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보험 지옥’ 된 캘리포니아...혼잡통행료 받겠다는 뉴욕[별별 글로벌]
1988년부터 시작된 보험료 규제가
차량가격 오르면서 보험사들에 타격
보험사 “캘리포니아 고객 가입 늦춰라”
현재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자동차 보험에 가입할 수만 있어도 다행이다. 많은 보험사들이 이력이 없는 운전자들의 가입을 거부하고있다.
가입 자격을 인정받아도 짧게는 2주에서 한 달 가까이 대기해야 한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캘리포니아주는 ‘자동차 보험 지옥’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보험에 가입하기도 어렵고, 보험료도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캘리포니아에서 신차를 구매한 A씨는 “차를 구매해도 보험 가입을 기다려야해서 차를 2주동안 놀려야했다. 보험 가입이 이렇게 어려운 줄 몰랐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주의 ‘보험 지옥’의 배경에는 오래된 규제가 있다.
캘리포니아주는 1988년 보험사가 연 7% 이상 보험료를 인상할 경우 공청회를 거치도록 하는 발의안 103호를 내놨다. 까다로운 공청회를 피하기 위해 보험사는 매년 6.9%씩만 보험을 인상하는 것이 보편화됐다.
하지만 이런 인상이 누적되면서 캘리포니아 보험료는 다른 주에 비해 훨씬 낮은 상태로 유지되는 일이 계속됐다. 2019년 소비자연합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1989년~2015년 기간 중 캘리포니아주의 차 보험료 인상률은 12.5%로 미 전국 평균 61%에 비해 훨씬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장 소비자들에게는 낮은 보험료가 되었지만 장기적으로는 보험사들이 캘리포니아에서 사업을 꺼리는 결과를 낳았다.
특히, 코로나 기간 동안 차량 가격이 오르고 수리비도 덩달아 오르면서 캘리포니아주에서 영업을 하면할수록 손실이 커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그러자 미국 보험사들은 캘리포니아 주에서 보험 가입속도를 매우 느리게 하거나 가입 자체를 거절하는 방식으로 영업을 축소하고 있다.
아예 캘리포니아에서 철수하는 보험사도 많다. 미국 최대 온라인 보험사 가이코는 2022년 캘리포니아에서 철수했고 최근에도 보험사들의 캘리포니아 철수가 이뤄지고 있다. 올해 1월부터 켐퍼 인슈어런스와 자회사들이 캘리포니아에서 영업을 중단했다.
캘리포니아 보험대리점인 NSE 인슈어런스의 패티 스팟은 “과거 우리가 취급하는 보험사가 12곳이었다”면서 “지금은 2개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보험료의 단기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라라 보험국장은 12월 말 “캘리포니아 보험료가 인상되느냐고 묻는다면 현실적으로는 ‘예’가 답이다”라면서 “다만 감당할만한 수준으로 인상을 시키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 최대 보험사인 스테이트팜은 캘리포니아주에서 차보험료를 20%나 올리는 데 성공했다. 당초 24.6% 인상을 주 정부에 요청했는데 20%로 낮춰져서 승인을 받은 것이다.
소비자 단체는 보험사들이 “기후변화에 따른 보험료 인상을 규제에 책임을 돌리고 있다”면서 “보험사들이 정부를 길들이기 나서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보험국장은 주정부에서 임명하는 것이 아니라 1991년 부터 주민들의 선거로 뽑는다. 현 리카르도 라라 보험국장은 민주당 소속으로 2019년 이후 2년 연속 보험국장을 맡고 있다.
한편 미국 뉴욕시는 맨해튼 중심부에 진입하는 차량에 혼잡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7일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뉴욕시가 오는 6월 중순부터 맨해튼 중심부로 진입하는 차량에 15달러(약 2만원)을 부과할 방침이다. 당초 뉴욕시의 계획보다는 약 1개월가량 늦춰진 것이다.
뉴저지 주정부는 지난해 7월 연방 정부를 상대로 뉴욕시의 통행료 징수 계획 폐기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뉴저지 주민들의 다수가 뉴욕시로 차를 가지고 출퇴근 하기 때문이다.
뉴욕시 계획대로 맨해튼 센트럴파크 남단 60번 도로 밑으로 진입하는 승용차에 통행료를 징수할 경우 뉴욕시는 연 10억 달러(약 1조30000억 원)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실리콘밸리 이덕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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