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리포트] 김정은 "한국, 가장 위해로운 제1 적대국"
■ 진행 : 정지웅 앵커, 엄지민 앵커
■ 출연 : 왕선택 한평정책연구소 글로벌외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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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문제를 중심으로 이번 주 진행된 한반도 외교안보 뉴스를 심층 분석하는 북한 리포트 시간입니다. 오늘도 한평정책연구소 왕선택 글로벌외교센터장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은 민족대명절 설입니다. 북한 리포트, 저희가 최근 북한 동향을 살펴보기 전에 오늘 북한에서는 어떻게 지내는지 간략하게 전해 주시죠.
[왕선택]
최근에는 남쪽이나 북쪽이나 거의 비슷한 형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북한도 세배하고 떡국 먹고 놀이도 하고. 연휴도 사흘입니다. 약간 다른 건 우리는 명절을 놓고 앞뒤로 사흘이고 거기는 명절날부터 사흘입니다. 이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같아요. 그런데 이게 남한이나 북한이나 다 다 1980년대까지는 설날을 취급 안 했습니다. 양력 설만 인정하고 음력 설은 이중과세라고 해서 아예 안 해버렸어요. 1896년까지는 우리나라는 음력 설로 100% 했죠. 적어도 수백 년, 때로는 수천 년이라고 볼 수 있겠는데 이게 1896년에 일제 때문에 양력 설로 바뀌었죠. 그 상태로 거의 90년이 갔다가 남쪽이 먼저 1985년에 음력 설을 처음으로 공휴일로 지정합니다. 설이라는 이름도 들어오고 구정이라는 이름도 들어오고요. 그걸 보고 북한도 1989년에 설 명절을 다시 도입했습니다. 그전까지 김일성 북한 수령은 설날이 봉건체제의 잔재다. 그래서 완전히 무시했었습니다. 그랬다가 80년대에 남쪽과 북쪽이 거의 동시에 설 명절을 도입했고 나날이 설 명절로 더 와서 신정보다는 설을 중심으로 새해를 기념하는 그런 상황이 됐습니다.
[앵커]
우리처럼 설을 지낼 텐데, 김정은 국무위원장, 지난해 연말부터 계속해서 우리에 대한 발언 수위 높여왔잖아요. 그런데 이번 건군절에 한국이 제1의 적대국, 불변의 주적이다 이렇게 규정을 했습니다. 최근 발언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세요?
[왕선택]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말한 것으로는 어떻게 보면 세 번째라고 볼 수 있는데. 지금까지 연말 전원회의 발언과 같은 맥락입니다. 같은 맥락인데, 제1 적대국, 불변의 주적 이렇게 하니까 강경한 느낌도 있어요. 그런데 김정은 위원장이 발언을 한 계기가 2월 8일 건군절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고 그 장소도 우리의 국방부에 해당하는 국방성에 가서 군인들을 상대로 연설을 한 거예요. 그렇게 보면 군인들을 상대로 연설을 했을 때는 더 강경하고 단호한, 수위가 높은 그런 발언이 나와야 하는데 연설문을 전체적으로 보면 표현 수위가 그거보다는 더 낮다. 오히려 앞선 전원회의 발언이나 최고인민회의 발언보다는 오히려 더 수위가 조절됐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것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첫 번째, 1월 초나 중순 때 발언할 때보다는 감정적으로 좀 안정이 돼 있다, 이런 분석까지도 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수위 조절이 된 발언이다, 이렇게 해석을 해 주신 것 같은데 지금 남북경협 관련 합의서를 폐지했다고 합니다. 그러면 앞으로 남북 간 경제협력 가능성은 완전히 사라지게 되는 겁니까?
