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를 정확하게 알고 지도해야 하거든요. 전 아직 지도자 자격증을 따지 않았어요. 지도자의 역할이 따로 있죠. 전 먼저 선수 생활에 집중하고 나중에 지도자 자격증을 딴 뒤 사람들에게 근육 키우는 법을 전수하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어떤 게 가장 힘들었을까?
“모든 게 다 자신과의 싸움이잖아요. 그래서 뭐 어떤 일을 하든지 간에 자기와의 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끈기 있게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합니다. 한마디로 성실한 게 가장 어려운 것 같아요.”
“주위에서는 다들 그렇게 얘기합니다. ‘왜 그렇게 빨리 나왔냐’고. 하지만 제 인생을 살고 싶었습니다. 아이들 30년 정도 지도했으면 된 것 아닌가요? 제가 하고 싶은 것에 전념하고 있는 현재가 너무 즐겁습니다.”
그는 말했다.
“목표는 실패하면 자괴감이 들 수 있잖아요. 전 목표라기 보다는 도전이라고 말하는 게 좋아요. 도전은 실패해도 다시 도전하면 되잖아요.”
김 씨는 4월 다시 국가대표 선발전, 6월 아시아선수권에 도전한다.12월 세계여자선수권에도 다시 도전할 계획이다. 물론 국가대표에 선발돼야 아시아선수권이든 세계선수권이든 출전할 수 있다. 그는 “이런 도전이 저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그래서 제 삶은 언제나 현재 진행형”이라며 활짝 웃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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