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관광 활성화의 첨병’ 카지노 사용법 [최수문 기자의 트래블로그]

최수문기자 기자 2024. 2. 10.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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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산 GKL 사장이 지난 2월 5일 새해 첫 경영전략회의에서 올해 경영목표에 대해 밝히고 있다. 사진 제공=GKL
[서울경제]

지난 코로나 19 팬데믹 시기 외국인 전용 카지노 업계에서는 정부를 향해 이른바 ‘비대면 서비스’ 도입 허용을 요구했었다. 비대면 서비스라는 것은 쉽게 말해서 오프라인 카지노 업장에서가 아닌, 온라인 등을 통해 카지노를 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다. 코로나 방역으로 외국인 입국이 철저히 제한된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던 업계에서 타개책으로 온라인 게임 방식을 요구한 것이다. 물론 이는 실현되지 못했다. 현행 법률에서 ‘허가 받은 전용 영업장 외에서 영업을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 이유도 있다. 다만 일부에서는 재택근무 등 다양한 비대면 서비스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카지노 업계도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 비대면 서비스가 도입되지 않은 이유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에 따른 것이라는 지적이다. ‘도박’ 카지노가 원칙적으로 불법인 우리 나라에서 그나마 제한된 상황에서나마 외국인 전용 시설이 허용된 것은 다른 절실한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즉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외국인 방한 유치, 즉 외래 관광객을 통한 한국관광 수출이라는 목표를 위한 ‘미끼’로서 작용한다는 것이다. 비대면 서비스를 허용할 경우 외국인들이 한국을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되고 이는 카지노를 허용한 기본적인 이유와 배치된다는 취지다.

영종도의 인스파이어 카지노 내부 모습. 사진 제공=인스파이어

최근 인천 영종도에서 새로운 외국인 전용 카지노인 ‘인스파이어 카지노’가 정식 오픈을 하면서 논란이 다시 시작됐다. 물론 이제는 비대면 서비스를 통한 매출 증대 여부가 문제는 아니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 자체의 존립과 관련된 관심사다.

현재는 팬데믹이 해소되고 사실상 국가간 여행이 다시 자유로워진 상황이다.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들의 경영상태도 정상화되고 있다. 그런데도 특이한 점은 이들 외국인 전용 카니노 업체의 주가가 바닥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3대 외국인 전용 카지노 상장사인 파라다이스, 그랜드코리아레저(GKL), 롯데관광개발의 최근 주가는 1년 전 고점에 비해 거의 반토막이 난 상태다.

이들 업체들이 밝힌 지난해 실적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상당히 회복됐음에도 불구하고 증시의 시각은 다른 셈이다. 이에 대해 증권사들은 중국인 관광객(유커)의 카지노 수요 전망이 밝지 않은 것이 원인이라고 본다. 유커는 우리나라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최대 고객이다. 중국의 경기 둔화와 시진핑 체제의 경직성에 따라 중국인들의 해외 카지노 원정이 급격히 줄고 있다. 이에 따라 주식 시장이 이를 냉정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인천 영종도에 인스파이어 카지노라는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한 것도 국내 카지노 업계에 호재로만 작용하지 않고 있다. 인스파이어는 미국계 자본이 만들었다. 지난달 23일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인스파이어 카지노 운영을 최종 허가했는데 이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 대한 19년 만의 신규 허가다.

인스파이어가 한국에서 카지노 사업을 추진한 것은 2015년 무렵이다. 당시에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유커 수요에 대한 기대가 컸다. 하루에도 수만명씩 입국하는 이들 중국인들의 즐길거리를 만들기 위해 카지노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했었다. 모두가 알다시피 중국인 수요는 그 직후에 터진 사드 보복으로 일순간에 사그러들었다. 이어 코로나19까지 엎친 데 덮친 상황이다.

그나마 인스파이어는 계속 공사를 진행했고 복합리조트(IR)를 본격화하면서 최근 카지노 운영에 대한 최종 허가를 받았다. 그렇지만 같은 시기 추진된 중국계 자본의 미단시티 카지노 IR은 여전해 표류하고 있다. 미단시티의 사업 철수 예상도 나온다.

제주 드림타워 카지노 모습. 사진 제공=롯데관광개발
영종도 파라다이스 카지노 모습. 사진 제공=파라다이스

악재는 유커의 감소 뿐만 아니다. 경제 구조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속도로 바뀌면서 ‘카지노’라는 업장 게임에 대한 관심도 줄어드는 모양새다. 스마트폰 등으로 게임을 할 수 있는 상황에서 북적이는 오프라인에 대한 관심이 희석된 것이다.

다시 외국인 전용 카지노와 한국 관광에 대해 생각해 본다. 정부는 최근 올해 ‘외래 관광객 2000만 명’ 유치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하겠다면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전까지 역대 최다는 팬데믹 직전인 2019년 1750만 명이었으니 쉽지는 않을 듯하다. 2023년 1103만 명이었는데 올해 목표는 이의 두 배다.

과거에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들이 방한 관광 활성화의 ‘첨병’으로 관심을 받았지만 요즘은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개별 관광객 위주로, 또 한국의 문화체험이 주요 방한 수요가 되면서 카지노의 역할이 줄어든 상황이다. 카지노를 어떻게 관광 활성화 도구로 활용해야 할 지 신중해지는 시기다.

최수문기자 기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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