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공화 겨냥 "우크라 지원 지연은 범죄"…숄츠 "美 의회 결정 바라"(종합)

숄츠 獨 총리와 회담서 美 예산 조속 통과 촉구
"의회 실패·우크라 지원 포기는 범죄에 가까워"
숄츠 "우크라 지원 중단하면 서방 대가 치를 것"

[워싱턴DC=AP/뉴시스] 우크라이나 예산 지원을 촉구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한 올라프 숄츠(왼쪽) 독일 총리가 9일(현지시간) 수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회담하고 있다. 2024.02.10.

[서울=뉴시스] 이명동 강영진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공화당의 반대로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이 승인되지 않는 것과 관련해 "범죄에 가까운 방기"라고 비난했다.

이날 AP, 도이체벨레(DW) 등 외신을 종합하면 바이든 대통령은 수도 워싱턴DC 백악관을 찾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에게 "미국 의회의 실패, 우크라이나 지원 포기는 범죄에 가깝다. 분노할 일"이라며 "공화당 하원 의원이 여전히 지원을 머뭇거리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숄츠 총리의 미국 방문을 공화당 의회에 대한 압박 강화 기회로 삼았다.

바이든 대통령 발언은 숄츠 독일 총리가 민주당 대통령과 공화당 의회가 대립해 우크라이나 지원이 중단된 것과 관련해 유럽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음을 강조한 뒤 나온 것이다. 미국 공화당은 우크라이나에 수십억 달러의 세금을 계속 지원할 수 없다면서 유럽 국가가 더 많이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유럽의 우려를 미 정계에 전달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하고 있는 숄츠 총리는 "(미국 의회가)필요한 지원에 관한 결정을 내리기를 바란다"라며 "미국의 지원, 유럽 국가의 지원이 없으면 우크라이나는 나라를 지킬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독일은 무기 전달 지원을 늘릴 준비가 돼 있다"면서 "유럽연합(EU)이 지난 1일 540억 유로 규모의 비군사적 재정지원을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숄츠 총리는 백악관 방문 전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의 피해가 우크라이나를 넘어서 장기적으로 서방 국가가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만=AP/뉴시스] 지난해 8월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리만 외곽 전선에서 한 우크라이나 군인이 발사할 자주포 포탄에 '르비우를 위하여'라고 쓰고 있다. 2024.02.10.

의회 예산 통과 지연으로 미국의 우크라이나 무기 공급이 중단되면서 우크라이나는 탄약과 미사일 부족을 크게 겪고 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이날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진 전투 대부분에서 성공을 거뒀다"며 강화한 공세에서 이득을 취하고 있음을 피력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래 약 1110억 달러 정도를 지원했다.

그는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분열 상황을 악용해 허위 선전을 하려고 호시탐탐 노리는 나라가 세계 곳곳에 있다. 미국과 유럽 시민에게 러시아가 승리하면 세계가 훨씬 더 위험해질 것임을 국민에게 설득해 그들이 틀렸음을 보여줘야 한다. 우리 모두의 자유와 번영을 위태롭게 만들어 재정적 압박을 크게 할 것"이라고 썼다.

미국 공화당 의원은 이번 주 양당이 합의한 1180억 달러의 우크라이나·이스라엘 지원 예산안을 부결시켰다. 미국 상원이 우크라이나에 600억 달러·이스라엘에 350억 달러를 지원하는 방안을 놓고 이견을 좁히는 협상을 시작했으나 공화당이 찬성할 가능성이 적다는 우려가 여전하다.

숄츠 총리는 독일 국내 예산 부족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에 70억 유로를 추가로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독일 마셜기금 대표 히더 콘리는 숄츠 총리가 의회의 우크라이나 지원 봉쇄가 계속될 때에 대비한 방안을 청취하기 위해 바이든 대통령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기 전날 숄츠 총리는 상원 의원 8명과 만찬을 갖고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을 별도로 처리하는 일이 희망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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