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다이빙해도 될까요?”…바다사자의 수줍은 눈망울

곽노필 기자 2024. 2. 10.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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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자연사진 공모전 수상작 발표
제1회 자연사진 콘테스트 대상작 ‘수줍은 바다사자’. 바다사자가 물고기들이 즐비한 바다 속으로 다이빙해 들어가기 전 고개를 돌려 카메라를 보고 있다. Glenn Ostle/The Nature Photography Contest.

수줍은 듯, 두려운 듯 사진가를 바라보는 바다사자를 포착한 사진이 자연사진 공모전에서 대상인 ‘올해의 사진’ 상을 차지했다.

‘자연사진 콘테스트’(Nature Photography Contest)라는 이름의 이 공모전은 지난해 한 사진작가 그룹이 지구의 아름다운 모습을 통해 지구 보호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10개 부문으로 나뉘어 심사가 진행된 공모전에서 대상작은 멕시코 서부의 항구도시 라파스 인근의 로스 이슬로테스섬 앞바다에서 만난 바다사자를 담았다.

작가는 공모전 웹사이트에 올린 사진 해설에서 “물고기 무리 사이로 다이빙해 들어가기 전에 잠시 멈춰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수술대에서 마사지 받는 아기 오랑우탄

공유하는 행성 부문 1위 ‘수술대 위의 오랑우탄’. Alain Schroeder/The Nature Photography Contest

‘공유하는 행성’ 부문에선 수술대 위의 오랑우탄 사진이 1위로 뽑혔다. 인도네시아 북수마트라의 한 검역센터에서 찍은 사진이다.

구호팀 요원들이 생후 3개월 된 암컷 오랑우탄 수술을 준비하고 있는 장면이다. 의료진이 오랑우탄에게 진정제를 투여하고 팔의 털을 깎고 체온을 측정하는 동안 구호요원들이 아기 오랑우탄의 머리와 팔다리를 열심히 마사지해주고 있다. 브렌다란 이름의 이 오랑우탄은 한 주민이 애완용으로 키우던 중 팔뼈가 부러진 상태에서 구조됐다.

식물 부문 1위 ‘판도라’. Marcio Cabral/The Nature Photography Contest

식물 부문에선 풍부한 생물 다양성과 아름다운 경관으로 유명한 브라질국립공원 차파다 도스 비에이데이루스의 파노라마 사진 ‘판도라’가 1위로 선정됐다.

앞쪽의 흰색 꽃은 이 지역에서만 서식하는 희귀식물 파팔란투스다. 밤하늘을 수놓은 은하수가 어둠 속에 묻혀 있는 언덕의 곡선과 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천체 사진용 카메라를 사용해 촬영한 사진으로, 어두운 하늘에 대비시키기 위해 파팔란투스에는 조명을 비췄다.

자연경치 부문 1위 ‘불타는 꽃’. Marek Biegalski/The Nature Photography Contest

자연경치 부문에선 하늘에서 본 아이슬란드의 빙하 사진 ‘불타는 꽃’이 1위를 차지했다. 강줄기가 굽이굽이 그물처럼 복잡한 모양을 이루고 있는 이런 강을 망상하천(braided river)이라고 부른다. 위에서 내려다본 모습이 마치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나뭇가지가 불타는 듯하다.

강줄기가 바다에 닿을 때쯤엔 물살이 약해지면서 강바닥에 쌓인 화산 모래들이 강줄기 끝에 작은 섬들을 만든다. 작가는 “그 놀라운 색채가 매우 독창적이면서도 매혹적”이라고 말했다.

먹이 찾아 모래언덕을 헤매는 전갈

야생동물 부문 1위 ‘모래 언덕 위의 전갈’. Soumya Ranjan Bhattacharyya/The Nature Photography Contest

야생동물 부문에선 인도 자이살메르 지역의 모래언덕에서 찍은 전갈 사진 ‘모래 속 이야기’가 1위에 뽑혔다.

전갈은 해가 지고 나면 모래 언덕을 헤집고 다니며 밤새 먹이를 찾는다. 전갈은 자외선을 받으면 몸에서 옅은 파란색 빛을 낸다. 작가는 “바람이 만든 모래언덕의 결에 손전등을 비춰 찍은 사진”이라고 말했다.

매크로사진 부문 1위 ‘몽상가’. Adrian Truchta/The Nature Photography Contest

매크로사진 부문에선 한국에서도 심심찮게 볼 수 있는 대륙깡충거미(Philaeus chrysops) 사진 ‘몽상가’가 1위로 선정됐다.

이 거미는 거미줄을 치지 않고 직접 발톱을 이용해 먹이를 사냥하는 것이 특징이다. 작가는 “아침 이슬과 햇빛, 둥지 주변을 걷고 있는 아름다운 암컷 대륙깡충거미 암컷이 어우러진 자연광 사진”이라고 말했다.

겁 먹은 듯 몸을 둘둘 만 새끼 곰치

수중 부문 1위 ‘겁먹은 새끼 곰치’. Yi Lin Tseng/The Nature Photography Contest

수중부문에선 곰치 새끼 사진이 1위에 뽑혔다.

뭔가 위협을 느낀 듯 몸을 보호하기 위해 둥그렇게 말았다. 곰치는 열대와 아열대 바다에 서식하는 바닷물고기로 주로 바위 틈새나 굴속에 숨어 살면서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는다.

밤의 세계 부문 1위 ‘아치와 동굴’. Marc Marco/The Nature Photography Contest

밤의 세계 부문에선 스페인 마요르카섬 남동쪽 바다에 있는 석회암 아치와 은하수의 아치를 한데 담은 사진이 1위를 차지했다. 에스 폰타스(‘큰 다리’라는 뜻)라는 이름의 이 아치는 인기 있는 일출 및 일몰 관광지다. 아치 앞쪽에 있는 동굴이 한밤의 운치를 더해준다.

쓰레기 더미를 침대 삼아 누운 노숙자

Muhammad Hossain/The Nature Photography Contest

환경 영향 부문에선 방글라데시의 노숙인을 담은 ‘고단한 잠’이 1위에 뽑혔다.

방글라데시에선 매년 잦은 홍수와 강의 침식 등 자연재해로 인해 많은 이가 삶의 터전을 떠난다. 그러나 이들이 살길을 찾아 모여든 수도 다카에서 편안하게 머물 곳을 찾기는 어렵다. 갈 곳 없는 이들이 결국 몸을 뉘이는 곳 가운데 하나가 사진과 같은 쓰레기 더미다.

재밌는 자연 부문 1위 ‘월요일’. Panisara Sripratoom/The Nature Photography Contest

‘재밌는 자연’ 부문에선 한 대학 구내에 있는 한 나무 구멍 위로 머리를 치켜들고 있는 점박이올빼미를 찍은 사진 ‘월요일’이 1위를 차지했다.

덩치가 작은 이 올빼미는 사람이 사는 곳 주변에 서식하면서 야간에 먹이를 사냥하는 습성이 있다. 장마철을 맞아 당국이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가로수의 가지들을 잘라내자 올빼미들이 대학 구내의 큰 나무로 옮겨 둥지를 틀었다.

조류 부문에선 아이슬란드의 바다오리 사진이 뽑혔다. 절벽 위를 걷고 있을 때 찍은 사진이다. Alessio Calviani/The Nature Photography Contest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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