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만 잘 들면 명품도 공짜"…입소문 나더니 수천명 몰렸다 [여기잇슈]

김세린 2024. 2. 10.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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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프라이어기와 전자기타, 겨울 코트 5벌 세트를 10만원에 구할 수 있다.

 유튜버는 수백명이 모인 경매장 내부를 공개하며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며 "(기존 고가에 달하는) 기타와 대형 블루투스 스피커 등을 구매했는데 10만원도 안 나왔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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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거래 뜨더니 이런 것까지…1000명 모인 공간 정체
'중고거래' 활발해지자 '이색 경매장' 인기
하루 평균 수천명 방문…'득템' 재미 쏠쏠
2025년 중고거래 시장 규모 '43조원' 예상
중고품 경매가 활발한 주말에 수천명이 다녀간 경매장 내부. /사진=유튜브 채널 '만물도깨비경매장' 캡처

에어프라이어기와 전자기타, 겨울 코트 5벌 세트를 10만원에 구할 수 있다. 운만 좋으면 명품 가방도 '공짜'다. 참가비도 필요 없다. 필요한 건 '눈치', 그리고 빠른 '판단력'이다. 최근 "초저가 상품을 얻을 수 있다"고 입소문이 난 '만물 도깨비 경매장'에 대한 이야기다.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만물 도깨비 경매장은 지난해 12월 16일 방송된 MBC '놀면 뭐하니?'를 비롯해 최근 여러 유튜버가 즐겨 찾는 명소로 급부상했다. '30초에 하나씩 팔리는 중고 경매장', '고물가 시대 추천하는 이색 데이트 장소'로도 불리고 있다.

'핫플' 소개를 전문으로 하는 한 유튜버가 '누구나 경매를 할 수 있는 곳이 있다고?'라는 제목의 영상은 공개 2주 만에 조회수 150만회를 넘겼다. 유튜버는 수백명이 모인 경매장 내부를 공개하며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며 "(기존 고가에 달하는) 기타와 대형 블루투스 스피커 등을 구매했는데 10만원도 안 나왔다"고 귀띔했다.

유튜브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유명 경매사의 모습이 담긴 현장 영상들. /사진=유튜브 채널 '만물도깨비경매장' 캡처


이를 본 한 시청자는 "요즘 여기는 방송을 타고 유튜버들이 많이 다녀가며 소문나서 경쟁자들이 너무 많아졌다"며 "종종 고가의 물건들 올라온다"고 인기를 전했다. 다른 시청자는 "물건들을 싸게 사 와서 싸게 파는 곳이라 잡다한 공구와 실용품이 많고, 가끔 고가의 명품도 나온다"며 "제품 상태도 확실하게 확인하고 팔아서 제품에 하자 또는 고장 등이 확인될 경우 환불도 잘 해준다"고 소개했다.

다양한 물품들이 거래되지만, 이 중 가장 인기 품목은 생활용품이다. 매일 오전 11시부터 밤 9시까지 쉼 없이 경매가 진행되는데, 하루에 많게는 1000명 이상 방문객들이 다녀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깨비 만물상 관계자는 "현장을 찾는 분들 뿐 아니라, 자체적으로 라이브 방송도 같이 진행하다 보니 전화로 물건을 빼달라고 요청하는 사람도 있다"면서 경매 참가자들이 현뿐 아니라 온라인으로도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경매장에 수백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모인 모습. /사진=유튜브 채널 '만물도깨비경매장' 캡처

고물가, 고금리로 내수 침체가 이어지면서 중고 거래 플랫폼이 급부상했을 뿐 아니라, 중고 경매까지 관심이 이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국내 중고 거래 규모는 2008년 4조원에서 2021년 24조원까지 커졌다. 올해에는 3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며, 2025년에는 43조원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소비자가에 비해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된다는 것뿐만 아니라, 경매사의 재치 있는 입담으로 '신선한 중고 거래'를 할 수 있다는 점도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는 평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중고 경매장의 인기에 대해 "젊은 세대 입장에서는 경매도 하나의 놀이 같은 느낌"이라며 "재미를 추구하는 소비자인 '펀슈머'들이 좋아한다는 뜻인데, 경매가 약간의 조바심과 자극을 유도하고, 눈치싸움을 하는 등 일종의 게임과 같은 느낌을 주다 보니 호응을 얻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기에 경매를 주도하는 사람들이 개그맨 이상으로 재미를 유도하고, 참가비는 무료니까 더 이색적인 장소로 여겨지는 것"이라며 "중고품에 대한 설명도 듣고 다른 소비자들의 반응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안전한 중고 거래를 할 수 있다는 인식이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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