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함이 모락모락…4대가 함께 하는 전통 떡방앗간 [만리재사진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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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군산에는 4대가 함께 살며 전통방식을 이어오고 있는 떡방앗간이 있다.
할머니 김복임, 큰아들 강희종, 큰며느리 김미숙, 손자 강상우, 손자며느리 박은하, 증손자 강민서, 강재윤이 그들이다.
김미숙 강희종 부부, 박은하 강상우 부부가 설 대목을 앞두고 가래떡, 쇠머리(영양)찰떡을 만드느라 분주했다.
먹고 살기 위해 시작한 떡방앗간이지만 김복임 할머니는 전통방식을 놓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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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군산에는 4대가 함께 살며 전통방식을 이어오고 있는 떡방앗간이 있다. 할머니 김복임, 큰아들 강희종, 큰며느리 김미숙, 손자 강상우, 손자며느리 박은하, 증손자 강민서, 강재윤이 그들이다.
지난 7일 서울에서 2시간 반을 달려 도착한 전북 군산 회현떡방앗간. 50여 년 전 지어진 2층 양옥 귀퉁이에 간판도 없는 떡방앗간이 자리 잡고 있었다. 김미숙 강희종 부부, 박은하 강상우 부부가 설 대목을 앞두고 가래떡, 쇠머리(영양)찰떡을 만드느라 분주했다. 강희종씨가 아궁이에 불을 지핀 뒤, 분쇄기에 곱게 갈린 쌀을 시루에 담아 아궁이로 옮겼다. 시루에 담긴 떡은 고소한 냄새를 풍기며 쪄졌다.
“냄새만 맡아도 제대로 됐는지 알 수 있죠.” 떡이 익었는지 확인해보라는 어머니 김미숙씨의 말에 강상우씨는 뚜껑을 열지도 않고 “아직 안 익었어요”라고 말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아직 설익은 백설기의 모습이었다. 상우씨는 “아궁이 앞을 지킨 게 30년이 넘었다”며 떡이 제대로 익으면 특유의 고소한 냄새가 난다고 했다.
박은하씨가 장정도 들기 쉽지 않은 백설기가 담긴 시루를 거뜬히 옮겼다. 모락모락 연기가 피어오르는 백설기는 몇 번의 압착과정을 거쳐 가래떡으로 거듭났다. 김미숙씨가 가래떡을 차가운 물에 식혀 비닐에 올린 뒤 종이상자로 옮겼다. 미숙씨가 따끈따끈한 가래떡 한 줄을 먹어보라며 기자에게 건넸다. 조청에 찍은 것도 아닌데 가래떡은 단맛이 났다.
지난해 쓰러져 거동이 불편한 김복임 할머니는 아궁이 앞에서 조용히 가족들의 모습을 지켜봤다. 몇 해 전까지 자신이 했던 일을 이제는 가족들이 대신하고 있었다. 먹고 살기 위해 시작한 떡방앗간이지만 김복임 할머니는 전통방식을 놓을 수 없었다. 다행히 4대가 함께 살며 아궁이를 지킬 수 있었다.
김복임 할머니는 손자 민서가 아궁이에 불을 지피는 모습을 바라보다 머리를 쓰다듬었다. ‘가는 귀가 먹었다’는 김할머니는 “지금 기분이 어떠세요”라는 기자의 외침에 “기쁘지”라고 답했다. 4대가 함께 하는 떡방앗간의 시루에서는 모락모락 고소한 연기가 피어올랐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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