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경매 낙찰률 60%까지 하락, 수요 감소 본격화
신차 판매 시장의 선행 지표로 여겨지는 중고차 경매 낙찰률이 1년 새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고차 업체들이 판매를 위해 경매에서 사들이는 중고 차량이 줄었다는 뜻으로,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 신호로 풀이된다. 경매 낙찰 차량이 줄어들면 그 여파로 중고차 판매가 줄어들고 이는 신차 구매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10일 자동차경매장협회가 오토벨스마트옥션(현대글로비스), 롯데오토옥션, 오토허브옥션, 케이카옥션 등 국내 주요 중고차 경매 업체의 낙찰 지표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중고차 시장 낙찰률은 60%를 기록했다. 낙찰률은 경매에 나온 차량 대비 낙찰(매입)된 차량의 비율을 의미한다. 지난해 초 70%를 넘고 9월까지 68%를 유지했지만 이후 계속 하락하며 60%까지 떨어진 것이다.
낙찰률 하락은 경매 시장의 차량 공급은 늘었지만 이를 사가겠다는 수요는 그만큼 줄었다는 것을 뜻한다. 실제 공급되는 차량은 월 3만대가량으로 비슷하지만, 이를 사려는 이들은 계속 줄고 있다. 중고차 업자들이 차량이 오랜 기간 팔리지 않자 차량 매입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분위기는 고금리 영향이 크다. 여신협회에 따르면 중고차 할부 금리는 여전히 7~10%가량에 달한다. 자동차 할부 계약은 보통 2, 3년에 걸쳐 장기간 갚는 형태로 이뤄지기 때문에 구매자 이자 부담은 그만큼 크다. 차를 사는 욕구가 급락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다.
자연히 중고차 가격도 하락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2022년까지만 해도 ‘신차급 중고차’는 P(프리미엄)가 붙어 거래되기도 했지만, 최근엔 차량을 사겠다는 이가 줄면서 이런 거래는 완전히 사라졌다.
중고차 거래 사이트 엔카닷컴은 이달 주요 국산차 및 수입차 평균 시세는 전월 대비 6.08%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고차는 감가(減價)로 인해 가치 하락이 불가피하지만, 한 달 만에 6% 이상 가격이 내리는 것은 흔치 않다. 기아 전기차 EV6가 8.04% 하락해 국산차 중 하락폭이 가장 컸고, 현대차 아이오닉5 롱레인지도 7.52% 값이 빠졌다. 기아 더 뉴 레이(7.34%), 쉐보레의 뉴 스파크(6.78%)와 트레일 블레이저 (7.86%)도 평균보다 하락 폭이 큰 차량이었다.
신차 판매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는 경기 침체 영향 등으로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이 전년 보다 1.7% 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차량 수령까지 1년 이상 걸리는 경우는 대부분 사라졌다. 현대차 납기표에 따르면 대부분 차량을 늦어도 3개월 내에 받아볼 수 있다. 주문 취소도 계속해 발생하기 때문에 납기표보다 차량을 빨리 받는 게 보통이다.
전기차 시장에서도 테슬라의 후륜구동 모델Y 정도를 제외하면 전 모델이 판매 부진을 겪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 견해다. 다만, 환경부의 올해 보조금안이 확정되면서 업체들이 보조금 수령을 위해 차량 가격을 일부 낮출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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