[왕선택]
단기적으로는 안 되죠. 사실상 지난 4~5년 동안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로 남북 간의 경제협력, 이런 게 아예 없었죠. 없었기 때문에 사실상 달라지는 것은 없어요. 달라지는 것은 없지만 그러나 앞으로도 그럴 거냐라고 할 때는 뭔가 기대감도 있었는데 이번에 북한이 저렇게 모든 합의서, 또 관련 법률을 다 폐지했기 때문에 미래에도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라고 북한이 보여주는 거죠. 그러나 이런 남북 간의 관계 속에서 그런 일들은 과거에 또 남북관계의 큰 변화에 따라서 달라지는 그런 부분이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남북경협이 어렵다고 볼 수 있지만 남북관계가 개선되는 날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경협 문제는 다시 거의 그대로 원대복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 가지 사례를 말씀드리면 2015년에 북한이 그때도 남쪽에 대해서 화가 많이 나서 아예 시간 자체를 바꾸겠다. 서울 시간이라고 하는 게 원래 도쿄 중심에 맞춰서 간 거지, 원래 한반도에 맞는 시간이 아니다, 그래서 30분을 늦춰버렸어요. 평양 시간을 30분을 늦춰버려서 서울 시간과 평양 시간이 30분 격차가 난 상태가 바로 2015년 얘기입니다. 3년을 갔다가 남북관계가 획기적으로 좋아졌습니다. 다시 시계를 50분 당겨버렸습니다. 이번에 폐지가 된 남북경협과 관련된 합의서 법률도 만들면 됩니다, 다시. 남북 관계가 좀 개선되느냐, 이대로 충돌하는 상태에서 계속 가느냐, 그게 더 큰 변수입니다.
[앵커]
김정은 위원장이 지방 발전에 관심이 있잖아요. 최근에 김화군 공장을 찾아서 간부들을 질책했다고 하더라고요. 이건 왜 그런 겁니까?
[왕선택]
이게 좀 혼선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한 2~3년 전부터 김정은 위원장이 지방 경제에 대해서 불만을 많이 표출하고 뭔가 대책을 세우라고 계속 얘기를 했다가 올해는 아주 국정의 주요 화두가 됐습니다. 지금 서울이나 워싱턴 이쪽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남한 대남정책 변경했다 이게 화두인데 북한에서의 화두는 지방경제 발전입니다. 지금 모든 매체들이 지방경제 발전을 위해서 무엇을 할 것인가,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얘기를 하고 있는데 1월부터 그런 캠페인이 강력하게 됐는데 지금 그 과정 속에서 제일 떠오른 게 북한 강원도, 지금 우리 강원도의 북쪽이 강원도죠. 강원도에 김화군이라는 곳이 있는데 거기에 지방공업공장이 아주 잘됐으니까 그걸 모범으로 해서 다른 데도 다 그렇게 해라 하면서 20곱하기 10이라는 정책을 제시했습니다. 20곱하기 10이라는 것은 북한에 매년 20개 군에 대형 지방공업공장을 건설해서 10년 동안 그걸 해서 10년 뒤에는 200개를 만들겠다. 그래서 200개의 공장이 200개 군에 있으면서 해당 군 지역에 생필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한다. 그래서 북한 인민들이 초보적인 단계의 물질문화 생활 수준을 누리게 하겠다, 이런 건데. 거기의 본보기가 김화공장이거든요.
김화공장을 본보기로 해서 하라고 해 놓고 이번에는 김화공장을 질책을 한 거잖아요. 김정은 위원장이 이틀 전에 현장을 가서 한 얘기가 김화공장이 좋기는 좋은데 거기도 결함이 있다. 동네마다 사정이 다른데 왜 김화공장 것만 그대로 따라하느냐. 기계적으로 모방하면 안 된다. 동네에 따라서 특성에 맞게 각각 특성에 맞게 계획을 짜야 된다. 김화공장을 그대로 모방하면 안 된다. 이 얘기를 한 거니까 이건 합리적인 거죠. 합리적인 건데 조금 더 들어가면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 자체도 또 문제가 있습니다. 북한의 특성상 원래 남쪽 같으면 칫솔은 여기서 만들고 치약은 저기서 만들고 서로 교환하면서 국가 단위로 움직이거나 국제 단위로 움직이잖아요. 북한은 그걸 한 동네에서 다 알아서 합니다.
[앵커]
다 만들어야 합니까?
