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출입금지"…삼성 넘겠다던 일본 반도체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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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코쿠(한국) 관계자와 언론은 출입을 금지합니다."
일본 구마모토현 기쿠치군에 위치한 TSMC와 일본 소니, 덴소의 합작 반도체 법인 JASM의 팹(공장) 공사 현장에는 한국어로 출입 금지를 알리는 문구가 붙어 있다.
JASM 팹의 '한국인 출입금지'는 권토중래를 꿈꾸는 일본 반도체의 현실을 잘 보여준다.
글로벌 매출 순위 10대 반도체 기업 중 6개가 일본이었던 30년 전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며 야심찬 투자에 나섰지만, 여전히 한국의 눈치를 보는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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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코쿠(한국) 관계자와 언론은 출입을 금지합니다."
일본 구마모토현 기쿠치군에 위치한 TSMC와 일본 소니, 덴소의 합작 반도체 법인 JASM의 팹(공장) 공사 현장에는 한국어로 출입 금지를 알리는 문구가 붙어 있다. 인근 기업 직원, 주변 관광객도 모두 한국인이 거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특이하다. JASM은 오는 24일 열리는 신공장 개소식에서도 한국 업계 관계자의 출입을 막기로 했다. 내부에는 특별 보안 유지 지침도 내려졌다.
JASM 팹의 '한국인 출입금지'는 권토중래를 꿈꾸는 일본 반도체의 현실을 잘 보여준다. 글로벌 매출 순위 10대 반도체 기업 중 6개가 일본이었던 30년 전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며 야심찬 투자에 나섰지만, 여전히 한국의 눈치를 보는 형편이다. 일본 정부가 혈세를 투입해 최대 협력국 대만의 반도체 기술만 도와주는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현지 업계가 우려하는 점은 경쟁 상대인 한국보다 투자 속도가 느리다는 것이다. 라피더스의 최첨단 공정 칩 생산공정 가동계획은 2027년에서 1년 뒤로 연기됐으며, JASM 2공장 가동도 2027년 말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현지 반도체기업 고위 관계자는 "주요 팹의 경쟁 상대로 삼성전자 팹을 설정했지만, 고객사 확보는커녕 가동도 안 된 곳이 많다"며 "당초 계획보다 실제 생산이 너무 늦다"고 했다.
한국·대만 등 해외 의존도가 높다는 점도 걱정스럽다. JASM에는 대만 TSMC 기술이, 라피더스에는 미국 IBM·벨기에 IMEC 기술이 투입된다. 요코하마에 생기는 반도체 연구개발(R&D) 거점도 삼성 소유다. 모든 거점에는 정부 보조금이 지급된다. 업계 관계자는 "소부장을 제외하면 일본 반도체의 경쟁력은 여전히 낮다"며 "삼성·TSMC가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기술을 공유하려 할지도 미지수"라고 말했다.
한국을 상대로 보안 유지령을 강화하는 것도 이런 맥락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글로벌 반도체 매출 TOP 15 안에는 일본 기업이 1곳도 없다. 한국 기업은 삼성전자(4위)와 SK하이닉스(7위)가 포함됐다. JASM 구마모토 공장 외에도 파운드리(위탁 생산) 기업 라피더스의 지토세 공장, 도쿄일렉트론(TEL)의 구마모토 팹의 규모를 모두 합쳐도 삼성이 건축 중인 평택 P3팹의 규모(70만㎡)보다 작다.
지난해 일본은 유례 없는 반도체 부진을 이어갔다. 코로나19 말기인 2021년 경제산업성이 반도체 산업 부활을 공언했지만, 주요 기업들의 실적은 악화되는 추세다. 일본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4~12월 교세라·무라타제작소 등 주요 기업 8개사 중 7개사의 수익이 감소했다. 일본 정부가 반도체 지원을 위해 17조원이 넘는 예산을 편성했지만, 효과는 크지 않았다.
올해도 상황이 극적으로 개선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교세라와 니덱 등 전자부품 주요 5개사는 올해 이익 전망치를 일제히 하향조정했다. 주요 경영진의 입에서도 실적 부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쏟아진다. 타니모토 히데오 교세오 사장은 "여전히 주요 고객사의 반도체 재고조정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고 했고 나가모리 시게노부 일본전산 회장도 "이런 위기는 50년 만에 처음"이라고 언급했다.
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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