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해, 나 깨우지 마"…명절연휴 실컷 잤더니 뜻밖의 몸 상태

정심교 기자 2024. 2. 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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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간 이어지는 이번 명절 연휴에 그간 밀린 잠을 자려고 '늦잠'을 계획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밀린 잠을 몰아 자면 오히려 수면 패턴을 망치고 피로를 유발할 수 있다.

강북삼성병원 신경과 선우준상 교수는 "이러한 수면 패턴을 깨고 낮에 자거나, 밤낮이 바뀐 잠을 잔다면 많은 시간을 자더라도 더 피곤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렇게 쌓인 '밀린 잠'을 연휴에 왕창 몰아서 자는 건 오히려 연휴 이후의 수면 리듬을 깨뜨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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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의 내몸읽기]

4일간 이어지는 이번 명절 연휴에 그간 밀린 잠을 자려고 '늦잠'을 계획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밀린 잠을 몰아 자면 오히려 수면 패턴을 망치고 피로를 유발할 수 있다.

수면 리듬은 인간의 생체시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우리 몸은 자연적으로 하루 24시간의 일주기 리듬을 유지하고 있다. 강북삼성병원 신경과 선우준상 교수는 "이러한 수면 패턴을 깨고 낮에 자거나, 밤낮이 바뀐 잠을 잔다면 많은 시간을 자더라도 더 피곤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연휴 간 늘어난 수면 시간으로 인해 수면-각성 리듬이 깨진다면, 의욕 및 집중력 저하, 학습 저하를 불러일으킬 수 있고, 지속될 경우 일주기 리듬이 망가져 불면증이 생기거나 장기적으로는 다양한 대사질환과 심혈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 MESA 전향적 코호트 연구(처음 조건이 주어진 집단에 대해 이후 경과·결과를 알기 위해 미래에 대해서 조사하는 방법)에서 수면 패턴이 불규칙한 사람들은 대조군보다 대사증후군 발생이 30% 증가, 심혈관질환은 2배까지 증가했다. 또 영국 바이오뱅크 전향적 코호트 연구에서는 수면 패턴이 규칙적인 사람들은 불규칙한 사람들보다 사망률이 20~48% 감소했다. 이는 수면 부족이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보다 더 강력했다.

만성적인 수면 부족에 대한 대응책으로 주말·휴일에 몰아 자는 경우가 흔한데 이를 주말보충수면(weekend catchup sleep)이라고 일컫는다. 선우준상 교수는 "주말보충수면은 만성 수면 부족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을 완전히 없애지 못하지만, 일부 경감시키는 효과는 있다"면서도 "하지만 주말보충수면은 일시적인 대응책일 뿐, 장기적으로는 주중에도 충분히 자는 게 건강을 유지하는 데 이상적"이라고 설명했다.

수면시간이 부족하면 우리 몸에 대한 '빚'이 쌓인다. 이를 '수면 부채'라고 부른다. 가령 적정 수면시간이 8시간인 사람이 매일 6시간만 잔다면 1주일에 14시간의 수면 부채를 떠안게 된다. 이렇게 쌓인 '밀린 잠'을 연휴에 왕창 몰아서 자는 건 오히려 연휴 이후의 수면 리듬을 깨뜨릴 수 있다. 수면 부채가 생기면 다음 날부터 매일 조금씩 빚을 갚아나가는 게 바람직하다. '일시불'이 아닌 '할부'로 갚는 게 좋다는 얘기다.

예컨대 오늘 늦게 잤다면 내일 점심시간에 20분에서 최대 1시간까지 낮잠을 자는 방식이다. 또는 며칠간 잠자리에 드는 시각을 평소보다 한두 시간 앞당겨 수면 부채를 갚는 방식도 좋다. 단, 낮잠은 오후 3시를 넘기지 말아야 한다. 늦은 오후 낮잠은 그날 밤 수면을 방해해서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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