[왕선택]
김화군에서 치약하고 칫솔을 다 만들어야 합니다. 옆의 동네에서 만든 게 이쪽으로 안 옵니다. 그러니까 지방공업공장이라고 하는 의미가 우리랑 다릅니다. 그러니까 그런 상황이 왜 생겼느냐, 전쟁 대비 때문입니다. 언제 미국이 쳐들어올지 모르고 전쟁이 나면 교통, 통신이 서로 연결되어 있으면 타격이 크잖아요. 그러니까 타격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서 각 지역 단위로 생필품은 알아서 하라, 이렇게 된 거예요. 그러니까 군 단위에서 어떤 데는 성공적인 데는 그게 되는데 잘 못하는 데는 생필품이 공급이 안 되는 거죠. 이게 북한의 거시적인 국가 단위에서의 경제 운용 자체에 문제가 있는 건데 이걸 자꾸 지방 단위에다가 알아서 제대로 하라고 하면 쉽지 않은 겁니다.
지금 단계에서는 북한도 도리 없이 전국적인 단위에서 효율성을 따져서 치약은 더 잘하는 동네에서, 이런 식으로 하는 게 맞는데. 그 점이 바로 북한에 있어서의 비효율적인 지시, 또 독재체제에서는 어쩔 수가 없습니다. 최고 지도자가 명령을 내리면 밑에서 합리적인 어떤 건의가 안 들어가니까요.
[앵커]
저희가 다시 김 위원장 강경 발언으로 돌아와서 미국에서 계속 대남에 대한 공격 징후는 없다, 이런 얘기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 이와 관련해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이 허풍이 아니냐, 이런 분석도 나오고 있거든요.
[왕선택]
그 부분에 대해서는 몇 주 동안 계속 말씀드렸는데 김정은 위원장이 전쟁을 결심했다라고 하는 미국 전문가의 말은 진지하게 들어야 됩니다. 저는 그 분석에 동의합니다. 그런데 그 분석에 동의한다고 해서 올해 안에 전쟁이 날 거냐, 그건 아닙니다. 왜냐하면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사항도 결심은 했고 전쟁준비를 하라가 지시사항입니다. 전쟁준비가 언제 끝날지 모릅니다. 전쟁준비를 하는 데 있어서 필요한 건 일단 북한 주민들에게 적이 남한이다라는 것을 가르쳐주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전까지는 미국이 주적이고 미국에 협력하는 남한을 어떻게 보면 노예, 북한의 말로 하면. 그런 친미 세력이 주적이다, 이런 건데. 지금은 남한 자체가 주적이 된 겁니다. 그걸 군인들에게 계속 알려줘야 하고. 그다음에 무기체계도 북한은 핵이나 미사일같이 큰 것은 있는데 재래식 무기는 전혀 지금 준비가 안 돼 있습니다. 그거 해야 합니다. 그거 언제 걸릴지 잘 모릅니다. 그리고 전쟁을 하려면 경제력 자체가 높아져야 합니다. 지금 지방경제 발전 10년 놓고 작업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10년 이내에는 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상황을 볼 때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전쟁을 결정했다는 건 진지하게 봐야 하지만 올해, 내년 사이에 전쟁이 날 것 같다, 이런 전망은 잘못된 겁니다. 그러나 3~4년 뒤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그건 또 모릅니다. 그러니까 긴장감을 갖고 대응해야 하지만 지금 전쟁 징후가 있나 없나 하는 얘기 자체가 넌센스입니다.
지금 전쟁을 할 상황이 아닙니다, 북한이. 그러니까 전쟁은 안 난다, 전쟁 징후가 없다, 그러니까 전쟁 난다는 말은 잘못됐다, 전쟁 없다 이렇게 하면 2~3년 뒤에 우리가 큰일을 당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긴장감을 가지고 대응하되 전쟁을 지금 날 거라고 공포에 떨거나 불안에 떨거나 하는 것은 오히려 제일 잘못된 그런 대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이런 상황에서 북한과 러시아 관계는 지난해부터 계속 좋아지고 있었잖아요. 최근에 러시아가 북한의 동결자금을 해제했다, 이런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우리랑 러시아 관계는 심각한 충돌 국면에 있잖아요.
[왕선택]
거의 외교적으로는 참사에 해당하는 큰일이 지금 벌어지고 있습니다. 외교에서 제일 중요한 게, 외교라고 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정상이 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이 뭐냐 하면 러시아의 외무부 대변인이 대한민국 대통령이 한 얘기에 대해서 노골적으로 편향됐다. 뭘 모르는 얘기다, 이런 식으로 공개적이고 공식적으로 논평을 해 버렸습니다. 이것은 거의 외교적으로 도발에 해당합니다. 이것은 관계 단절까지도 고민을 해야 되는 겁니다.
