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때 사자’ 중국 전기차·이차전지주로 눈 돌리는 중학개미
올해 국내 증시에서는 이차전지 종목이 1월 한 달만 시가총액 50조원 가까이 증발했습니다. 전방 산업인 전기차 시장의 수요가 줄어들면서 주요 배터리 기업들이 줄줄이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기록하자 투자 심리가 쪼그라들었죠. 특히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올 들어 주가가 지난 7일까지 25% 빠지는 등 하락세를 탄 영향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중국 증시로 눈을 돌렸습니다. 중국 증시가 역사적 하단을 기록하자 중학개미(중국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이 중국 전기차·이차전지 종목을 주워담기 시작한 겁니다. ‘쌀 때 사자’는 저가 매수 수요가 전기차 관련 종목 위주로 급증하고 있습니다.
◇중학개미 순매수 1위는 CATL
1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월 한 달간 중학개미가 가장 많이 순매수(매도보다 매수가 많은 것)한 종목은 CATL입니다. 115만2436달러(약 15억3000만원)나 사들였죠. 1월 한 달간 중국 상하이 종합 지수가 6% 가까이 내려앉는 와중에 말이에요.
CATL은 중국 1위 배터리 기업입니다. 작년 12월 중학개미들의 CATL 순매수 결제액이 2만2000달러였던 것에 비하면 한 달 사이 매수세가 몰린 것이죠.
◇상위 10개 종목 중 4개가 전기차·이차전지주
올해 1월 중학개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4개가 전기차나 이차전지 관련입니다. 모두 작년 12월에는 10위 내에 없던 종목들입니다.
중학개미 순매수 2위 종목은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입니다. 비야디는 작년 12월 중학개미들의 순매수액 50위 내에도 들지 못했는데 올해 1월에는 순매수액 76만 6625달러(약 10억1800만원)를 기록했습니다. 비야디는 작년 4분기 미국의 테슬라를 제치고 순수 전기차 판매량 세계 1위를 기록한 기업이기도 합니다.
6위는 전기차 업체 신예 리오토, 샤오펑과 협력 관계를 맺어 반사 이익을 얻고 있는 회천기술(Shenzhen Inovance Technology)입니다. 올해 1월 중학개미들이 24만5189달러(약 3억2500만원)를 사들였네요. 바로 뒤이어 7위에 순매수액 23만9333달러(약 3억1800만원)로, 중국 전기차 엔진 제조업체 강서특종전기(Jiangxi Special Electric Motor)가 올랐습니다.
◇”주가 상승 2분기 이후 기대”
1월 한 달간 이들 종목의 주가 흐름을 볼까요? CATL은 1월 초 대비 1월 말 주가가 3.34% 빠졌고, 비야디는 11.36% 급락했습니다. 같은 기간 회천기술은 10.1%, 강서특종전기는 33.28% 폭락했네요. 전반적으로 중국 증시 하락세보다 주가가 더 크게 떨어진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주가가 떨어질수록 저가 매수를 기회로 생각하는 중학개미들의 매수세가 몰린 듯합니다.
그렇다면 중학개미들은 언제쯤 재미를 볼 수 있을까요? 김동원 KB증권 연구위원은 “고점 대비 많이 하락한 중국 전기차, 이차전지 업체로 싸게 사려는 수요가 연초 몰렸다”며 “실제 이들 업체의 실적은 하반기에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며 본격적인 주가 상승 전환은 2분기 이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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