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초는 마약 아니라 괜찮다고? ‘합법’이라고 태국 가서 피웠다간...

영국, 2018년 의료용 합법화 이후 체포환자 급증
50명에 불과했던 전문변호사도 늘어 3000여 명
태국, 지난해 합법화 이후 논란 커지자 대책 마련
기호용 금지하고 흡연시 230만원 벌금안 신설

최근 영국에서 의료용 대마초 사용 위반 적발이 증가하고 있다.

영국은 지난 2018년부터 의료용으로 제한해 대마초를 허가했지만, 민간에서는 대마초가 합법이라는 생각에 집에서 키워 스스로 약으로 활용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합법과 불법 사이에서 경찰에 체포되는 사람들이 늘어나다보니, 대마초 사건 전문 변호사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영국 타임지는 2018년 의료용 대마초 허용 이후 무지에 의한 사용 위반사례가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제의약품정책 저널에 따르면, 불충분한 투자금, 관료적인 공급문제와 의사·경찰에 대한 교육문제로 ‘영국 정부의 의료용 대마초 합법화 이행부족’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영국 정부는 늘어나는 오남용에 체포지침을 개정해 환자가 대마초 소지시 신분증과 처방전을 휴대하도록 했다.

영국 내에서는 심각한 뇌전증, 다발성 경화증 등 심각한 환자에 한해 의료용 대마초를 허용하고 있으며, 2018년이후 약 8만9000건의 처방이 이뤄졌다.

문제는 처방이 늘수록 오남용이 많아지면서 경찰단속사례도 늘고 있는 점이다.

타임지에 따르면 정확한 수치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로펌들 사이에서 대마초 문제로 인한 사건 대리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마초 전문변호사 로버트 재피는 “환자들이 약을 압수당하거나 체포되는 사건에 대해 매주 점점 더 많은 보고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환자에 한해 처방전을 통한 대마초 사용을 허가했지만, 시중에서는 의료용으로 대마초를 쓸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기면서 스스로 대마초를 재배해 사용하는 등 불법적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독일에서도 유럽 흐름에 맞춰 합법화 추진
대마초관련 산업 커지면서 법률문제도 부각
전문변호사 2015년 50명에서 60배 증가

그간 대마초를 규제해 왔던 독일에서도 합법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달 2일 dpa 통신에 따르면 독일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사회민주당(SPD), 녹색당, 자유민주당 3당 원내대표는 “대마초를 합법화하는 법률이 4월1일부터 시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연립정부는 합법화에 따른 긍정적인 면이 부정적인 면보다 클 것이라 판단했다.

현재 대마초는 미국의 일부 주와 캐나다, 우루과이, 룩셈부르크, 태국 등 극히 일부 국가에서만 합법이다. 다만 태국은 허용 1년만에 다시 규제책을 꺼내들고 있다.

지난해 말 취임한 세타 타위신 태국 총리는 기호용 대마초를 다시 불법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달 6일에는 태국 공중보건부가 기호용 대마초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 초안이 공개돼 내각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태국 정부는 대마초를 마약류로 지정하지는 않았지만 의료∙건강 목적으로만 허용하고 향락을 위한 사용은 규제할 계획이다. 새 법안에는 대마초를 향락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최대 6만 밧(약 227만 원)의 벌금형에, 대마초를 피운 상태에서 운전하면 1년 형 또는 벌금 2만 밧(약 75만 원)에 처할 수 있다.

앞서 태국에서는 2022년 규제 빗장이 풀리면서 유통 업체도 급격히 늘어나 전국적으로 약 6000개의 대마초 상점이 생겨난 바 있다.

영국을 비롯해 미국, 태국, 독일 등 대마초 사용 합법화국가와 지역이 증가하면서 변호사 시장도 커지고 있다. 대마초법률저널(CLJ)를 창립한 션 호킹은 “최근 로스쿨에서는 대마초 관련 법을 전공하려는 학생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2015년 처음 저널을 만들었을 때 50명의 관련 변호사만을 찾을 수 있었지만 현재는 사건이 발생할 경우 전세계에 3000여명의 대마초 전문 변호사를 선택할 수 있다”며 의료용과 기호용 시장이 성장하면서 관련 법률시장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예컨대 2020년 영국 꽃 유통업체는 이탈리아에서 대마초를 이탈리아에서 수입해 판매하려다 검찰에 기소되는 사건이 있었다. 법원은 약물성분인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이 소량(0.2%)미만인 대마초는 유럽연합법에따라 농산물로 규정된다며 위반이 아니라는 판결을 내렸다.

다만 브렉시트 문제로 이 결정이 지금도 유지될 지는 알 수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 재피 변호사는 “대마초 관련 법안에는 상당한 업데이트가 필요하고, 현재 일부제품을 마약효과가 없음에도 마약상으로 취급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킹 변호사는 “대마초와 관련해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완전히 새로운 법 분야의 문이 열렸고, 대마초 전문변호사도 등장했다는 것”이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