그런데 다만 일단 우리 한국 정부에서는 이에 대해서 네가 우리 정상 욕했으니까 우리도 욕을 하겠다 해서 푸틴 대통령 발언을 문제삼아서 욕을 했습니다. 일단락됐죠. 너도 한 대 때리고 나도 한 대 때리고. 그러나 이게 외교에서는 국익을 증진시키는 게 외교인데 서로 욕을 하는 게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 그리고 한러 관계가 잘 유지되는 것이 우리 국익에 부합하는데 싸움하고 끝나면 도움이 안 되잖아요. 그래서 한러 관계를 복원시키는 것도 또 문제인데 지금 현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하고 있는데 우리는 또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있고 북한은 또 러시아를 지원하고 이런 상황 속에서 굉장히 민감하고 어려운 상황이니까 이런 문제를 좀 자제력을 갖고 메시지 관리에 신중해서 불필요하게 한러 관계를 악화시킬 필요가 없다. 이런 부분에서 특히 조심해야 된다, 이렇게 봐야 되겠습니다.
[앵커]
지금 메시지 관리 말씀해 주셨는데 그럼 최근에 있었던 국방장관의 발언은 어떻게 생각을 하십니까?
[왕선택]
저는 그게 촉발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겉으로 드러난 것은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이 우리 대통령에 대한 비난을 한 게 문제가 됐는데. 그 바로 앞 며칠 전에 우리 국방장관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현재 인도적인 지원 정도로 가고 있는데 적극적인 지원, 전면적인 지원을 선호한다, 개인적으로. 이런 발언을 한 게 있습니다. 이게 러시아에서 볼 때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수지원을 공식적으로 한다, 이런 것을 예고한 것이다. 그런 분위기로 끌고 가는 것이다, 이렇게 받아들일 수 있거든요. 그러니까 거기서 자하로바 대변인이 아주 극한 단어를 써서 한국에 대해서 남한 정부에 대해 경고한다. 무모한 행동하지 말라. 이렇게 얘기한 거예요. 거기에 대해서 우리도 또 맞받아치기를 한 거죠. 그 상태에서 윤석열 대통령 발언이 나왔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 더 격하게 발언했다. 어떻게 본다면 메시지 관리에서 불필요하게 러시아를 자극한 게 아닌가, 이렇게 분석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리고 북한과 중국과 수교한 지가 올해로 75주년이 됐잖아요. 그래서 북중 관계가 좋아질 수 있다, 이런 관측들도 나오고 있는데 올해 북중 관계는 어떻게 이어갈까요?
[왕선택]
관계가 좋아질 가능성이 있지만 그렇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봐야 합니다. 지난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은 북중 관계에도 영향을 줬고요, 나쁜 쪽으로. 코로나 때문에 북중 관계가 어떻게 보면 잘 안 되는 상황이 계속됐다가 이제 겨우 지난해부터 좋아지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좋아지기 시작하는데 지금 워낙 안 좋았던 상태에서 올리다 보니까 급속도로 좋아지고는 있는데 등급으로 말씀드리면 고위급 교류가 얼마나 되느냐가 어떻게 보면 지표가 됩니다. 지금 북중 관계는 장관급 교류도 못하고 있습니다. 차관급 교류가 막 시작된 거예요. 장관급으로 가야 하고 이게 총리급으로 올라가야 되고 정상급으로 가야 됩니다. 아직 갈 길이 멀어요. 그러니까 북중 관계가 복원될 수 있다고 하는데, 북한의 희망으로는 반미국가연대에서 러시아를 끌어들였는데 중국이 참여를 안 하니까 답답한 거예요. 그래서 개선을 시키는 추세와 함께 중국이 반미국가연대에 참여하지 않는 것에 대한 북한의 불만이 있습니다. 이것도 같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두 가지가 같이 움직이기 때문에 올해 북중 관계가 어떻게 될지는 죄송하지만 지켜봐야 한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앵커]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저희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외교안보 뉴스 관련해서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한평정책연구소 왕선택 센터장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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